진경숙은 온하준을 보자마자 그동안 꾹 눌러왔던 눈물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쏟아졌다. 온하준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집안을 한 바퀴 훑어보았다.“하나야, 네가 왜 여기 있어?”이하나는 이미 탁자 위에 올려두었던 다리를 거두고 애교를 잔뜩 담은 목소리로 온하준을 부르며 두 팔을 벌려 그에게 달라붙었다.“하준아, 요즘 도통 얼굴도 못 봤잖아. 너무 보고 싶었단 말이야. 다들 너를 기다리는데 너는 연락도 없고 그래서 내가 직접 온 거잖아.”온하준은 새처럼 달려드는 그녀를 보며 온화한 표정으로 웃었다.“요 며칠 다른 일로 바쁘다고 했잖아.”“흥, 그래서 우리를 다 잊은 거야?”이하나는 입을 삐죽이며 투정을 부리다 그가 들고 온 여러 개의 쇼핑백을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와, 하준아. 무슨 옷이 이렇게 많아?”“아, 응.”온하준은 안으로 들어가 옷을 내려놓았다. 그 사이를 타 진경숙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집을 빠져나갔다.문 닫히는 소리가 난 뒤에야 온하준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아주머니!”하지만 이하나는 그의 팔을 붙잡으며 투덜거렸다.“어떻게 하인 주제에 나가면서 주인한테 인사도 안 해?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하준아, 네가 왜 하인을 신경 써. 이 집 주인은 너잖아.”“그렇게 말할 일은 아니지.”온하준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요즘 하인이라는 말이 어디 있어. 회사 직원이랑 다를 게 없잖아. 아주머니도 내가 고용한 사람이고.”“돈 주고 부리면 하인이지!”이하나는 고집스럽게 말하며 쇼핑백을 뒤적였다. 그때 온하준은 진경숙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진경숙은 이미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 있었다.“아주머니, 아무 말도 없이 어디로 간 거예요?”옷을 뒤지던 이하나는 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진경숙은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대표님, 원래는 내일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물으시니 말씀드릴게요. 대표님도 이제 다 나으셨고 오늘부로 수연이 데리고 나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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