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준의 얼굴을 바라보던 강지연은 문득 깊은 피로를 느꼈다.너무 지쳐버려서 이제는 열여섯 살이던 온하준의 얼굴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또렷이 떠오르지 않았다.“온하준, 그만 돌아가.”그녀는 힘없이 말했다.“강지연, 나랑 같이 가자.”온하준은 한 걸음 더 다가왔다.“아무리 화가 나도 자기 몸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면 안 돼. 네가 춤추고 싶은 건 알아. 하지만 넌 이제 안 돼.”강지연은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내 말이 틀렸어?”온하준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의사도 이미 말했잖아. 괜히 장시범 저 자식 말에 기대서 헛된 희망 품지 마. 저 인간은 순수한 마음으로 널 돕는 게 아니야. 네가 지금 얼마나 말랐는지 봐. 또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안 되는 건 억지로 붙잡지 마. 강지연, 내가 예전부터 말했잖아. 넌 아무것도 안 해도 영원히 내 아내야.”“닥쳐.”옆에서 장시범이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온하준은 그를 흘끗 보기만 했을 뿐, 여전히 강지연의 손목을 붙잡은 채 말을 이었다.“강지연, 이제 그만해. 내가 옆에 없어서 화난 거잖아. 그래서 열몇 시간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왔잖아. 이쯤이면 충분하지 않아?”강지연은 그의 손등 위로 도드라진 핏줄을 멍하니 바라봤다. 말 하나하나가 숨을 막히게 했지만 이제는 분노조차 낼 힘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낯선 사람에게 말하듯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온하준, 솔직히 말할게. 너랑 떨어져 지낸 이 열흘 남짓이 너와 함께했던 지난 5년 중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어.”온하준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고 안에서 무언가가 산산이 부서지는 듯했다.강지연은 그가 이 말을 믿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온하준, 예전 같았으면 매달렸겠지. 너 없이는 못 산다고 울며 붙잡았을 거야.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온하준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온하준.”강지연은 낮게 말했다.“정말로, 정말로 네게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내가 네 목숨을 한 번 살려준 적 있다는 것만이라도 떠올려 줘. 네가 나한테 은혜를 갚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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