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이 그의 자세를 바로잡아주려고 몸을 기울이는 순간, 온하준이 팔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안았다.그 손길에는 힘이 있었다. 아주 가늘고도 미약한 힘이었지만 분명한 힘이었다.“지연아, 놀라게 해서 미안해.”숨결처럼 가는 온하준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바짝 붙어 흘러들었다.“아니야, 괜찮아...”강지연은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그 한마디를 끝으로 손을 놓았고 강지연의 몸도 다시 허공으로 밀려 올라갔다.“난 이제 괜찮아. 그러니까 가.”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희미했다.“응?”강지연은 멈칫했다.‘가라고?’“네 세계로 돌아가. 네가 있던 그 세계의 온하준은 정말 형편없는 인간이었잖아. 그러니까 넌 절대로, 영원히 그를 용서하지 마... 난... 오늘 너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매우 기뻐. 지연아, 한 번만 더 너를 지연이라고 불러도 될까?”“그래...”온하준의 말에 무슨 말로, 어떻게 그를 위로해야 할지 몰라 고작 대답밖에 할 수 없었던 강지연은 자기 언어가 얼마나 초라하게 비어 있는지를 절감했다.십수 년이 지나도 고치지 못할 병이었으니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외롭지만 총명했던 온하준은 자기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도 이미 다 알고 있는 듯했다.“지연아, 지연아...”그는 마치 재미있는 단어라도 찾은 사람처럼 자꾸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나... 아직 여기 있어.”강지연은 끝내 목이 메었다.“지연아...”온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나중에 온하준을 만나더라도 좋아하지 마. 가까이 가지도 마. 차라리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 알겠지?”“나중에? 온하준?”다른 세계의 온하준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녀와 다시 만날 일은 없었다.“내 말은... 앞으로 꿈에서든, 다음 생에서든, 아니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든, 네 삶에 온하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게 어떤 온하준이든 다 멀리해. 영원히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 알겠지?”강지연은 입술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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