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서가 이미 잠들었을 거로 생각한 강지연은 발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방으로 돌아왔다.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아직 잠들지 않은 채 노트를 펼쳐 놓고 펜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선생님, 아직도 일하세요?”땀에 흠뻑 젖은 채 문가에 선 강지연이 조심스레 물었다.조민서는 고개를 들더니 혀를 차며 말했다.“아이고, 얼른 샤워부터 해. 그러다 감기 걸리겠다. 너희 도대체 얼마나 오래 춘 거야?”“선생님, 제가 춤춘 거... 알고 계셨어요?”한때 조민서가 가장 아끼던 제자였던 자신이 지금은 이런 모습으로 다시 무대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에 강지연은 괜히 민망해졌다.“그럼, 당연히 알지.”조민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아까 가서 봤어. 너희 셋이서 새로운 안무를 만들고 있더구나.”강지연은 더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선생님, 저 지금은 예전 같지도 않고...”“잘 추더라.”조민서는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춤은 기술이기도 하지만 감정을 풀어내는 표현이기도 해. 춤추고 싶을 때 마음 가는 대로 추는 그 낭만이 있고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게 춤이야. 선생님은 네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게 너무 기뻐.”“선생님...”강지연은 품에 안기고 싶었지만 온몸이 땀투성이인 탓에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선생님, 저 일단 씻고 올게요.”“그래, 다녀와. 난 하던 거 마저 할게.”조민서는 가볍게 웃으며 다시 노트에 시선을 떨궜다.강지연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조민서의 일도 어느 정도 정리된 듯했다.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나눈 뒤 서로 인사를 건네고 잠자리에 들었다.하지만 강지연은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하루 동안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몰아쳐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그녀는 윤해정이 보내 준 사진을 다시 열어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사진 속의 자신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하지만 분명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모습이었다.조민서와 윤해정 그리고 장시범의 말들이 번갈아 가며 머릿속을 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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