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자는 화면 속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을 보자 놀람과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나, 너희 둘이 만났구나!”“네, 할머니. 고모가 일부러 저 보러 와 주셨어요.”강지연은 홍순자와 강희라 앞에만 서면 마치 다시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희라야, 지연이 좀 잘 봐주렴. 살이 빠지진 않았니? 맨날 괜찮다고 하길래 이 녀석이 날 속이나 싶어서 그래.”홍순자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다리가 좀 불편해 보이고 조금 마르긴 했지만 생기가 넘치는 그녀의 모습을 이미 확인한 강희라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지연이 잘 지내고 있어요. 마른 게 마음에 걸리시면 한 달만 더 기다려 보세요. 지연이 여기서 학교 다닐 때면 엄마도 모시고 올게요. 그럼 우리 모녀가 같이 얘 살 좀 찌워줘요.”그 말에 홍순자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네가? 네가 먹인다고 살이 붙겠니? 내가 가면 말이야, 두 마리 새끼 돼지를 키우는 셈이겠지!”강희라도 웃으며 맞받아쳤다.“엄마, 나도 이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돼지 타령이에요.”“왜? 네가 몇 살이든 다 내 새끼지.”“맞아요! 고모가 여든이 돼도 할머니 눈엔 여전히 보물이잖아요.”강지연이 끼어들자 홍순자는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이거 부담인데? 그럼 내가 백스무 살까지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네,할머니. 백스무 살까지 사셔야죠!”“엄마, 백스무 살까지 사셔야죠!”강지연과 강희라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하자 홍순자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세 사람은 한참을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눴다.한 달만 지나면 강지연이 홍순자를 모시고 강희라가 있는 도시로 가서 학교에 다니기로 했다.세 사람은 함께 살게 될 날을 기대하며 설렘에 젖어 있었다.그동안 나이 때문에 외국행을 내심 걱정하던 홍순자조차 이제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순회공연단은 이 도시에서 사흘간 공연을 해야 했기에 강지연은 나흘을 머물 수 있었다.그 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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