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이하나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강지연을 향해 있었다. 그 눈빛에는 숨길 생각조차 없는 도발과 우쭐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온하준은 눈에 띄게 몸을 움찔하며 강지연을 바라봤다.“강지연...”강지연은 가볍게 웃었다.“결혼하는 거야? 축하해. 날짜는 언제로 잡았어?”온하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아니야, 강지연. 내 말 좀 들어 봐.”강지연은 웃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온 대표,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혹시 우리 계약 때문에 그래?”“무슨 계약?”이하나가 긴 예복 자락을 끌며 다가오자 강지연이 미소를 유지한 채 느긋하게 말했다.“나랑 온 대표 사이의 약속인데 궁금하면 직접 물어봐.”그러고는 온하준을 보며 덧붙였다.“온 대표,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이혼은 하고 결혼해야지.”그 말에 이하나는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히며 강지연 앞에서 한껏 가련한 얼굴을 만들어 보였다.“강지연, 설마 후회하는 거야? 제발 하준이를 놔줘. 하준이는 너 때문에 이미 5년이나 고생했잖아. 이제는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어?”강지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이하나, 누가 누구를 놓아주지 않는 건지 온하준한테 물어봐. 그리고 제발 열심히 노력해. 숙려 기간 끝나면 바로 이혼하자고 설득 좀 하라고.”“그게 무슨 소리야?”이하나는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저었다.“네가 다리를 핑계로 하준이를 놓지 않은 거잖아. 하준이는 착해서 차마 너를 버리지 못하는 거고. 제발 더 이상 하준이를 붙잡아 두지 말아 줘.”그 순간 강지연이 가장 신경 쓰인 건, 온하준이 결혼한다는 사실도 이하나의 말도 아니라 바로 옆에 서서 있는 할머니였다.지금껏 강지연은 할머니 앞에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해 왔다.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고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은 알렸지만 이렇게 낯 뜨거운 장면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강지연은 홍순자가 괜히 상처받을까 봐 이 자리를 당장 벗어나고 싶었다.“됐어. 내 앞에서 그런 메슥거리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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