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정말로 이 세상에 없다고?’온하준의 머릿속에 오래된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야, 온하준. 너희 반 그 강지연 말이야...”“꺼져.”최아현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아, 맞다. 너도 이제는 강지연한테 말할 수가 없겠네. 그래서 나한테 밥 먹자고 했던 거지? 옛날얘기나 하려고.”온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요즘 들어 자꾸만 열여섯, 열일곱 살 무렵의 꿈을 꿨고 그래서 가끔 최아현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문장 사이로 오래전 교정에 흩날리던 계수나무 향이 스며 나오는 것 같아서였다.최아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잘 사는 사람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아. 앞만 보고 가거든. 과거를 붙잡는 건 지금이 불행하다는 뜻이야. 온하준, 이제 강지연 좀 놔줘. 그 애는 더 나은 미래를 살 자격이 있어.”그 말에 가슴 한가운데가 움켜쥐어진 것처럼 아파져 왔고 시야가 서서히 흐려졌다.지금의 그는 놓아주고 싶지 않아도 그럴 수 없는 처지였다. 이미 붙잡을 자격조차 없었으니까.“최아현.”그는 눌러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너무 후회돼.”지난 두 달 동안 의기양양하고 오만했던 만큼 지금의 그는 초라하고 비참했다.“후회?”최아현이 비웃듯 말했다.“야, 넌 진짜 자업자득이야. 이 타이밍에 무슨 순정남인 척이야?”그녀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네가 올린 그 쓰레기 같은 글, 다시 봐. 평생의 노력이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거라 했던 거. 나는 처음에 강지연 얘긴 줄 알았거든.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소름 끼치는 여자더라? 지웠다고 다 없던 일이 되는 줄 알아? 본 사람은 다 기억해.”온하준은 잠시 멍해졌다.‘무슨 소리지? 나는 그런 글을 올린 적이 없는데? 아, 도진이가 말했던 그 얘기인가?’“최아현, 나는 그런 글을 올린 적 없어. 내가...”말이 끝나기도 전에 통화는 끊겼다. 그리고 곧바로 사진 한 장이 전송됐고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온하준, 직접 봐. 내 채팅 기록에 다 남아 있어. 네가 쓴 거 맞잖아. 쓰레기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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