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요원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더더욱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가는 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요? 119를 불러 드리겠습니다.”‘119는 무슨 119야!’이하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보안요원이 잠시 시선을 돌린 순간을 노려 그대로 몸을 틀어 밖으로 돌진했다.우선 화장실로 들어가 숨어 있다가 경찰이 지나가면 그때 빠져나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경찰이 바로 그녀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이하나 씨 맞습니까?”이하나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있었다.그녀는 두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아니, 아니에요. 전 아니에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주민등록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이하나는 가방을 가슴에 꼭 끌어안은 채 더듬거리며 말했다.“제가... 주민등록증을 안 가져와서요.”오늘 행사는 주민등록증 인증을 거쳐야만 입장이 가능했다.그러니 주민등록증이 없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이었다.보안요원이 얼굴 인식 대조를 하자는 말까지 꺼내자 그녀는 더 이상 도망칠 구멍이 남아 있지 않았다.그 순간, 이하나는 갑자기 몸을 돌려 김도윤을 향해 절규하듯 소리쳤다.“김도윤! 김도윤, 나 좀 살려줘! 김도윤!”김도윤은 미칠 지경이었다.‘저 미친년이 왜 날 부르는 거야?’“김도윤, 이제 나 모르는 척하는 거야? 이 개자식아! 이게 다 네가...”“하나야!”김도윤의 목소리가 군중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그는 사람들을 헤치고 빠르게 달려와 금방이라도 통곡할 것 같은 얼굴로 그녀 앞에 서며 말했다.“하나야, 난 정말 네가 이렇게까지 잔인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그의 눈빛은 섬뜩할 정도로 사나웠다.이하나가 한마디라도 더 내뱉는 순간 그 자리에서라도 그녀를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하나야, 넌 정말... 너한테 너무 실망이야!”김도윤은 일부러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해외에서 돌아왔을 때 우린 널 친동생처럼 아끼고 챙겼어. 성격도 착하고 마음도 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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