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은 입학 첫 주부터 무리 없이 교수들과 동기들 사이에 스며들었다.반에서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그녀뿐이었다.혹시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도 모두의 관심은 강지연의 다리에 있지 않았다.누군가는 알아차렸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입에 올리지는 않았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대했다.그 정도면 충분했다.둘째 주가 되던 날, 강희라의 집에서 학교로 향하는 아침이었다.교문 앞, 한 사람이 은방울꽃 한 다발을 품에 안은 채 그녀가 반드시 지나야 할 길목에 서 있었다.환하게 웃는 얼굴은 마치 이 도시의 음산한 날씨마저 순간 맑게 해 주는 것만 같았다.“장시범! 네가 여기까지 웬일이야?”강지연은 앞으로 다가가더니 정색하며 물었다.장시범의 미소는 오히려 더 환해졌다.“동생 등교도 시켜 줄 겸, 선배가 잘 지내는지 보러 왔죠.”그는 꽃다발을 내밀더니 말을 이었다.“새출발 진심으로 축하해요.”그제야 강지연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지금의 그녀에게 이곳은 말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출발이었다.“선배, 제가 사는 곳이 여기서 멀지도 않아요. 오늘 우리 집에서 저녁 먹을래요?”장시범은 귓불이 붉게 물든 채 웃으며 물었다.강지연은 그가 여동생을 위해 마련해 준 집일 거로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되물었다.“시연이는 무슨 전업으로 지원한거야?”“걔는 원래 관심사가 많아요. 춤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고... 며칠만 지나면 또 바뀔 거예요. 지금은 미대 쪽으로 지원했어요.”그는 말을 덧붙였다.“먼저 들어가요. 수업 끝나면 제가 데리러 올게요. 선배가 여기 있다는 거 알고 시연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강지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녀는 별다른 생각 없이 꽃을 안고 교실로 향했다.오전 수업을 마친 강지연은 문득 빈손으로 남의 집에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학교 근처에서 평이 좋은 디저트 가게를 찾아 케이크를 주문하고 꽃다발도 함께 예약했다.그리고 오후 장시범이 오기 전에 미리 찾아 들고 교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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