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아, 잘 들어.”강시우는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단호하고 힘 있게 말했다.“첫째, 감정은 거래가 아니야. 애초에 갚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둘째, 그 사람이 말하는 희생이 만약 너를 묶고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그건 희생이 아니라 투자이고 거래야. 하지만 감정은 절대 거래가 될 수 없어.”강지연은 오빠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그의 또렷한 말은 뒤엉켜 있던 마음속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 주고 있었다.“셋째,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강시우의 목소리는 한층 낮아졌고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지연아, 오빠가 너한테 늘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 오빠는 네가 행복하기만 하면 돼.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물어봐. 지금 너는 행복해?”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그 사람이 없으면 네가 무대에 다시 설 수 없었다고? 아니야, 지연아.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결국 네가 노력했기 때문이야.”그 말은 묵직한 망치처럼 그녀의 가슴을 내려쳤다. 강지연은 멍해진 채 굳어버렸다.“재활하면서 네가 견뎌 낸 고통, 연습실에서 흘린 땀, 다시 일어서겠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 용기. 그게 네가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야. 그런 게 없었다면 누가 옆에서 뭘 해줬든 아무 소용도 없었어.”“하지만...”강지연은 여전히 장시범이 주입한 수많은 말들 때문에 흔들렸다.“지연아, 넌 누구의 호의를 네 인생으로 갚을 필요 없어.”강시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네 행복과 네 감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야. 그 사람이 네게 준 게 고통과 억눌림 그리고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것뿐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상처야.”강시우의 낮고 잔잔한 목소리에 강지연의 감정은 조금씩 가라앉았다.“무서워하지 마.”그는 아이를 달래듯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오빠가 옆에 있어. 앞으로는 그 사람이 네 곁에 오지 못하게 할 거야.”많이 긴장했던 탓이었을까.강시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자장가처럼 들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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