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본 그날 밤, 강지연을 집까지 데려다준 사람은 차유준이었다.요즘은 늘 강시우와 함께 등하교했지만 오늘은 공연이 있어 휴대전화와 가방을 극장 밖 보관함에 맡겨 두었다.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그녀의 휴대전화도, 차유준의 휴대전화도 모두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있었다.차유준은 이 시간에 강지연을 혼자 버스에 태울 수는 없다며 자연스럽게 옆에 섰다.이 길 역시 그에게 익숙했다. 다행히 교통카드가 있어 두 사람은 단말기에 카드를 찍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집 앞에 도착하자 홍순자와 강희라가 마당 대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강지연을 보자마자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왔네. 시우가 너 데리러 갔었는데 휴대전화가 꺼져 있다고 하더라.”“오빠는요?”강지연은 주변을 둘러봤지만 강시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너 찾으러 여기저기 다니고 있지.”강희라의 말에 강지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고모, 죄송해요.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서...”“가족끼리 미안하다는 말 하는 거 아니야. 어서 들어가자.”강희라는 말을 끊으며 시선을 차유준에게 옮겼다.“할머니, 고모, 안녕하세요.”차유준은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같은 반 친구예요. 공연 보고 저를 데려다줬어요.”강지연의 소개에 강희라는 환하게 웃었다.“고마워, 학생. 더운데 안에 들어와서 보리차라도 한잔해.”“아, 아니에요. 시간이 늦어서 저는...”차유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희라가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아끌었다.“괜찮아. 지연이 오빠 오면 데려다줄 거야. 이렇게 더운 날 집 앞까지 와 놓고 그냥 가는 게 어디 있어.”결국 차유준은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거실 탁자 위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우주 별자리 수정구가 놓여 있었다.“와, 예쁘다.”차유준은 미완성 상태임에도 과장된 감탄을 터뜨렸다.“그냥 심심해서 만드는 거야.”처음엔 온하준의 생일 선물이었고 그다음엔 심심풀이 장난감이 되었으며 강시우가 발견한 뒤로는 그가 무료할 때마다 만지작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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