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는 없어.”“안 돼, 제대로 말해!”이승우는 좀처럼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온하준은 결국 한숨을 내쉬더니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조상이 허락을 안 하니까...”“뭐... 뭐라고? 조상이 허락을 안 해?”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설마 농구 한 번 하겠다고 조상님께 허락받으러 갔다 온 거야?”그때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온하준과 이승우가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 식판 하나가 더 놓였다.“조상이 여기 왔는데?”차유준이었다.그의 등장에 몰래 다가와 있던 강지연과 최아현의 존재도 결국 들통나고 말았다.온하준은 고개를 들어 멍하니 강지연을 바라보더니 시선은 자연스럽게 식판을 지나 손목으로 향했다.강지연의 손목에는 아직도 그 팔찌가 걸려 있었다.온하준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승우가 이제 다 먹었으니까 여기 앉아.”이승우는 반사적으로 아직 음식이 절반도 넘게 남아 있는 자신의 식판을 내려다보더니 어리둥절해졌다.하지만 온하준의 단호한 눈빛에 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차유준, 온하준의 조상을 너도 알고 있어?”그 질문에 온하준, 차유준, 강지연 세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최아현은 걸어가면서도 계속 음식을 먹고 있는 이승우를 힐끔 바라보더니 자리에 앉았다.사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몹시 궁금했다.최아현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온하준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얼른 먹어! 좀 있으면 시험이잖아.”오늘은 반 급 영어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최아현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 시험은 도대체 언제쯤 끝나는 거야!”그녀의 투덜거림에 차유준이 무심하게 말했다.“그건 잘못된 생각이야.”최아현이 곧장 받아쳤다.“꺼져!”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아주 평범한 아침이었고 또 평범한 하루였다.교실, 식당, 기숙사 세 곳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은 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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