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현은 주시은의 휴대전화를 꽉 쥔 채 그대로 카카오톡을 열었다. 그리고 대화 목록을 훑더니 ‘하나HN’이라는 이름의 채팅방을 눌렀다.대화창에는 음성 메시지가 줄줄이 쌓여 있었다. 최아현이 재생 버튼을 누르자 스피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시은아, 겁먹지 마. 우리 엄마와 교감 선생님 사이가 좋거든. 그러니까 이 학교에서 감히 나를 건드릴 사람은 없어. 내가 말한 대로만 해. 일 끝나면 반클리프는 네 거야.”바로 아래에는 사천 원 송금 기록이 있었고 그 밑으로 짧은 문자가 이어졌다.[이거로 밀크티 사 마셔.]강지연은 그 음성을 듣는 순간, 교감이 왜 그렇게까지 신고를 막으려 했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그리고 의심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다.게시판도, 오늘 샤워실도, 결국 시작점은 이하나였다.최아현도 ‘교감 선생님’이라는 단어에 잠깐 얼어붙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카메라를 단단히 고정해 휴대전화 화면이 또렷하게 들어오도록 맞췄다.음성 재생 화면, 송금 내용과 메모, 교감 선생님이 언급된 부분까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찍었다.한 번은 음성을 재생한 채로 또 한 번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한 화면까지 꼼꼼하게 남겼다.촬영을 마친 뒤 최아현이 강지연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됐어.”그제야 강지연이 말했다.“이제 얘 폰에 있는 영상은 완전히 지워.”최아현은 주시은의 휴대전화에서 촬영본을 찾아 영구 삭제까지 끝냈다.그동안 주시은은 강지연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였다. 조금만 몸을 비틀어도 두피가 찢어질 듯 아팠다. 영상이 삭제된 걸 확인하자 울먹이며 애원했다.“이제... 이제 놔주면 안 돼?”하지만 강지연은 바로 손을 놓지 않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훑었다.늘 약한 애들만 골라 괴롭히고 밖에서 노는 애들과 엮였다는 걸 힘인 양 휘두르며 학교 안을 휘젓고 다니던 아이들이었다.“너희 폰도 다 내놔.”강지연이 남은 네 명을 똑바로 노려봤다.이들은 학교에서도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를 두려워하는 무리였다.평소에는 성격이 유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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