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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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그렇게 기쁘면, 나한테 상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야?”중현은 강솔의 손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끝이 살짝 올라가 있었다.강솔은 고개를 돌려 중현을 바라보았다.강솔은 중현이 자신의 진짜 생각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런 상황에서까지 이런 말을 꺼내는 건, 일부러 강솔의 속을 뒤집어놓으려는 속셈일까?“상이야, 여기 이러고 있지 말고 회사 가서 일해.”강솔은 중현에게 한마디를 던졌다.“돈 다 벌기 전엔 나 찾지 말고.”중현은 화내지 않았다.이런 강솔이 오히려 중현에게는 더 현실처럼 느껴졌다.그 뒤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별말을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줄곧 창밖만 바라보았고, 한 사람은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만 바라보았다.병원에 도착한 뒤, 중현은 흠잡을 데 없이 행동했다. 예의 바르고 차분한 태도로 강정숙과 대화했고, 강정숙의 상태를 묻고 몸을 살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하고 효심 깊은 사위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강정숙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온갖 일을 겪어온 어른으로서 강정숙은 중현 같은 사람이 여윤재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중현이 안부를 다 묻고 난 뒤, 강정숙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자네는 다른 여자랑 꽤 얽혀 있다며?”중현의 태도는 담담했다.“소아연 씨를 말씀하시는 겁니까?”강정숙은 바로 말했다.“그래.”“소아연 씨는 제게 은인이었습니다. 어릴 때 제 목숨을 구해줬습니다.”중현은 느릿하고 차분하게 말했다.“소아연 씨를 챙기고 잘해준 건 전부 보답의 의미였을 뿐입니다. 다른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자네는 소아연 때문에 내 딸을 힘들게 했어.”강정숙이 말했다.강정숙은 의식이 없던 동안에도 강솔이 매일 와서 해주던 말을 들었다.당연히 강솔이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도 알고 있었다.“그 일은 제 잘못입니다. 사과도 하고, 보상할 생각도 있습니다.”중현은 물러설 곳과 나아갈 곳을 안다는 태도였다.“그때 솔이가 저와 이혼하겠다고 해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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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강정숙은 그 말을 하면서 중현을 한 번 바라보았다.이어 또렷한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다.“하 대표가 지난 몇 년 동안 내 치료비로 쓴 돈, 전부 하 대표한테 보내. 우리 집에 돈이 없나? 그깟 돈 때문에 나중에 뒷말 들을 필요 없어.”중현은 할 말을 잃었다. 장모의 마음에 쌓인 앙금은 강솔보다 더 깊어 보였다.“이자까지 쳐서 보내.”강정숙이 한번 따지기 시작하면, 강솔조차 두 손을 들 정도였다.“나중에 싸울 때, 하 대표가 이 일을 꺼내 들지 못하게.”“네.”강솔이 대답했다.“어머님은 제 장모님이십니다. 장모님 치료를 돕는 건 사위로서 제가 해야 할 도리였습니다.”중현은 강솔의 성격이 강정숙을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른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하면, 강솔과 다시 가까워지는 일은 애초에 꿈같은 소리일지도 몰랐다.“솔이가 자네 아내였을 때도 법대로 이혼 재산분할 하자는 말을 자네도 그렇게까지 몰아붙였잖아.”강정숙은 화가 나면 유난히 꼼꼼하게 따지는 사람이었다.“하물며 나는 남이지. 나한테도 자네의 셈법을 아는 그 정도 계산은 있네.”말을 마친 강정숙은 강솔을 바라보았다.“딸, 송금했어?”강솔은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보냈어요.”허미정이 강정숙의 카드를 재발급받으러 갔을 때, 이미 큰 금액을 이체할 수 있도록 은행에 신청을 해두었다. 그래서 강솔은 바로 송금할 수 있었다.중현의 핸드폰에 입금 알림이 떴다.중현은 그 금액을 보고 미간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다른 일 없으면 더 붙잡지 않을게.”강정숙의 말투에는 거리감이 있었다.“나랑 솔이, 미정이가 따로 할 이야기가 있어.”“그럼 편히 쉬십시오.”중현은 더 머무르지 않았다.“그래.”중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은 자신을 위해 한마디도 해주지 않고 오히려 송금까지 도와준 강솔에게 향했다.중현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배웅 안 해?”강솔은 어이가 없었다.‘혼자 못 나가?’중현은 그 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강솔이 배웅하지 않으면 병실을 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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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중현은 새까만 눈으로 강솔을 바라보았다.강솔도 평온한 눈으로 중현을 마주 보았다.둘 사이의 공기가 팽팽하게 굳었다.두 사람 중 누구도 먼저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시간이 좀 지난 후, 결국 먼저 말을 꺼낸 건 중현이었다. 중현은 손을 뻗어 강솔의 귓가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표정은 언제나처럼 차분했다.“그럼 내가 좀 더 노력해야겠네. 장모님이 나를 받아들이실 수 있게.”강솔은 건성으로 대답했다.“응.”중현의 손끝이 강솔의 귀를 따라 내려와 뺨에 닿았다.“그럼 나 갈게. 병원에서 잘 지내.”“응.”“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강솔은 나무토막처럼 대답했다.“알았어.”“이렇게 차가워?”중현은 강솔의 뺨을 가볍게 꼬집었다. 말투에는 여전히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나 방금 장모님한테 한 소리 듣고 나왔는데, 위로 한마디도 안 해줄 거야?”“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어.”중현을 대하는 강솔의 마음이 이미 차게 식어버린 기색이 역력했다.“당신 돌아가서 푹 쉬어.”중현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알았어. 우리 여보 말 잘 들어야지.”강솔은 중현을 더 상대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중현은 강솔이 내켜 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중현도 더는 강솔을 몰아붙여 자기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들어가.”“응.”강솔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려 걸어갔다.중현은 점점 멀어지는 강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강솔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자, 중현의 고요하던 검은 눈 안에서 감정이 뒤엉켰고, 끝내 차갑게 가라앉았다.기사가 곧장 차에서 내려 중현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중현은 아무 감정 없이 차 안으로 들어갔다. 몸을 제대로 앉히기도 전에, 옆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하이.”시후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중현에게 인사했다.중현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여기 네가 왜 있어?”시후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했다.“네 와이프 친아빠가 LS그룹 회장이라길래,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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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중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시후는 진심으로 강솔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처음부터 끝까지 강솔은 너한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네가 이런 식으로 계속 흔들어대면, 정말 강솔이 완전히 돌아서 버릴지 무섭지도 않냐?”“강솔은 죽어서도 내 곁에 있어야 해.”중현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평온해서, 오히려 끝으로 몰린 사람처럼 들렸다.시후는 중현이 어딘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꼈다.“너...”그 일이 벌어진 뒤로 중현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중현은 겉으로는 차분하고 겸손해 보였지만, 사실은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면 언제라도 미쳐버릴 수 있는 극단적인 사람이었다.중현이 강솔과 함께하게 된 뒤에야 시후는 중현에게서 예전의 생기와 활력을 조금씩 보았다. 그때 시후와 레미는 중현이 마침내 그 일에서 벗어난 줄 알았다.이제 와 보니... 벗어난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았다.“네 와이프가 끝까지 소담이랑 안토니한테 네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으면?”시후는 비교적 잔인한 질문을 던졌다.“신경 쓰지 않는다면, 내가 충분히 긁지 않은 거겠지.”중현의 감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무엇이든 끝까지 몰아가면 결국 반응하게 돼 있어.”“중현아...”시후는 중현을 말리고 싶었다.중현은 기사에게 지시했다.“세워.”시후가 중현을 바라보았다.중현은 고개를 돌려 시후를 보았다.“내려.”시후는 곧게 뻗은 도로를 바라보았다.“여기서 나더러 어디로 가라고.”중현은 시후가 너무 시끄럽다고 느꼈다. 기분까지 거슬렸다.“그건 네 사정이지. 나랑 상관없어.”“너 아주 마음껏 망쳐봐라.”시후는 억지로 차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투덜거리며 중현에게 한마디 더 던졌다.“언젠가 누구한테 맞아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날이 와도, 나더러 네 시체 수습하러 오라고 부르지 마.”“오고 싶어도 줄부터 서야 할 거야.”중현은 차갑게 그 말만 남기고 문을 닫은 채 떠났다.시후는 열이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결국 레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와서 나 좀 데리러 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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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했어?”강정숙은 바로 허락하지도,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않았다.“돈을 벌고 싶어요. 엄마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강솔은 예전에는 엄마를 잘 알지 못했다. 엄마는 많은 일을 강솔에게 숨기고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알았다.엄마는 돈을 버는 데 아주 능한 사람이었다.엄마에게는 넓은 인맥도 있었다.강정숙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마음껏 자기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내가 네게 남겨둔 돈이면 평생 써도 충분해.”강정숙은 강솔이 그런 고생을 하길 원하지 않았다. 강정숙이 강솔을 낳은 건, 그저 이 세상을 구경하며 누리게 해주고 싶어서였다.“지안이 데리고 살아도 걱정 없이 살 수 있어.”강솔은 처음으로 한 가지 일에 이렇게 고집을 보였다.“그래도 하고 싶어요.”“정말 하고 싶어?”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강정숙은 부드러운 눈으로 강솔을 바라보았다. 강솔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마주한 채 물었다.“이혼 얘기할 때 하중현이 했던 말들 때문이야?”“그것도 어느 정도는 있어요.”강솔은 솔직하게 말했다. 그녀는 이 시간 동안 꽤 많이 자라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예요. 가족이 벌어다 주는 돈만 받아서 쓰는 사람으로만 살고 싶지 않아요.”이번 일을 겪기 전까지, 강솔은 그런 문제들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했다.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지켜주었고, 매달 충분한 돈을 주어 강솔이 마음껏 쓰게 했다.결혼한 뒤에는 중현이 있었다. 강솔은 집에서 지안을 잘 돌보고 집안일을 정리하면 됐다. 돈 문제는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많은 일을 겪은 뒤, 강솔은 알게 되었다.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돈을 자기 손에 쥐고 있어야 비로소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바깥에서 어떤 일이 밀려와도 무너지지 않고, 일이 생겼을 때 제때 처리할 수 있었다.“우리 딸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강정숙은 그래도 강솔이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네 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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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강정숙은 단아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잠시 말을 잃었다.저 얼굴... 어딘가 닮았다.강솔이 강정숙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엄마.”강정숙은 정신을 차렸다. 시선이 단아의 귓불에 자리한 붉은 점을 스치듯 지나갔지만, 강정숙은 별다른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앉아.”그 뒤로 도현과 단아는 강정숙의 상태를 함께 살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단아는 예의가 바르고 품위가 있었으며, 말투 또한 가볍지 않았다.기본적인 안부 인사가 끝나자, 도현의 시선이 있는 듯 없는 듯 강솔에게 머물렀다.강솔은 그 시선을 알아차리고도 에둘러 말하지 않았다.“하실 말씀 있으세요?”단아의 눈에 뜻밖의 기색이 작게 스쳤다.강솔이 이렇게 바로 말할 줄은 몰랐다.“조금 있습니다.” 도현이 말했다.“말씀하세요.” 강솔은 도현이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강정숙을 문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솔과 도현의 관계는 그 정도로 다정하지 않았다. 특히 중현과 도현의 관계가 아직도 몹시 팽팽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도현은 강정숙을 한 번 바라보았다.“잠깐 따로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여기서 말씀하세요.” 강솔은 도현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 “저희 엄마가 들으시면 안 되는 이야기는 없어요.”도현이 말했다.“제수씨와 중현이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말씀하세요.”도현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제수씨는 지안이와 사돈 어르신을 데리고 J시를 떠날 생각이죠? 중현이에게는 말하지 않은 채로요.”강솔이 세차게 고개를 들었다.도현을 바라보는 강솔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서렸다.“시후가 요즘 부쩍 움직임이 많습니다. 제가 알아채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도현의 시선이 강솔에게 닿았다.“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중현이가 눈치채거나 막지 못하게, 제수씨 일행이 떠날 수 있도록요.”강솔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도현을 바라보았다.“목적이 뭐예요?”도현의 길고 가느다란 눈매는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없게 했다.“필요한 때에 사람을 살려주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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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도현과 단아가 떠난 뒤, 강솔은 병실 문을 닫았다. 강솔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강정숙에게 물었다.“왜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신 거예요? 그 사람도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사람이에요.”“알아.” 강정숙은 도현의 속이 깊고 어둡다는 것을 알아보았다.“그런데 엄마는 왜...”“그건 그냥 거래야.”강솔은 잠시 내용을 되짚었다.도현은 강솔과 강정숙이 J시를 떠나는 것을 돕고, 강솔은 중현의 목숨을 살려준다.하지만 중현이 강솔의 목숨을 노리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강솔이 무슨 수로 중현의 목숨을 살려 준단 말인가?“그 사람이 한 말은 일단 잊어도 돼.” 강정숙은 강솔이 그 조건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사람과 하중현의 관계를 잘 생각해 봐.”강솔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거의 곧바로 하나의 답이 나왔다.“엄마 말씀은... 하도현이 하중현의 시선을 제가 떠나는 일에 묶어 두고, 그 틈에 하중현이 손에서 HS그룹 총수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뜻이에요?”“응.”이유를 알고 나자 강솔의 잔뜩 조여 있던 마음이 이내 풀렸다.도현이 강솔을 계산에 넣은 것만 아니면 됐다.도현이 중현과 어떻게 싸우든, 강솔이 관여할 일은 아니었다....밤.중현이 병원에 들렀다. 중현은 강정숙의 상태를 살핀 뒤, 강솔에게 도현에 관해 물었다. 이에 강솔은 도현이 친구 한 명을 데리고 강정숙을 문병하러 왔다고만 말했을 뿐, 나머지는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중현은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그냥 문병이었다고.”강솔의 표정은 담담했다.“응.”“오늘 밤 집으로 돌아갈 거야?” 중현은 더 캐묻지 않았다. 강정숙이 보는 앞에서 강솔의 손을 잡았다.“안 돌아가.” 강솔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빼냈고, 거절의 말이 바로 나왔다. “내일 아침 일찍 엄마 재활 운동도 해야 해서 아침부터 힘들게 왔다 갔다 하고 싶지 않아.”“지안이 오늘 밤에 돌아와.”“뭐?”강솔은 조금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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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그래도 감정은 가라앉혀야 했다.[최 집사님은 아저씨 차가 오는 길에 작은 접촉 사고가 나서 잠깐 세워 두고 고쳤어.]지안이 잔뜩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얼마나 더 걸려?” 중현이 물었다.지안은 운전석에 앉은 최 집사를 바라보았다.최 집사는 내비게이션 지도를 한 번 훑었다.[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앞쪽 터널에서 사고가 나서 조금 막힙니다.]지안이 전화기 너머로 말했다.“들었지?”중현은 지안의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중현은 옆에 있는 강솔을 바라보며 말했다.“올라가서 좀 쉬어. 지안이 도착하면 내가 올라가서 불러줄게.”“됐어. 그냥 아래에서 기다릴래. 어차피 할 일도 없어.” 강솔이 거절했다.중현도 더 말하지 않았다.전화가 끊긴 뒤, 강솔은 거실 소파로 가 앉았다.심심해진 강솔은 핸드폰을 꺼내 관심 있던 업종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강솔은 이 기간 안에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두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J시를 떠난 뒤 곧바로 실행에 옮길 생각이었다.“여보.”중현이 강솔 옆으로 와 앉았다.강솔은 시선을 핸드폰에 둔 채 건성으로 대답했다.“응.”“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해?” 중현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강솔을 바라보았다. 지금 강솔의 마음이 이곳에 없다는 것을 중현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강솔은 중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무슨 날인데?”중현은 내내 강솔만 바라보았다.“두 달 전 오늘, 당신이 나한테 이혼하자고 했어.”강솔의 손끝이 멈췄다.조금 뒤 강솔은 중현의 말을 받아쳤다.“당신이 나한테 소아연을 곁에 두겠다고 대놓고 말한 지 두 달 된 날이라고는 왜 말 안 해?”“아직 화 안 풀렸어?” 중현이 손을 뻗어 강솔에게 닿으려 했다.강솔은 하던 일을 멈췄다.강솔의 시선이 핸드폰에서 벗어나 중현의 얼굴에 닿았다. 강솔은 중현의 새까맣고 끝이 보이지 않는 눈과 마주하자 숨이 막혔다.다음 호흡에 강솔은 매우 진지하게 물었다.“내가 화났는지 당신이 모른다고? 내가 어떤 기분인지 뻔히 알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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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강솔은 중현의 손을 뿌리쳤다.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중현이 했던 말들을 떠올리자, 마음속 걱정이 더 빠른 속도로 강솔의 마음을 잠식했다.중현이 정말 무슨 극단적인 짓이라도 한다면.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엄마와 소담이 했던 말들이 한마디씩 강솔의 머릿속으로 밀려들었다. 중현의 목표는 강솔이다. 강솔만 뒤돌아보지 않으면, 중현이 아무리 미쳐 날뛰어도 결국 지나갈 일이다.하지만 정말 그렇게 끝날까?두 가지 생각이 부딪히는 사이에서 강솔은 힘겹게 한 시간 넘게 버텼다.결혼한 5년 동안 중현은 강솔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요즘 중현의 행동이 끝없이 엉망이긴 했지만, 그것도 화를 내는 것과는 달랐다. 강솔은 중현이 화를 내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몰랐다. 중현이 화난 모습이 어떤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중현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지안이가 단지 정문을 통과했어. 몇 분 있으면 도착이야.”강솔은 문을 열었다.강솔은 중현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중현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중현은 강솔과 나란히 걸으며 먼저 관계를 풀어 보려 했다.“네가 말도 없이 떠날까 봐 무서웠어. 널 겁주려던 건 아니었어.”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말하고 떠나면 떠날 수나 있겠어?’“화가 안 풀리면 나한테 풀어.” 중현은 강솔의 손을 잡아끌며 한 걸음도 떨어지지 않고 곁을 지켰다. “혼자 속으로 삭이지 마. 몸에 안 좋아.”강솔은 걸음을 멈췄다. 숨김없이 말했다.“당신은 자신이 위선적이라고 생각 안 해?”중현이 낮게 되물었다.“응?”“당신이 정말 화내는 게 몸에 안 좋다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내가 화낼 일부터 만들지 않았겠지.”강솔은 중현에게 불만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두 사람이 평온하게 이혼하기를 더 바랐다.중현이 되물었다.“너는...”강솔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내가 뭐?”“네가 한 말들 중에 진심은 몇 개고, 거짓은 몇 개야.” 중현의 목소리는 낮았다.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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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나한테는 엄마가 제일 중요해.”지안의 말이 망설임 없이 튀어나왔다.강솔은 지안의 작은 손을 잡았다.“그럼 엄마가 지안이 데리고 몰래 도망가도 돼?”지안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엄마가 데려가는 게 아니라, 내가 엄마 따라가는 거야.”강솔은 지안에게 사실대로 말했다.“이 일은 아빠한테 말하지 않을 거야. 외할머니 상태가 조금 더 좋아지시면, 우리 적당한 때를 봐서 떠날 거야.”“응!”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왜냐고 안 물어봐?” 강솔은 일이 생각보다 훨씬 순조롭게 풀릴 줄은 몰랐다.“아빠한테 말하면 아빠가 우리 못 가게 할 거잖아. 아빠는 엄마가 떠나는 걸 싫어해.” 지안은 아직 어렸지만, 많은 일을 또렷하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아빠가 잘못했어.”지안도 아빠와 엄마가 헤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엄마는 여기서 행복하지 않아. 떠나는 게 제일 나아.’“고마워, 우리 아들.”강솔은 지안을 끌어안았다. 아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는 일은 강솔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다.둘이 이야기를 끝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현이 위층으로 올라왔다. 중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강솔과 지안의 눈빛을 보고, 눈매에 의아한 기색을 조금 띠었다.저 표정은...“그 아줌마가 아저씨 찾은 거 아니야?”그 전화는 강솔만 본 것이 아니었다. 지안도 화면 위에 뜬 저장명을 슬쩍 보았다.“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가야 해.” 중현은 부정하지 않았다. 중현은 손을 뻗어 지안의 짧은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잠깐 엄마 말 잘 듣고 있어. 엄마가 너 때문에 계속 신경 쓰게 하지 말고.”지안이 중현에게 물었다.“안 가면 안 돼?”중현은 잠시 멈췄다.“그 아줌마 싫어.”지안이 이렇게 진지하게 중현과 이야기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안은 떠나기 전에, 그래도 중현이 강솔에게 좋은 기억이라도 남겨 주기를 바랐다.“그 아줌마가 나타난 뒤로 우리 집이 다 망가졌잖아.”강솔은 지안을 안고 있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중현의 얇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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