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나오자, 중현의 눈은 더 짙고 어두워졌다.“그런데 당신이 정말 피해자라고 생각해?”강솔은 중현 같은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지금의 중현을 본다면, 중현의 마음이 강솔만 바라보는 지극한 순애보라고 여길지도 몰랐다. 그저 은혜를 갚으려 했을 뿐인데, 강솔이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사실은 달랐다.근본적인 문제는 단 한 번도 해결된 적이 없었다.“다 했어?”중현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눈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가라앉아 있었다.강솔은 낮게 비웃었다.또 이랬다.강솔이 아무리 말을 쏟아 내도, 마치 주먹으로 솜을 치는 것 같았다. 어디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다 했으면 준비해. J시로 돌아가자.”중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솔 앞까지 걸어왔다. 얇은 입술이 느릿하게 열렸다.“네가 스스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덜 힘들 거야.”“안 돌아가.”강솔의 배짱은 분명 전보다 커져 있었다.“너랑 상의하는 거 아니야.”중현의 시선이 강솔의 고집스러운 표정을 스쳤다.“내가 소담이나 안토니를 이용해서 너를 압박하지 않고 직접 데리러 온 것만으로도, 이미 내 기준을 많이 낮춘 거야.”강솔은 중현의 가스라이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당신도 압박이라는 건 아네?”중현이 말했다.“여보, 나를 몰아붙이지 마.”강솔도 물러서지 않았다.“당신도 나 몰아붙이지 마.”공기가 그대로 굳었다.고집 센 두 사람은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마주 봤다. 말없이 상대가 먼저 꺾이고, 제 말을 듣기를 바라는 것처럼.하지만 강솔은 이름만 부드러울 뿐, 성격은 누구보다 단단했다. 이번 일만큼은 중현조차 강솔을 이길 수 없었다.“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을 시켜 강제로 데려갈 수밖에 없어.”중현이 입을 열었다.“돌아간 뒤에는 네가 때리든 욕하든, 죽이겠다고 달려들든 마음대로 해.”“강제로 하겠다는 거야?”강솔은 여기까지 와서도 중현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중현이 말했다.“네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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