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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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그게 무슨 태도야?!”이정희가 강솔을 향해 바로 꾸짖었다. 표정이 몹시 좋지 않았다.“너희 집안에서는 어른 대하는 예의를 그렇게 가르쳤어?”강솔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홍일에게 눈짓했다.홍일이 움직이기 전에 하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네 시어머니가 말이 좀 거칠었다. 마음에 담아 두지 마라.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어서 왔다.”강솔은 자신과 두 사람 사이에 중요한 일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갈등만 해도 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어제 들은 말과 시후에게 들은 이야기까지 떠올리면, 강솔은 두 사람을 차분한 마음으로 대할 수 없었다.“너와 H시에 있는 진씨 집안, 여씨 집안과 무슨 관계냐?”하준호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무슨 말을 듣고 싶으신 건데요?”강솔은 하준호의 시선을 마주했다. 태도는 예전보다 더 차갑고 거리감이 있었다.하준호는 주변을 둘러본 뒤 제안했다.“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됐어요.”강솔은 두 사람에게 좋은 태도를 보일 생각이 없었다. 거절도 아주 분명했다.“제가 두 분을 집 안으로 모실 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니까,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하세요.”강솔이 중현과 결혼할 때 두 사람은 결혼을 끝까지 반대했고, 강솔을 못마땅하게 여겼다.중현이 강솔을 지켜 주지 않았다면, 지난 5년 동안 두 사람은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어른한테 보이는 태도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니?”하준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뭐라고 해도 우리는 한때 네 시부모였어.”“지안이 양육권을 가져가겠다고 했을 때는 제 시부모 아니라고 하셨잖아요.”강솔은 원한을 잊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때 있었던 일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하준호의 눈빛이 칼처럼 강솔에게 꽂혔다.이정희의 얼굴에는 매서움이 배어 있었다.두 사람은 강솔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강솔이 새로 얻게 된 신분 때문에 어떻게든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그때는 우리가 흥분했다.”하준호는 드물게 속의 화를 눌렀다.“지안이가 네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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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고작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도 그렇게 잔인했던 사람들이다. 두 사람이 선한 사람일 리 없었다.“홍일 씨, 손님 배웅해.”강솔의 가슴속에 무거운 감정이 눌러앉았다.홍일은 바로 움직였다.하준호와 이정희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홍일은 두 사람을 그대로 차 안에 밀어 넣었다.하준호의 운전기사는 운전하고 싶지 않다는 듯 버텼다. 그러나 홍일의 압박감을 보자 곧 얌전히 시동을 걸었다. 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강솔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친아버지를 찾더니 아주 기가 살았군.”하준호는 분을 삼키지 못했다. 하준호는 면전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예전에는 우리를 볼 때마다 순한 양처럼 굴더니.”“난 우리가 도대체 왜 그 애를 찾아간 건지 모르겠어요.”이정희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정말 H시 여씨 집안과 진씨 집안의 아이라면, 그 애가 가진 가치는 생각보다 커.”하준호의 눈에는 이익밖에 없었다.“커 봐야 우리랑 무슨 상관이에요. 이미 중현이랑 이혼했잖아요.”이정희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보기엔 그 애는 애초에 우리 하씨 집안에 들어올 사람이 아니었어요. 이번 이혼 때 중현 재산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봐요. 한 번 더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려고요.”이정희는 말할수록 감정이 격해졌다. 표정은 한층 더 사나워졌다. 중현이 강솔에게 나눠 준 재산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진씨 집안과 여씨 집안의 신분을 가지고 하씨 집안으로 들어온다면, 그건 대단한 집안끼리 손을 잡는 일이야.”하준호의 눈에는 계산이 가득했다.“그렇게 되면 다른 가문들은 우리를 따라오지 못해. 적어도 백 년은 하씨 집안이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이정희는 지금의 중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그 애 없어도 중현이는 해낼 수 있어요.”“혼맥으로 얻을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야 하지?”하준호는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그 애는 중현이랑 막 이혼했어요. 당분간 재결합은 불가능해요.”이정희는 중현이 쓰러진 동안 강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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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고작 동정이나 연민 때문에 예전 일을 잊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홍일은 강솔이 의아해하자 한마디 덧붙였다.강솔은 더 궁금한 눈으로 홍일을 보았다.“홍일 씨는 예전에 연애로 상처받은 적 있어?”“지금까지 혼자였으니, 누구도 저를 다치게 할 수 없었습니다.”강솔이 물었다.“그럼 그런 말들은 어디서 나온 경험인데?”“진짜 강자는 일이 닥치기 전에 대응책을 미리 세워 둡니다.”홍일의 말투는 늘 그렇듯 딱딱했고 감정의 흔들림이 없었다.“책도 많이 봤고, 영상도 많이 봤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사례를 정리했습니다.”강솔은 홍일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았다.홍일이 물었다.“제가 남편이라면 몇 점 정도 받을 수 있겠습니까?”“모르지.”강솔은 솔직하게 말했다.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아무렇게나 평가할 생각은 없었다.“내가 네 아내도 아닌데 점수를 줄 수는 없잖아.”“그럼 제가 아가씨의 남편이라고 가정해 주십시오.”홍일은 유독 그 질문에 집착하는 듯했다.“몇 점 받을 수 있습니까?”강솔의 의심 어린 시선이 홍일에게 향했다.“좋아하는 여자 생겼어?”홍일은 잠시 굳었다.강솔은 더 과감하게 추측했다.“아니면 남자?”“제 질문에 답하기 싫으시면 거절하시면 됩니다.”홍일은 매우 진지했다.“경호원의 생각을 마음대로 짐작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아가씨께서 처음 그러신 것이니 이번에는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강솔은 또 한 번 홍일의 사고방식이 대부분의 사람과 상당히 다르다고 느꼈다.지금까지도 강솔은 홍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며칠 동안 저는 어디서 지내면 됩니까?”홍일의 사고는 독특했지만, 맡긴 일은 언제나 깔끔하게 처리했다.“1층 오른쪽 세 번째 방.”강솔은 미리 최 집사에게 방을 준비해 두라고 해 놓았다.“필요한 건 최 집사님께 말씀드려.”“알겠습니다.”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걷지 않았을 때, 최 집사가 망설이는 표정으로 다가왔다.강솔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보고 바로 물었다.“무슨 일 있으세요?”“작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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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강솔은 안방에 잠시 머물렀다. 머릿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계속 중현의 현재 생활이 떠올랐다.중현의 생활은 늘 여러 사람이 챙겼다.최 집사, 가사도우미, 청소 도우미, 여러 고용인, 다양한 음식을 맡은 전담 셰프까지 있었다.중현은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저택과 정원에 익숙했다. 중현에게 그런 녹음은 살아 있다는 감각을 의미했다.‘그런데 왜 지금은 고급 레지던스에서 지내?’‘돈 때문일 리는 없을 텐데...’‘그 사람의 한 달 수입만으로도 고급 단독주택 한 채를 살 수 있고...’강솔은 그런 생각을 하며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검색하려 했다. 브라우저를 누르기도 전에 시후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혹시 오후에 시간 있어요?]강솔의 손끝이 움직였다.[시간은 있어요. 많지는 않아요.]J시와 L시 프로젝트를 모두 살펴봐야 했다. 가능하다면 입찰 제안서 두 개를 모두 쓰고, 여력이 부족하면 하나만 써야 했다.곧 시후에게서 음성 메시지가 왔다.[그럼 바쁠 때 잠깐만 병원에 와 줄 수 있어요? 저랑 강 비서가 오후에 둘 다 처리할 일이 있어서, 중현이를 30분 정도만 봐 줬으면 해요.][아까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고 대표랑 강 비서한테 연락하라면서요.]강솔은 시후의 어설픈 거짓말을 바로 짚었다.[진짜 갑자기 일이 생겼어요.]시후가 둘러댔다.[최대 30분이면 끝나요. 저랑 근로계약서도 썼잖아요. 그거 생각해서 한 번만 와 줘요.]강솔이 답했다.[3시에 갈게요.]시후가 바로 말했다.[좋아요!]강솔은 대화창을 닫았다.시후가 중현을 정말 아낀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강솔이 병원에 온 그날 시후는 망설이지 않고 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 자기 자신을 팔아넘기는 것처럼 빠른 결정이었다.어차피 일주일이었다. 일주일이 지나면 강솔은 떠날 생각이었다....“온대.”시후가 강 비서에게 말했다.“이따가 강 비서도 마음 놓고 회사 일 봐. 여기는 임풍이랑 임훈한테 더 보라고 할게. 강솔 씨가 중현이랑 단둘이 있을 수 있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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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강 비서는 병실 안을 한 번 바라보며 속으로 바랐다.‘정말 그러면 좋겠습니다.’강솔이 오후에 도착했을 때, 중현은 병상에 앉아 태블릿을 넘기며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들어오자 중현은 곧바로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시선은 강솔에게 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강솔은 옆 의자에 앉았다.중현은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강솔이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결국 중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녁에 뭐 먹고 싶어? 강 비서한테 예약하라고 할게.”“됐어.”강솔은 중현이 던진 선택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나 30분만 있다가 갈 거야. 집에 가서 처리할 일이 있어.”중현이 물었다.“일?”강솔이 답했다.“응.”“내가 해 줄게.”강솔은 감정의 흔들림 없이 거절했다.“내가 할 수 있어. 당신은 몸이나 회복해.”“너...”중현이 한 글자를 꺼냈을 때, 강솔의 핸드폰이 울렸다.강솔은 화면을 보고 핸드폰을 들고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전화받았다.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중현은 강솔이 전화를 받는 동안 상대 쪽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로 토니의 전화라는 걸 알 수 있었다.토니가 무엇을 묻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중현에게 들리는 것은 강솔의 대답뿐이었다.“응.”“병원.”“내가 아픈 건 아니고, 하중현이.”“아니야. 하도현이 와서 보라고 했어. 예전에 거래한 게 있어서 이번에 빚 갚는 셈이야.”“30분 정도. 나가면 연락할게.”토니의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중현은 강솔의 대답만으로도 토니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강솔이 전화를 끊자 물었다.“바쁜 일 있어?”강솔은 사실대로 말했다.“친구가 찾아.”중현이 물었다.“안토니?”“응.”중현은 더 말하지 않았다.중현은 먼저 가 보라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렵게 자기 쪽으로 온 사람을 쉽게 보낼 생각은 없었다.“지안이한테 들었어. 안토니가 너한테 고백했다며.”중현은 곧장 물었다. 고백을 거절했다면 왜 여전히 연락하는지 알아야 했다.“거절했어?”강솔은 전혀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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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30분이 지나자 강솔은 시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나 더 걸려요?]시후도 바로 답장을 보냈다.[2분이요.]강솔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기다렸다.다행히 시후는 자기가 말한 2분을 정확히 지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가 올라왔고, 강솔은 오래 머물지 않은 채 필요한 것만 넘겨준 뒤 병실을 나섰다.처음부터 끝까지 붙잡는 말 한마디하지 않는 중현을 보며 시후가 다시 잔소리를 시작했다. “가끔 네 감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아픈 척이라도 좀 했으면 강솔 씨가 이렇게 바로 나가진 않았을 거 아냐.”중현은 다시 태블릿을 집어 들고 일을 보기 시작했다.“나 진심이야.” 시후가 중현의 손을 눌렀다. “동정심이라도 좀 끌어보는 게 어때?”“나가.” 중현은 컨디션이 거의 회복된 상태였다. 다만 그동안 망가진 몸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네가 뭘 생각하는지는 아는데, 지금은 예전이랑 달라. 강솔 씨 마음을 아프게 해서라도 붙잡지 않으면 평생 마음 돌릴 기회도 없어.” 시후는 정말로 중현 때문에 속이 탔다. “너 강솔 씨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꼴 보고 싶어?”중현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머리도 또렷했다. “솔이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 안 해.”“너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거 아니냐?” 시후가 미심쩍은 눈으로 중현을 바라봤다. “결혼한 5년 동안 네가 잘해준 건 맞지만, 이혼 전 두 달 동안 상처 준 것도 적지 않았잖아.”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한 번 끊어낸 인연을 다시 붙잡지 않는다.“게다가 강솔 씨는 지금 돈도 있고, 예쁘고, 아버지는 H시 4대 가문 중 한 집안의 가주야.”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네가 아무리 괜찮아도, 강솔 씨가 20대 초반 어린 남자가 더 좋다고 생각하면 어떡할 건데.”중현의 눈길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시후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누가 아무리 좋아도 솔이는 결혼하지 않아.” 중현은 강솔을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단정하듯 말했다. “적어도 몇 년 안에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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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그럼 나 간다.” 시후는 중현의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한 뒤에야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나나 강 비서한테 전화해.”중현은 낮게 대답했다.시후는 순식간처럼 사라졌다.그는 아래로 내려갔을 때, 강솔은 막 토니의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소담은 조수석에 앉아 뒷좌석에 탄 강솔을 걱정스레 돌아봤다. “하중현이 너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강솔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행이다.” 소담은 강솔이 중현 때문에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들은 뒤로 마음을 제대로 놓지 못하고 있었다. “또 예전처럼 미쳐 날뛰며 너 괴롭힐까 봐 걱정했어.”“하중현이 날 괴롭히면 바로 나가면 돼.” 강솔은 끊임없이 자신을 다잡고 있었다. “난 이제 하중현이랑 부부가 아니잖아. 하중현도 예전처럼 강제로 붙잡지는 못해.”부부 사이라면 그런 일도 가정 문제로 여겨질 수 있었다. 중재를 몇 번 거치다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컸다.하지만 이혼한 뒤에는 감정 문제로 묶일 이유가 없다. 부적절한 행동은 언제든 위법 행위가 될 수 있었다.“여기 얼마나 있을 생각이야?” 이번에 묻는 사람은 토니였다.“상황 봐서.” 강솔은 핸드폰을 가방에 넣었다. “여기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띄엄띄엄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할 것 같아.”토니와 소담이 서로를 바라봤다.두 사람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 프로젝트, 하중현이 솔이를 붙잡으려고 일부러 만든 건 아니겠지?’강솔은 두 사람의 생각을 바로 읽었다. “하중현은 내 일에 관여 안 해. 상관없는 일이야.”그 뒤 차 안에서는.세 사람은 예전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전 토니의 고백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없었다.세 사람은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토니는 전처럼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번 달에 있었던 웃긴 일도 꺼내고, 예전 이야기도 꺼냈다. 셋의 관계는 토니가 했던 그날의 고백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는 듯했다.반대로 몰래 이야깃거리를 주워들으러 온 시후는... 세 사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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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중년 여자가 다가왔다.여자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서 있는 아연을 보자마자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이 죽일 년! 내가 널 찾느라 얼마나 헤맨 줄 알아?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보고,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아! 아파!”아연의 두피가 찢길 듯 아팠다.“아픈 줄은 아냐?” 중년 여자의 표정은 사납게 굳어 있었다. “내 문자 씹을 때는 이런 생각 안 들었어?”“내가 왜 답장해야 하는데!” 아연은 이를 악물고 세게 몸을 틀어, 찢어질 듯한 통증을 참으며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전화해 봤자 또 그 더러운 얘기잖아! 나를 팔아서 돈 벌 생각은 꿈도 꾸지 마. 지금 확실히 말해줄게!”짝!중년 여자가 아연의 뺨을 때렸다.아연의 입가에 피가 배어 나왔다. 이어 절대 지지 않겠다는 듯 여자를 노려봤다.“어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중년 여자의 눈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결혼 대가로 이미 선금 받았어. 이틀 뒤에 넌 그 집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돼.”아연이 비웃었다.중년 여자가 말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하중현이라는 뒷배를 제대로 못 잡은 네 탓이잖아. 남자 하나도 못 붙잡다니, 쓸모없는 년.”“그렇게 대단한 엄마는 왜 소태섭 하나 못 잡았어?” 아연의 비아냥이 참지 못하고 튀어나왔다. “콘돔에 구멍 뚫는 쓰레기 같은 짓까지 해놓고도 관심 한 조각 못 받았잖아. 엄마야말로 대단하네.”“소아연!” 중년 여자가 분노했다.“진심으로 말하는데, 부모 노릇 못 할 거면 애를 낳지 말았어야지.” 아연의 가슴에는 눌러둔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 “당신들 같은 도박꾼에 알코올 중독 부모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어.”누가 태어날 때부터 사생아가 되고 싶었겠는가?누가 온전한 가정을 바라지 않았겠는가?하지만 아연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진흙탕에 처박혀 있었다. 더럽고 숨 막히는 환경에서 자라면서도, 아연에게도 바람을 피할 곳과 빛은 필요했다.짝!또 한 번 손바닥이 날아왔다.아연의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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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강솔은 병원에 도착해서야 응급실에 실려 온 친구가 아연이라는 걸 알았다. 한껏 조여 있던 마음은 그제야 내려갔지만, 동시에 묘한 감정도 올라왔다.“친구분이 강물에 뛰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던 분이 발견해서 구조됐어요.” 의사는 상황을 설명하며 강솔에게 서류 몇 장을 건넸다. “비용 안내입니다. 먼저 수납 부탁드립니다.”“저는 친구가...”의사가 강솔의 말을 끊었다. “빨리 다녀오세요. 아직 위험한 상태라 제가 다시 확인하러 가봐야 합니다.”강솔은 손에 들린 수납 안내문을 한참 바라보기만 했다.조금 뒤.강솔은 핸드폰을 꺼내 홍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아연 부모 연락처 좀 알아봐. 찾으면 나한테 보내.”[알겠습니다.]아연이 병실로 옮겨진 건 30분 뒤였다.강솔은 곧바로 의사에게 자신은 아연의 친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치료는 이미 끝났고 비용을 낼 사람은 없었다. 병원 쪽도 말을 흐릴 뿐, 자세히 이야기해 주려 하지 않았다.“환자분 핸드폰 긴급 연락처가 강솔 씨로 되어 있는데, 친구가 아니면 뭐겠습니까?”“걱정하지 마세요. 상태가 아주 심각한 건 아니고, 이제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조금 있으면 깨어날 겁니다.”“가족에게 연락만 해주셔도 됩니다.”몇 차례 말을 주고받은 끝에 강솔은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남게 됐다.병상에 누운 아연을 보며 강솔의 마음속에 의심이 피어올랐다. 아주 잠깐, 아연이 일부러 꾸민 일은 아닐지 생각했다. 강솔을 만나기 위해 만들어낸 계획일지도 모른다고.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제 목숨을 이렇게 도구로 다루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만약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면 정말 죽었을 텐데...강솔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홍일이 아연 부모의 연락처를 찾아 보내 왔다. 강솔은 그중 하나를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가 전화받았다. 술에 취한 듯 흐릿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한밤중에 전화질이야, 미쳤어?]“소아연 씨 아버님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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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강솔은 잠깐 멈칫했다. 자신은 그 방법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됐다. 네가 전화하면 아무래도 불편하겠지.]소담은 이런 일에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내가 직접 전화할게.]소담은 말한 대로 바로 움직였다.1분 뒤, 소담이 강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40분쯤 뒤에 도착한대.]강솔은 이런 식으로 해도 소담이 괜찮은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소담은 일상을 단순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아연의 존재는 소담에게 흔들림을 만들지 못했다. 강솔이 괜히 너무 많이 걱정한 것이다.“저기 왔네.” 병상 쪽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강솔은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아연이 눈을 뜨고 있었다. 상태는 몹시 나빠 보였다.“이런 방식으로 너를 만나서 미안해.” 아연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강솔은 소담의 아버지가 오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아연의 약하고 초라한 모습을 보자 결국 묻고 말았다. “정말 죽을까 봐 겁나지 않았어?”“원래 죽으려고 한 거야.” 아연의 목소리는 텅 비어 있었다. 눈빛도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그래도 뛰기 전에, 혹시 살아나면 누군가는 나를 챙겨야 하니까 네 번호를 긴급 연락처로 넣어놨어.”강솔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연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하자 강솔의 마음에도 감정이 일었다.“죽고 싶었어?”“사는 게 별로 의미가 없잖아.” 아연은 정말로 모든 걸 내려놓은 사람처럼 보였다. “나를 기다리는 건... 끝없이 물고 늘어지는 부모의 문제랑, 하중현이 고소한 사건에서 받을 무기징역뿐이야.”“거기까진 아니야.” 강솔은 이성적으로 말했다. “재산을 전부 돌려주면 길어야 몇 년이야.”“강솔.”아연은 그런 말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강솔이 아연을 바라봤다.아연은 쓸쓸함과 동경이 뒤섞인 눈으로 강솔을 봤다. “내가 너를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알아?”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대학 입학식 날, 네 부모님이 너를 데려다주던 장면을 아직도 기억해. 그렇게 세세하게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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