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은 바로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챘다. “하중현 대표... 말씀이시죠?”홍일도 맞장구쳤다. “맞아, 바로 하중현 대표.”강솔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눈에 망설임이 어렸다. “그렇게 티가 나?”“아가씨는 자신을 해친 사람이라면 보통 상대도 하지 않고 신경도 안 쓰십니다.” 신동은 함께 지내는 동안 강솔의 성격을 잘 알게 됐다. “이렇게 고민하고 망설이게 만드는 분은 하중현 대표뿐입니다.”한때 사랑했기에 걱정했다.한때 상처받았기에 망설였다.강솔의 복잡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홍일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아가씨, 신동의 말은 맞습니다.”신동은 강솔 대신 결정을 내리고 자연스러운 명분까지 만들어 줬다. “L시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J시를 지나가게 됩니다. 하중현 대표도 아가씨께 대저택 하나를 선물했다고 들었는데, 저희도 구경시켜 주실 수 있습니까?”강솔은 잠깐 침묵했다.홍일이 뒷좌석의 강솔을 바라봤다.강솔은 곧 두 사람이 일부러 강솔에게 J시에 들를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구경시켜 줄게.” 강솔은 더는 피하지 않기로 했다.“마침 저랑 홍일이도 J시에서 놀아 본 적이 없습니다.” 신동은 무슨 일이든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아가씨는 볼일 보시고, 저희 둘은 시내를 돌아다니겠습니다.”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세 사람은 오래지 않아 L시에 도착했다. 그날 저녁 책임자와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홍일은 내내 강솔 대신 술을 받아 마셨다. 협의 분위기는 좋았다.주말 동안 이차 사업의 대략적인 내용을 조율한 뒤 월요일에 계약서까지 체결했다.모든 절차가 막힘없이 진행됐다.일을 마친 세 사람은 J시로 출발했다.익숙한 장소에 다시 돌아오자 강솔의 마음에는 수많은 감정이 뒤섞였다. ‘소프트 가든’ 정문 앞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잔디와 안쪽의 저택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결정은 한층 또렷해졌다.“사모님?!” 정문을 지키던 경호원은 강솔을 단번에 알아봤다. “돌아오셨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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