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연이 아래층에 내려오자 기사가 얼른 다가와 부축하고 차 문을 열어줬다.30분 뒤, 차가 시청 청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허아연은 기사의 안내를 받아 권승준의 집무실로 향했다.집무실 문을 두드리자 책상 앞에 앉아 있던 권승준이 빠르게 일어나 웃으며 맞이했다. "허 선생님, 정말 미안해요. 다리도 불편할 텐데 이렇게 오라고 해서요."권승준이 말하면서 다가와 허아연을 부축했다.목발을 짚고 들어서던 허아연이 말했다."괜찮아요. 목발 있으니까 꽤 편해요."허아연이 집무실로 들어서자 기사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권승준은 소파에 앉은 허아연에게 차를 따라주고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소파에 마주 앉은 뒤 허아연은 가방에서 보고서와 펜을 꺼내 차분하게 말했다."비서실장님, 이 보고서 작성하고 사인해 주시면 돼요. 다른 의견 사항은 제가 따로 기록하겠습니다."보고서를 받은 권승준은 꼼꼼히 살펴보고는 몸을 숙이고 티 테이블 위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평소에도 권승준은 예의 바르고 깍듯했지만 누군가 부탁하러 왔을 때 이렇게 티 테이블에서 허리를 숙이고 직접 작성해 준 경우는 없었다.보고서를 다 작성한 권승준은 제품에 대한 의견과 사용자 수요까지 꽤 꼼꼼하게 얘기했다. 권승준이 진지하게 말하면 허아연도 노트에 열심히 받아 적었다.두 사람이 한창 로봇 제품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집무실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허아연이 고개를 들어 보니 흰 셔츠에 검은 슬랙스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젊은 남자 직원이 문앞에서 권승준을 보며 물었다."비서실장님, 오늘도 식사 가져다드릴까요?"권승준이 남자를 보며 말했다."괜찮아, 이따가 식당 갈 거야."젊은 남자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비서실장님."이내 문이 살며시 닫혔다. 권승준이 허아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허 선생님, 어느새 식사 시간이 됐네요."허아연이 멋쩍어하며 말했다."또 비서실장님 시간을 너무 지체했네요." "지체한 건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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