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우는 후회가 되었다. 평생 후회할 것이다.자신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던 허아연의 노트를 떠올린 순간, 주현우는 무언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숨이 턱 막혀 한동안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주차장에 도착한 뒤, 쓸쓸한 주현우의 옆모습을 보던 주민경이 문득 돌아서서 담담하게 말했다."현우 오빠, 아연이는 오빠한테 오해받고 오빠 때문에 병이 난 거야. 아연이가 이제 없으니까 마음이 편해?"이런 말로 주현우를 자극하려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허아연이 3년 동안 겪었을 괴로움과, 두 사람이 함께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 종양이 있다고 했던 의사의 말, 그리고 허아연의 우울증, 지난 몇 년간 주현우의 지나친 냉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주현우의 마음을 도려내서라도 괴롭게 만들고 싶었다.게다가 이 정도 괴로움이 허아연의 병이나 목숨과 비교할 수라도 있을까? 허아연이 체면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을 주민경이 대신 해준 셈이었다.주민경의 비난에도 주현우는 등을 돌린 채 차 문 손잡이를 잡고 한참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끝내 돌아서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다.주현우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타더니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떠나는 걸 보던 주민경도 눈시울이 붉어졌다.허아연이 떠났다.주현우는 앞으로 더 이상 편히 지내지 못할 것이다.주현우의 차가 병원을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던 주민경은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주현우에게 화풀이를 했는데도 여전히 마음이 괴로웠다. ……주현우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운전하는 중에 휴대폰이 몇 번이나 울렸지만 받지 않았다.허아연은 병이 난 뒤에도 주현우를 볼 때마다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 허아연이 계속 진지하게 얘기 좀 나누자고 부탁했지만 주현우가 응하지도 않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차가 허씨 본가 앞에 멈췄다. 주현우는 본가를 돌아보았지만 이제 다시는 웃으며 뛰어나와 반겨줄 허아연이 없었다.눈시울이 붉어진 주현우는 자신이 나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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