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윤은 골프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홀인원이 이 스포츠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다만 그 영광의 주인공이 채연서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시진아.”채연서는 흥분한 얼굴로 유시진을 향해 골프채를 흔들었지만, 발걸음은 한 발짝도 옮기지 않았다.곧 유시진이 먼저 움직여 채연서 쪽으로 걸어갔다.초록빛이 짙은 언덕 위에서 채연서는 연핑크와 아이보리 톤이 섞인 칼라 폴로셔츠에 같은 색감의 골프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여 있었고, 전체적인 인상은 귀여우면서 운동을 꽤 하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거기에 완벽한 홀인원까지 더해지자, 그 순간 클럽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됐다.오명헌과 박효영도 유시진을 따라 채연서 앞에 섰다.“유 대표, 이분을 알아요?”오명헌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묻자 유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죠.”“채연서라고 해요. 제 고등학교 동창이고 지금은 HF그룹 디자인부 팀장이죠.”“이 나이에 팀장이라니!”오명헌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홀인원까지 했잖아.”박효영이 오명헌의 팔을 툭 치며 웃었다.“대단하네요.”오명헌은 연신 엄지를 들어 올리자 채연서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내저었다.“아니에요. 그냥 취미로 치는 수준이고 방금 건 운이 좋았을 뿐이죠.”겸손한 태도에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칭찬을 보탰다.지나윤은 멀찍이서 그 장면을 지켜볼 뿐, 다가가지 않았다.채연서가 나타난 이후로 유시진의 시선은 단 한 번도 그쪽에서 떨어지지 않았다.채연서가 칭찬받을 때마다, 유시진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떠올랐다.지나윤은 문득, 지금 조용히 사라져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저녁 식사는 채연서가 합류함으로써 다섯 명이 함께하게 됐다.채연서는 골프가 너무 치고 싶었는데 같이 올 사람이 없었다는 이유로 혼자 오게 됐다고 했다.물론 그 말을 지나윤은 믿지 않았다.A시는 크고 작은 골프장이 넘쳐나는 곳인데, 하필이면 혼자 이 골프장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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