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윤은 다리 부상을 완전히 회복한 뒤, 차를 몰아 먼저 주경요양병원으로 향했다.지연순은 창가에 놓인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는데 지나윤이 들어오는 걸 보자, 유난히 환하게 웃었다.“나윤아, 이것 좀 봐. 우리 집 장미가 얼마나 잘 피었는지.”지나윤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당기며 씁쓸하게 웃었다.“그러게요. 엄마가 잘 키워서 그래요.”그 화분의 꽃은 사실 가짜였고 플라스틱 장미였다.지나윤은 지연순이 때로는 정신이 또렷하고, 때로는 흐릿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연순이 먼저 유시진의 이름을 꺼냈다.“유 서방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지난번에 내가 길을 잃었을 때, 유 서방이 안 찾아줬으면 길바닥에서 굶어 죽을 뻔했어.”“뭐라고요?”지나윤은 순간 멍해졌다.지연순의 얼굴은, 아까 가짜 꽃에 물을 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엄마, 기억이 잘못됐어요. 그때는 경찰이 엄마를 찾아서 데려다줬어요.”그때 지나윤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기에, 세부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하지만 경찰이 지연순을 찾았다는 얘기는 들었지, 유시진이 직접 찾았다는 말은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유시진 역시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아니야. 내가 왜 기억을 틀리게 하겠니? 분명히 유 서방이였어.”꽤 단호하게 말하는 지연순에 지나윤은 더 이상 이에 대해 논쟁하려 하지 않았다.지연순은 환자였다.또렷할 때도 있고,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고, 기억 속에서 서로 다른 일을 뒤섞기도 했다.그뿐만 아니라 상상한 일을 현실로 믿기도 했다.그래서 지연순의 말을 전부 믿을 수는 없었고, 적어도 이 일만큼은 지나윤은 믿지 않았다.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연순은 유시진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입만 열면 유시진이 얼마나 효심이 깊은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였다.그리고 유시진 이야기를 할 때에만, 지연순의 눈에 빛이 돌았다.“나윤아, 나 유 서방 보고 싶어. 그러니까 좀 불러주면 안 돼? 그런데 왜 오늘은 같이 안 왔어?”“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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