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안에서 지나윤은 장효연이 방금 건네준 주얼리 샘플을 살펴보고 있었다.이 샘플은 장효연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까지 마친 작품으로, 에메랄드 목걸이였다.물론 사용된 것은 고급 천연 에메랄드가 아니라 인공 합성 에메랄드였다.커팅에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컸지만, 디자인 자체는 꽤 감각적이었다. 지나윤은 연신 칭찬을 건넸고, 그 말에 장효연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장효연 역시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고, 아직 지나윤의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예전의 자신과 비교하면 발전이 뚜렷했기에, 지나윤이 격려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들뜨면 안 된다고 자신을 다잡고 있었다.“죄송한데, 누굴 찾아오셨나요? 이곳은 J디자인 스튜디오 사무 공간이라 외부인은 자유롭게 들어오실 수 없어요.”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던 양나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성큼성큼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외모는 단정했고 옷차림도 세련됐으며, 금테 안경을 쓰고 있어 젊고 온화한 대학 교수처럼 보였다.양나언의 말이 떨어지자, 사무실 안의 다른 직원들도 이 낯선 방문객의 존재를 알아차렸다.우원재가 얼마 전, 가능하면 문지혁과는 다시 엮이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오늘 지나윤은 또다시 문지혁을 마주하게 됐다.문지혁은 지난번과는 다른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금테 안경은 그대로였고, 입가에는 세상 모든 게 하찮아 보이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 웃음은 문지혁 특유의 사람을 현혹하는 온화한 분위기를 한층 희석하고 있었다.이번에 문지혁은 혼자가 아니었고, 그 뒤에는 또 다른 사람이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지나윤은 문지혁의 방문이 불쾌했고, 솔직히 말해 반감마저 들었다.하지만 문지혁의 뒤에 선 그 사람에게는 조금 흥미가 갔다.상대는 여자였다.A국 사람의 이목구비를 지녔지만, 금발의 굵은 웨이브 헤어를 하고 있었고, 메이크업과 옷차림 모두에서 유럽과 미국 패션계 거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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