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윤은 택배를 손에 들었는데 종이봉투였고, 이혼 합의서를 넣기에 딱 맞는 크기였다.지나윤은 사무실에서 바로 봉투를 뜯지 않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밤은 깊어졌고 삼호거리의 오래된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지나윤은 책상 앞에 앉아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냈는데, 이혼 합의서라는 다섯 글자가 제목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지나윤은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기억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 이전 이혼 합의서의 내용도 대체로 기억하고 있었다.이번 합의서는 적어도 앞부분만큼은 지난번과 완전히 같았다.보아하니 유시진은 돌아간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이혼 합의서를 다시 만들었지만,문구 속에 몰래 함정을 파두지는 않은 듯했다.조금 더 읽다 보니, 마침내 합의서 후반부에 이르렀다.예상대로, 뒤쪽 내용은 달라져 있었고, 다만 수정된 조항은 지나윤이 생각했던 방향과는 달랐다.유시진은 여전히 이혼 후 LD그룹 지분 10%를 지나윤에게 이전한다는 조항을 넣어두었지만, 그 앞에는 조건이 훨씬 많아져 있었고, 제약도 수없이 추가돼 있었다.예컨대, 이전받은 10퍼센트의 지분은 이혼 이후 지나윤이 임의로 양도하거나, 무상 증여하거나, 유상 매각하는 것 모두 불가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지나윤은 머리를 긁적였고 마음이 다소 복잡했다.지난번, 자신이 문지혁에게 지분을 주겠다고 한 일로 유시진이 그렇게까지 화를 냈던 기억이 선명했다.그런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다시 만든 이혼 합의서에 여전히 같은 내용이 들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 일 이후, 유시진은 분명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을 터였다.자신이 유시진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생각했을 것이었다.합의서를 끝까지 읽은 뒤, 지나윤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유시진은 이처럼 빈틈없이 제한 조건을 덧붙이면서까지 LD그룹 지분 10%를 자신에게 넘기려 했다.지나윤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마음 한켠에서는 유시진이 이혼 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자신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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