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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Kabanata 581 - Kabanata 590

738 Kabanata

제581화

지나윤은 한 손으로 귀를 막고 고개를 돌려 유시진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싫어요.”“그러면 어깨라도 좀 두드려 드릴까요?”“필요 없어요.”“그러면 발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지나윤은 말문이 막혔다.10분 후 회의는 다시 시작됐다.업무 인수인계 중이던 장우영은 자신의 후임인 유시진이 지나윤에게 직접 회의실에서 쫓겨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했다.“유 대표님,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장우영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러나 유시진은 굳게 닫힌 회의실 문을 바라보며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잘 되고 있어.”그러고는 옆에 선 장우영을 힐끗 바라봤다.입가에는 점점 더 자신감 있는 미소가 떠올랐다.“적어도 아직 해고되진 않았으니까.”장우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아, 그리고 유 대표님.”장우영이 말을 이었다.“지나윤 대표님께서 운정힐즈를 경매에 내놓으셨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유시진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운정힐즈는 유시진과 지나윤의 신혼집이었다.전 재산을 포기하고 나가면서 그 집은 자연스럽게 지나윤의 소유가 되었다.유시진은 부동산 자체에 미련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운정힐즈만큼은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그곳은 자신과 지나윤의 신혼집이었기 때문이다.지나윤이 그 집에 들어가 살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명의를 이전하자마자 경매에 내놓을 줄은 몰랐다.마치 단 하루도 더 소유하고 있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정말 냉정한 사람이네.”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은 허전하게 비어버린 느낌에 무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마치 가슴 한쪽에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답답하게 가라앉았다.“이미 팔린 건가?”장우영은 시간을 확인한 뒤 답했다.“오늘 오후 4시에 경매 시작이에요.”“그 집 가져와.”유시진의 지시는 간결하고 단호했다.이에 장우영은 잠시 멈칫했다.“상한선은요?”유시진은 대답하지 않은 대신 눈빛으로 답했다.그 눈빛에 장우영은 괜한 질문을 했다는 걸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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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주말, 지나윤은 방교훈의 개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흥업구로 향했다.이번에 방교훈이 연 이생원은 흥업구에서도 규모가 꽤 컸다.무려 3층 건물로 겉보기부터 상당히 화려했다.블루 페라리가 지상 주차장에 멈춰 섰고, 가장 먼저 차에서 내린 사람은 유시진이었다.그 시각, 주변에는 초청받아 온 손님들이 하나둘 모여 있었다.그 손님들은 하나같이 부유하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그리고 유시진을 본 순간 다들 표정이 일제히 굳었다.이혼 소송에서 전 재산을 포기하고 HF그룹을 전부 지나윤에게 넘긴 일은 이미 재계에 널리 퍼진 상태였다.물론 HF그룹은 잃었어도 유씨 집안의 다른 사업들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유시진이 이 자리에 나타난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사람들이 놀란 건 유시진의 차림새였다.유시진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고급 정장이 아닌 평범한 옷이었고, 거기에 새하얀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어딜 봐도 고급 세단에서 내리는 대표의 모습이 아니었다.오히려 대표의 운전기사에 더 가까워 보였다.그리고 곧이어 유시진의 행동이 사람들의 추측을 확신으로 바꿔 놓았다.유시진은 차 반대편으로 돌아가 정중하고도 예의 바르게 문을 열어 안에 있는 사람을 내려오게 했다.주변 사람 중 상당수는 곧장 이생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 옆에 서서 블루 페라리 쪽을 바라봤다.마치 곧 내릴 사람이 연예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차에서 내린 건 지나윤이었고, 순간 사방에서 몰리는 시선을 느꼈다.하지만 그 시선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유시진을 향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유시진은 지나윤과 나란히 걷지 않았고, 조금 뒤에서 따라오며 마치 경호원처럼 보호하는 것 같았다.“설마 소문이 진짜인 거야?”옆에서 누군가 수군거렸다.“아까 들었는데 유시진 대표 지금 지나윤 비서라네요.”“진짜예요?”“지금 모습 보면 거의 맞는 것 같아요.”“유씨 집안이 그렇게까지 몰락했어요? HF그룹 잃었다고 전처 비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눈치 없어요?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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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지나윤은 정말로 유시진을 배려하고 있었다.이미 이혼했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데도 자신이 사람들 앞에서 비웃음당하는 건 원하지 않았다.그러한 생각이 든 유시진의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이생원 안은 화려하게 차려입은 VIP들로 가득했다.그리고 방교훈은 1층 홀에 파티를 마련해 손님들에게 이생원의 보양식을 맛보게 하고 있었다.한 직원이 물을 들고 가다가 하마터면 지나윤과 부딪칠 뻔하자, 유시진은 재빨리 지나윤의 손을 잡아끌어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그 장면은 몇몇 사람의 이목을 아주 잘 끌었다.“지나윤!”백이천이 빠르게 걸어오더니 유시진의 손을 쳐내자 남자의 손등이 얼얼하게 아려왔다.그만큼 백이천의 힘이 셌다.“방 사장님이 널 부른 줄은 몰랐네.”“나도 네가 올 줄은 몰랐어.”지나윤이 담담하게 답했다.백이천은 지나윤이 이원호와 채윤화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러나 방교훈과 이원호, 채윤화의 관계를 생각하면 지나윤이 HF그룹 대표가 아니었더라도 초대받았을 것이다.백이천은 이번에 소속 기관을 대표해 참석했기 때문에 지나윤을 파트너로 데려오지 않았다.또한 유시진이 지금 지나윤의 비서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속으로는 유시진을 여러 번 욕한 것도 사실이었다.백이천은 자연스럽게 지나윤의 등을 받치며 함께 방교훈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그리고 유시진은 수행비서처럼 뒤를 따르며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유시진이 고개를 돌리자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다가오는 문지혁이 보였다.문지혁의 얼굴에는 노골적인 조소가 띄어 있었으나 유시진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지금 상태도 나쁘지 않아. 월급도 50만 원이나 받거든.”문지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손을 저었다.“오해했네. 내가 말한 건 비서 얘기가 아니야.”유씨 집안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HF그룹을 잃었다고 해도 유희봉이 건재한 한 유씨 집안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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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유시진의 표정이 썩어갈수록 문지혁의 기분은 더 좋아졌다.비록 지나윤이 끝내 자신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유시진도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유시진은 백이천과 문지혁 사이에 둘러싸인 지나윤을 바라봤다.가슴이 답답하게 조여들었고 숨쉬는 것조차 점점 힘들어졌다.멀지 않은 곳에서는 이준혁이 말없이 지나윤을 지켜보고 있었다.“여보, 왜 그래? 갑자기 표정이 왜 이렇게 굳었어?”이준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여자는 드림 테크놀러지 회장의 손녀이자 자신의 아내였다.이준혁은 결혼했고 결혼식에는 지나윤과 유시진을 초대하지 않았다.과거 지나윤에게 자극을 받은 이후, 이준혁은 이를 악물고 더 노력했다.그리고 동시에 타협을 선택했다.지나윤에게 자신이 유시진보다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그래서 드림 테크놀러지와 정략결혼을 선택했고 NS그룹을 더 키워내려 했다.이준혁은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자신이 유시진보다 더 뛰어나고 더 강해지기만 하면, 지나윤과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을 거라고.하지만 이준혁은 씁쓸하게 웃었다.하룻밤 사이에 유시진은 HF그룹을 잃었고, 지나윤은 그 자리를 대신해 새로운 대표가 되었다.지금의 지나윤은 유시진이 필요 없었고, 본인 역시 필요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하물며 자신은 이미 기혼자였고, 지금 당장 이혼하겠다고 말한다 해도 지나윤이 받아줄 리 없었다.이러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이준혁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지나윤의 곁에는 유시진이 아니더라도 항상 다른 남자가 있었다.지금의 백이천처럼 말이다.‘결국 나랑 지나윤은 인연이 아니었던 걸까?’이준혁이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회전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내려왔다.“대표님...”방교훈이 눈짓으로 위를 가리키자 지나윤은 고개를 들어 계단 쪽을 바라봤다.이원호와 채윤화가 보였지만 둘보다 앞에서 내려오는 이안영이 훨씬 더 시선을 끌었다.이안영은 늘 그렇듯 금빛 웨이브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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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젊은 남자 한 명이 갑자기 지나윤에게 물었다.반면, 지나윤은 상대를 잘 알지 못했고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하지만 방교훈에게 초대받았다는 건 분명 이름 있는 인물일 터였다.“음, 아마 맞을 거예요.”지나윤의 대답은 다소 애매했다.“아마라니요. 대표님은 본인이 착용한 목걸이의 출처를 모르시는 건가요?”“제가 직접 산 게 아니어서요.”지나윤이 가볍게 말하자 그 사람은 곧바로 손가락으로 딱하고 튕겼다.“역시 그렇군요! 유시진 대표님이 그 목걸이를 대표님께 드린 거네요.”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시진은 순식간에 모든 시선의 중심이 되었다.“그날 이안영 씨 생일 때, 유시진 대표님 어머님께서 대표님이 7천만 달러를 들여 P국 왕실 대대로 내려오던 67캐럿 옐로 다이아 목걸이를 낙찰받았다고 하셨어요.”“이안영 씨에게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다고 했는데, 정작 대표님은 그 목걸이는 그 사람에게 줄 게 아니라고 했죠.”“그런데 그걸 결국 지나윤 대표님께 드린 거였군요.”순식간에 유시진, 지나윤, 이안영 세 사람의 관계가 현장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화제가 되었다.지나윤은 무심코 목에 걸린 커다란 옐로 다이아 목걸이를 손으로 만졌다.이제야 알 것 같았다.왜 이안영이 자신을 보는 순간 그렇게 강한 적의를 드러냈는지.이안영은 분명 오늘 자신이 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개업식에 온 것을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고 망신 주려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사실 이건 정말 우연이었다.드레스가 단순했기 때문에 지나윤은 화려하고 복잡한 액세서리를 매치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리고 이 목걸이는 최근에 받은 것이었고, 착용해 보니 잘 어울려서 선택했을 뿐이었다.그러나 지나윤은 이안영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이안영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이안영의 몫이었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계단을 내려온 이안영은 곧장 지나윤 앞에 섰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했다.한 사람은 화려했고, 한 사람은 절제된 모습이었다.또한 한 사람은 감정을 드러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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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대표님, 이쪽 에어컨이 너무 세게 나오고 있어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이안영이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했다.동시에 유시진은 자신의 재킷을 벗어 지나윤의 어깨에 걸쳐주었다.이쪽은 확실히 냉기가 강했고, 지나윤은 찬 바람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그러나 지나윤은 자신이 춥다는 걸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이 유시진일 줄은 몰랐다.어깨에 걸쳐진 유시진의 재킷에서는 은은한 체온이 느껴졌고, 놀라울 정도로 따뜻했다.맞은편에서 이안영은 추위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연달아 몇 번이나 재채기했다.그러고는 이안영은 사납게 유시진을 노려봤다.“빈털터리로 나갔다고 해서 나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유시진의 시선이 이안영에게 향했는데 그 눈빛은 냉기보다 더 차갑게 식었다.“이안영 씨, 괜한 걱정을 하시네요.”남자의 타고난 스마일 입꼬리가 옅게 올라갔다.“제가 빈털터리로 나온 건 대표님 비서 하려고 그런 거지, 이안영 씨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유시진 씨!”이안영은 눈을 크게 뜨며 게거품을 물었다.“지나윤.”그때 백이천이 지나윤의 팔을 붙잡았다.“이안영 씨가 네 비서랑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두 사람만 이야기할 시간 좀 드리는 게 어때?”여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백이천은 이미 지나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유시진의 깊은 눈동자에는 멀어져 가는 지나윤의 길고 가느다란 뒷모습이 비쳤다.그 뒷모습이 멀어질수록 가슴은 점점 더 답답해졌다.“유시진 씨, 지나윤 씨는 애초에 당신을 안 좋아해요. 그렇게 매달리는 거 재미있어요?”이안영의 날 선 말이 유시진의 시선을 끌어당겼다.유시진은 짙은 화장을 한 이안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웃었다.“나도 이안영 씨 안 좋아하는데, 이안영 씨는 나한테 그렇게 매달리는 게 즐겁나 봐요?”“유시진 씨!”이안영은 손을 들어 유시진의 뺨을 치려 하던 그때 지나윤이 고개를 돌리다가 그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이안영의 손은 유시진의 얼굴에 닿지 못했고, 남자는 재빨리 막아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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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얼마 전, 지나윤이 유시진과 정식으로 이혼하던 날, 고아라와 백이천을 불러 함께 식사하며 축하하자고 했다.그러나 고아라는 거절했다.예전에 네 사람이 함께 만났을 때 지나윤과 고진수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가 마음에 걸려서가 아니었다.그 며칠 동안 고아라의 기분이 확실히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둘의 관계는 다툼이라기보다 냉전이었고, 게다가 고진수 쪽에서 일방적으로 시작된 냉전이었다.그래서 고아라는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놀이공원에서 함께 불꽃놀이를 보던 순간까지만 해도, 분명 고진수와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러나 갑자기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기 시작하더니, 바로 어제 고진수는 이별을 통보했다.고아라가 아무리 붙잡고 애원해도, 고진수는 단호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했다.고진수는 자신의 마음이 변했다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고아라에게 말했다.충격적인 소식에 고아라는 밤새 울었고, 지금까지도 두 눈이 붉게 부어 있었다.고진수가 오늘 이생원 개업식에 참석한다는 것을 안 고아라는 변장까지 하고 몰래 이곳으로 찾아왔다.먼지 하나 없는 창문을 통해, 고아라는 고진수가 웃고 있는 모습을 또렷하게 보았다.그리고 그 깊은 눈빛은 한 번도 지나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고아라는 여자였고, 여자에게는 직감이라는 것이 존재했다.고진수가 지나윤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는 순간, 남자가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 바로 지나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미 울어 붉어진 눈에서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고진수가 속한 회사는 HF그룹과 협력 관계였고, 지금 HF그룹은 지나윤의 것이었다.그랬기에 고진수와 지나윤 사이에 접점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고아라의 생각은 달랐다.그날 네 사람이 함께 만났을 때, 지나윤이 먼저 고진수에게 다가간 것이 계기였다고 여겼다.“그럼 나는 뭐야?”고아라는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가슴은 아프면서도 분노로 가득 차 이게 도대체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를 것 같았다.지나윤에게는 이미 백이천이 있었다.설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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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운상연.지나윤은 룸 하나를 예약했다.“곧 고진수 씨 올 거니까 이제 나가도 돼.”지나윤은 뒤에 서 있는 유시진을 돌아보며 말했다.그러나 유시진의 얼굴은 조금 굳어 있었다.“내가 안 나가겠다고 하면?”“비서인 네가 나의 지시를 안 따를 자격은 없어.”지나윤의 말투는 거칠지는 않았지만 단호해서 전혀 물러설 여지가 없었다.유시진은 잠깐 멈칫하더니 지나윤을 바라봤다.지나윤의 아름다운 얼굴에서는 더 이상 예전처럼 조심스럽고 눈치 보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이에 유시진은 억지로 쓴웃음을 지었다.“알겠어. 대신 조심해.”유시진의 단단한 손이 가볍게 지나윤의 어깨를 두드렸다.사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자신도 잘 몰랐다.고진수는 셀레스트 매드 직원이고, FZZL 프로젝트 때문에 특별히 채용된 유전학 전문가였다.그래서 고진수는 HF그룹의 협력자이기도 하고, 동시에 지나윤의 협력자이기도 했다.단순히 같이 식사하는 자리일 뿐인데, 유시진이 걱정할 이유는 없었다.유시진은 원래 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좋다고 생각해 왔다.그런데 고진수라는 사람은 도무지 읽히지 않았다.기억을 떠올려보면 이렇게까지 파악이 안 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보통 이 정도면 속이 정말 깊은 사람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었다.룸에는 지나윤 혼자만 남았고, 잠시 기다리자 고진수가 도착했다.“대표님...”고진수는 지나윤 맞은편에 앉으며, 어려 보이는 얼굴에 친근한 미소를 지었다.“아라랑 헤어졌어요?”지나윤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지나윤의 표정이 진지하자, 고진수 입가의 장난스러운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맞아요.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요.”“왜요?”“그게...”고진수는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물컵을 잡았다.“내 마음이 변한 걸 깨달았어요. 아라보다 나윤 씨한테 더 관심이 간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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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이 길은 HF그룹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었다.“쇼핑몰 가.”“쇼핑몰?”지나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러나 유시진은 정말로 차를 몰아 쇼핑몰 주차장에 세웠다.고가도로를 지나 이곳은 A시 새로운 개발구였고, 이 쇼핑몰도 새로 생긴 곳이라 지나윤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왜 여기로 데려온 거야?”“옷 하나 새로 사. 지금 입은 옷은 불편하잖아.”유시진의 말을 들은 지나윤은 고개를 숙여 자기 옷을 내려다봤다.지금 지나윤은 개업식 때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있었다.다만 고진수를 만나러 갈 때 목에 걸었던 옐로 다이아 목걸이만 벗은 상태였다.“뭐가 불편해? 마라톤이라도 뛰러 가는 것도 아니고?”지나윤의 말에 유시진이 웃음을 터뜨렸다.“마라톤은 아니고, 다른 거 하러 가. 어쨌든 이런 드레스는 불편해.”유시진은 지나윤의 손을 잡고 그대로 쇼핑몰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그리고 지나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쇼핑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유시진의 손을 뿌리쳤다.“유시진, 네 위치 좀 생각해.”지나윤이 화를 내자 유시진은 머쓱하게 손을 거뒀다.지나윤은 유시진이 뭘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남자를 따라 여성 의류 매장에 들어갔다.여성 의류 매장이라기보다 스트리트 브랜드 매장에 가까웠고, 유시진은 지나윤에게 캐주얼 의상 두 벌을 골라줬다.“가서 입어봐.”자꾸 명령하는 유시진에 지나윤은 팔짱을 낀 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봤다.“왜? 네가 사주려고?”비아냥거리는 지나윤에 유시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나 월급 50만 원이잖아. 이 브랜드 못 사.”지나윤은 말문이 막혔다.수백억짜리 악세사리 사던 사람이 지금 와서 돈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지나윤은 유시진이 고른 캐주얼 의상 두 벌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기억 속에서 유시진은 항상 채연서가 좋아하는 색인 핑크색 옷을 골라줬다.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한 벌은 올 블랙이었고, 다른 한 벌은 연한 파란색에 약간의 패턴이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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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같이 뛰어내리시겠다는 거죠?”“두 분 다 번지점프 경험이 없으시잖아요. 다칠 수도 있어요.”직원이 유시진과 지나윤에게 그렇게 주의를 줬다.“네, 같이 뛸 거예요.”유시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지나윤은 절벽 끝에 선 채, 옆에 있는 유시진을 돌아봤다.휭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불자 지나윤의 머리카락은 마구 흩뜨려졌다.“넌 내가 너랑 같이 뛰어내리고 싶은지 물어본 적도 없잖아.”지나윤이 그렇게 말하는 동안, 유시진의 손이 먼저 뻗어왔다.유시진은 인내심 있게 지나윤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지나윤의 기억 속에서 유시진의 손은 차가웠다.마치 차갑고 냉정한 유시진처럼 말이다.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절벽 위에 서 있었고, 바닷바람이라 그런지 짜고 거친 바람이 불어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나윤은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상태라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분명 추위에 바들바들 떨었을 것이다.그리고 제일 이상하게 느껴진 건 따뜻한 유시진의 손이었다.조금 거친 손끝이 무심코 지나윤의 뺨을 스쳤고, 살짝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도 온기가 담겨 있었다.그 온기는 너무 미약해서 원래라면 티도 나지 않았을 텐데, 이상하게도 지나윤의 온몸을 덥혀주고 있었다.유시진은 지나윤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준 뒤에야 천천히 대답했다.“내가 너랑 같이 뛰고 싶은 거야.”직원은 유시진과 지나윤이 모두 지나치게 침착한 걸 보고,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한 뒤 두 사람에게 안전장비를 착용시켜 주었다.절벽 끝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래쪽에는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보였고 바다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그랬기에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현기증이 몰려오는 것 같고 몸이 붕 뜨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그러니 다리에 힘이 풀리고 공포를 느끼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지나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처음 번지점프를 하는 건 맞았지만, 극한을 넘나드는 자극과 목숨이 아슬아슬하게 걸린 긴장감은 레이싱카를 몰 때와 크게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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