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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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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백이천의 머릿속에 유시진의 모습이 떠올랐다.‘지금의 유시진은 지나윤의 비서이자 동시에 운전기사야. 그러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지나윤은 유시진과 함께 있을 가능성이 높아.’그 생각이 든 백이천은 주먹을 꽉 쥐고 핸들을 세게 내리쳤다.이번에는 지나윤과 유시진이 완전히 이혼했으니 더 이상 유시진에게 얽매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유시진이 이렇게까지 뻔뻔하게 굴며 끝까지 매달려 비서 자리까지 차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미 이혼했는데도 두 사람은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없을 정도로 붙어 다니고 있었다.자꾸 자신과 지나윤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백이천은 이를 악물었고 늘 온화하던 얼굴에 드물게 분노가 스쳤다.백이천은 핸들을 급하게 꺾었고 하얀 렉서스는 빠르게 질주하며 HF그룹을 떠났다.이 시간, 불빛으로 가득하던 도시는 점점 잠에 들기 시작했고 하나둘 불이 꺼지고 있었다.하지만 한 거리만큼은 깊은 밤에도 낮처럼 밝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유시진은 땅콩 음료 두 병을 사서 그중 하나를 지나윤에게 건넸다.그러자 지나윤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챘다.“왜 그래?”유시진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네가 이런 데서 밥 먹는 것도 가능할 줄은 몰랐어.”지나윤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봤다.여기는 야시장이고, 두 사람은 지금 길가의 꼬치집에 그것도 바깥 자리에 앉아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유시진이 걸어오면서 사 온 각종 길거리 음식이 놓여 있었다.어묵, 구운 치즈, 타코야키, 떡볶이, 불닭볶음면, 그리고 구운 옥수수까지 있었다.그리고 지금은 주문한 꼬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번지점프를 하고 난 뒤, 지나윤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다.겉보기에는 번지점프가 체력을 많이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력과 정신력을 상당히 소모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였다.특히 극한 운동을 끝낸 뒤 찾아오는 해방감은 오히려 더 빨리 배고프게 만들었다.유시진은 지나윤의 비서로서 당연히 운전하며 식당을 찾았다.이 시간에도 선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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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네가 웃기다고?”유시진은 고개를 기울이며 지나윤을 바라봤는데 그 눈빛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지나윤은 차갑게 식은 땅콩 음료를 한 모금 마시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너 알아? 너랑 결혼했을 때 나 요리책 엄청 많이 샀어. 종이책도 있고 전자책도 있고.”“네가 위가 안 좋으니까 네 엄마가 몇 번이나 당부하면서 요리할 때 조심하라고 했거든.”“이건 넣으면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간이 너무 세면 안 되고, 네 위에 안 좋을까 봐 걱정된다고.”“그렇다고 맛이 없으면 또 안 되고, 넌 안 먹으려고 하고 나한테도 계속 차갑게 굴었잖아.”이 말을 하는 지나윤의 얼굴에는 옅은 씁쓸한 웃음이 떠 있었고 눈빛은 전혀 흔들림 없이 차분했다.하지만 그 말을 듣는 유시진의 가슴은 갑자기 큰 돌이 눌린 것처럼 답답하고 아파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그때 나는 매일 요리하고 집안일하는 거 말고는 계속 요리책만 연구했어.”“요리책대로만 하면 안 되고 네 입맛이랑 위 상태까지 맞춰야 했고 영양 균형도 맞춰야 했어.”“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완전 바보 같았던 것 같아. 지금 너 야시장에서 이렇게 자극적이고 영양가치도 없는 거 먹으면서도 잘만 먹잖아.”지나윤은 말을 마치고 두부꼬치를 하나 집어 들었고 맛있다는 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유시진도 같은 꼬치를 하나 집어 들었다.똑같은 두부꼬치였지만 유시진의 입에는 전혀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씁쓸한 맛뿐이었다.그러나 꼬치든 아까 사 온 간식이든 하나도 남지 않았고 둘이 모두 열심히 먹어치웠다.그리고 확실히 지나윤이 유시진보다 더 많이 먹었다.유시진이 차를 몰아 지나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동시에 익숙한 흰색 렉서스를 발견했다.이 차가 여기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지나윤은 백이천이 꽤 오래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라고 느꼈다.유시진은 차를 세운 뒤 먼저 내려 지나윤을 위해 차 문을 열어줬고 비서답게 행동했다.지나윤이 차에서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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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전부 백이천이 건 전화였다.지나윤은 번지점프를 할 때 휴대폰을 가져가지 않았고 차로 돌아온 뒤에도 휴대폰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그래서 백이천이 이렇게 많은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미안해 이천아, 휴대폰을 못 봤어.”지나윤이 미안한 표정으로 백이천에게 사과했다.백이천이 화가 난 이유는 지나윤이 전화받지 않아서가 아니었다.왜 전화가 온 걸 보지 못했는지, 왜 휴대폰을 들고 있지 않았는지가 문제였다.유시진과 함께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휴대폰을 보지 못했는지 때문이었다.“무슨 급한 일 있었어?”지나윤의 질문에 백이천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급한 일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저 지나윤과 저녁을 함께 먹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계속 전화를 받지 않자 점점 초조해졌고 화도 나게 된 것이었다.“급한 일...있어.”백이천은 지나윤의 대각선 뒤에 서 있는 유시진을 힐끗 바라봤다.“근데 여기서 말하고 싶진 않아.”지나윤은 백이천이 유시진을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아챘기에 남자를 한 번 바라봤다.유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은 냉랭했고 온몸에서 백이천을 향한 노골적인 적의가 느껴졌다.그 적의는 백이천 역시 마찬가지였다.지나윤은 지금 자신이 없었다면 두 사람이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그럼 백이천, 우리...”“내 차 타.”백이천은 손을 뻗어 지나윤의 손을 잡았고, 여자는 그 손에 이끌려 하얀 렉서스에 올라탔다.그리고 유시진은 자신의 눈앞을 지나가는 백이천의 차를 그대로 지켜봤다.차 안에는 지나윤이 타고 있었고, 이 늦은 시간에 백이천이 어디로 데려가는지 유시진은 알 수 없었다.다만 지나윤이 자기 손은 뿌리쳤으면서 백이천의 손은 뿌리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실했다.허탈함이라는 차가운 물에 온몸이 잠식된 것처럼 몸이 차갑게 식는 것 같았다.하지만 유시진은 오래 서 있지 않았고 곧바로 블루 페라리에 올라탔다.그러고는 차를 시동 걸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얀 렉서스를 뒤따라갔다.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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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응...”지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유시진 지금 내 비서야.”“단지 그것 때문이야?”지나윤은 잠시 멍해졌다.눈앞에 있는 백이천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자 지나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백이천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이천아, 나 유시진이랑 재회 안 할 거야.”말은 담담하게 했지만 백이천을 바라보는 눈빛은 단호했다.그리고 그 말에 백이천은 긴장감에 참았던 숨을 천천히 삼켰다.벡이천이 지나윤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었지만 유시진이 항상 지나윤 곁을 맴도는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해고할 수는 없는 거야?”“나...”“계속 입버릇처럼 다시는 같이 재회 안 한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곁에 두고 떨어지지 않게 하잖아. 나윤아, 너 이거 모순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백이천의 추궁받자 지나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시진을 곁에 둔 건 결코 아직도 남자에게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었다.그저 유시진을 비서로 두면 적어도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할 수 있고, 동시에 그 능력을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또한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비굴하게 유시진을 모셨던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유시진이 자신의 비서가 되었으니, 조금이라도 통쾌하지 않았다면 그건 분명한 거짓말이었다.마음속은 수없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지만 지나윤은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백이천은 말하려다 멈춘 듯한 지나윤을 바라보다가 미안함이 가득 담긴 눈을 떨궜다.“미안해, 네 사적인 일에 내가 끼어들면 안 됐는데...그래도...”“사과 안 해도 돼, 나 걱정해서 그런 거잖아.”지나윤의 말을 들은 백이천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나윤아, 나는 친구로서 널 걱정하는 게 아니야.”백이천이 눈을 떼지 않고 뜨겁게 바라보자 지나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나는 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질투도 나고 참을 수가 없어...”“이천아...”지나윤은 두 손을 꽉 쥐었다.백이천의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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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지나윤은 지금 백이천에게 한 줄기의 희망을 준 상태였다.만약 마지막에 백이천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주게 될지도 몰랐다.식당 밖.유시진은 블루 페라리 안에 앉아 장우영과 통화 중이었다.정확히 말하면 장우영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대표님, 지나윤 대표님의 과거 관련 기록은 전부 봉인되어 있어요.]그 말에 유시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출생 시기와 장소, 가족 상황, 초등학교와 중학교 경력까지 전부 확인이 안 돼요. 겉으로 보면 이씨 집안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여요. 다만...]“다만 뭐?”[이씨 집안이 C국으로 이주하기 전에는 사업 중심이 A국에 있었는데 A시는 아니예요.]“응.”유시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유시진은 이씨 집안이 A국에서 하던 사업에 대해 어느 정도 기억이 있었다.당시 이씨 집안은 폭죽 사업을 주로 했고 유씨 집안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으며 그때는 많이 어렸었다.이후 이씨 집안은 A국에서 축적한 자금을 들고 C국으로 넘어가 순식간에 성장하며 C국 뒤를 받치는 갑부가 되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나윤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였다.‘봉인된 지나윤의 과거...’“이씨 집안, 양녀...”“대표님, 뭐라고 하셨죠?”유시진의 중얼거림에 장우영이 반응했다.“장 비서...”[네, 대표님.]“지나윤이랑 이씨 집안 관계는 그만 조사해.”이미 기록이 봉인된 이상 억지로 조사해도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다.“이번에는 이안영을 조사해. 이씨 집안이 왜 이안영을 양녀로 들였는지.”[네, 그럴게요.]유시진은 전화를 끊고 차창 너머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해산물 식당을 바라봤다.지나윤과 백이천은 이미 오래전에 들어갔다.분명 저녁에 야시장에서 그렇게 많이 먹었으니 더는 먹지 못할 텐데 아직까지도 지나윤은 나오지 않았다.착잡해진 유시진은 좌석 머리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혹시 지나윤이 이런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는 걸 더 좋아하는 걸까?’지나윤이 고진수를 만난 이후부터 유시진은 지나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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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그래서 유시진은 지나윤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을 때 문득 번지점프를 떠올렸다.번지점프는 사실 유시진도 무서웠다.하지만 지나윤이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목숨 걸고 함께한 것이었다.결과적으로 지나윤은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더 용감한 모습을 보였고, 유시진은 자신이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는 걸 느꼈다.야시장에 가서 밥을 먹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엄격한 규칙과 예절이 많은 고급 식당보다 야시장은 가식을 벗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기 더 쉬운 곳이었다.유시진은 자신이 지나윤을 데리고 간 곳이나 먹으러 간 것들이 모두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이고, 기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백이천의 등장은 두 사람 사이의 어렵게 만들어진 좋은 분위기를 단번에 깨뜨렸다.이러한 사실들에 유시진은 원통했는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눈을 떴다.그리고 그 눈에는 백이천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마침내 유시진은 지나윤과 백이천이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두 사람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고 마치 기분 좋은 식사를 한 것처럼 보였다.유시진은 곧바로 차를 몰아 두 사람 앞에 세웠다.“지나윤 대표님.”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직접 뒷좌석 문을 열었다.“타세요.”말투는 매우 공손했지만 어조와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전혀 ‘타세요’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았다.그저 3글자일 뿐이었지만 지나윤은 순간 강한 압박과 위압감을 느꼈다.대표일 때든 비서일 때든 유시진의 기세는 늘 사람을 압도했다.백이천은 유시진이 따라온 것을 보고 놀라며 표정이 살짝 굳었다.“지나윤은 내가 데려다줄거니까 이만 퇴근해도 돼요.”백이천이 그렇게 말했지만 유시진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남자의 시선에는 오직 지나윤만 있었다.“지나윤 대표님, 대표님을 집까지 모시는 건 제 업무예요.”단호하게 말하는 유시진에 지나윤의 가느다란 몸이 미세하게 움직였고, 백이천은 여자의 손을 잡았다.그리고 유시진이 보는 앞에서 손가락을 끼워 지나윤과 손을 맞잡았다.지나윤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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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그리고 지금은...지나윤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 않는 이유가 여전히 유시진 때문인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유시진에게 너무 깊은 상처를 입어서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사랑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인지도 몰랐다.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지나윤은 미간을 점점 더 깊게 찌푸려졌다.‘정말로 백이천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는 걸까?’사실 이는 자신에게도 하나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했다.지나윤이 집에 돌아왔을 때 옆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를 들었다.이번에는 유시진이 쇼팽의 야상곡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었다.유시진의 피아노 실력이 실력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못 치는 수준도 아니었다.하지만 이번 연주는 분명 이전과 달랐고 어딘가 흐트러져 있어 완성도가 떨어졌다.지나윤은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며 물건을 정리하는 동시에 옆집에서 들려오는 선율을 들었다.피아노 소리는 연주자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고 지나윤은 늘 그렇게 생각해 왔다.오늘 밤 유시진의 연주는 피아노를 연주한다기보다 억눌린 감정을 쏟아내기 위한 수단처럼 들렸다.지나윤은 자신이 백이천과 손을 맞잡고 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유시진이 본 것이 확실히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생각했다.‘유시진이 스스로 그만둔다면 좋을 텐데...’지나윤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오늘은 FZZL 시스템이 정식으로 출시되는 날이었다.이 AI 보조 진료 시스템은 개발 초기부터 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하지만 누구도 FZZL 시스템이 시장에 출시될 때, HF그룹의 대표가 유시진에서 지나윤으로 바뀔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HF그룹의 주가는 급등했고, 이는 예상된 일이었다.주가보다 지나윤이 더 신경 쓰는 것은 유시진이 언제 사직서를 낼지였다.하지만 유시진은 여전히 이전과 다르지 않았고 비서로서 매우 성실하게 지나윤의 곁을 지키며 늘 따라다녔다.대표실에서 유시진이 나가기 직전 지나윤은 갑자기 업무와 관련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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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한 번은 고아라가 고진수와 함께 산책하다가 공원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공원 안에는 한쪽에 꽃밭이 있었고, 그곳에는 해바라기가 가득 심어져 있었다.넓게 펼쳐진 해바라기들은 마치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났다.그때, 고진수가 고아라에게 말했다.“만약 꽃으로 너를 표현해야 한다면, 그건 해바라기일 거야.”“왜?” 고아라는 고개를 갸웃하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진수를 바라봤다.그러자 고진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너도 해바라기처럼 밝고 눈부시게 예쁘니까.”그때의 고아라는 마치 큐피드의 화살이 가슴에 꽂힌 것처럼,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그리고 지금 사무실에 서서 커다란 해바라기 꽃다발을 안고 있는 고아라의 심장은 통제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뛰고 있었다.“설마...”‘정말로 고진수가 보낸 걸까?’고아라는 입을 크게 벌린 채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였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기억 속에서 자신을 해바라기 같다고 말해준 사람은 오직 고진수뿐이었다.‘그런데 고진수가 왜 꽃을 보냈을까? 이미 나에게 이별을 고했던 사람인데?’게다가 꽃다발에는 어떤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다.결국 고아라는 마음이 싱숭생숭해 더 이상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없었다.퇴근 후, 고아라는 그 큰 해바라기 꽃다발을 안고 어쩔 줄 몰라 했다.몇 번이나 휴대폰을 꺼내 고진수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히지만 고진수가 이별을 말했고, 또 지나윤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자 가슴이 아파 차마 먼저 전화를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어느새 학원 입구에 한참을 서 있었고,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서야 고아라는 발걸음을 옮겨 주차장으로 향했다.막 꽃다발을 차 안에 넣으려던 순간, 문득 시야 한쪽에 벽 모퉁이에 숨어 있는 한 사람이 들어왔다.그 사람은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다.‘고진수?’정말로 자신이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고진수라는 사실에 고아라는 깜짝 놀랐다.눈이 마주친 순간, 벽 뒤에 숨어 있던 고진수는 고개를 돌리더니 곧바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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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이 시간에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고진수는 고아라를 데리고 다리 위로 올라갔다.고아라는 두 손으로 다리 난간을 짚고 고진수는 그 위에 등을 기대고 섰다.호수 위로는 물결이 반짝였지만, 주변은 꽤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 말이 없었고 한참 뒤에야 고아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나 오늘 해바라기 꽃다발을 받았는데, 그거 네가 보낸 거야?”고아라는 더듬거리듯 물었고, 마음속에는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응, 내가 보낸 거야.”망설임 없이 바로 인정한 고진수에 고아라의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곧 고아라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왜? 왜 나한테 꽃을 보내? 너 이제 나 안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나랑 이미 헤어진 거 아니었어?”말하다 보니 또 눈물이 날 것 같자 고아라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그저 고진수에게 차였을 뿐인데, 이렇게 계속 울어야 할 정도인가 싶었다.분명 고아라는 이런 사랑에 빠져서 약해지는 여자를 가장 싫어한다고 생각해 왔었다.근데 정작 고진수를 사랑하게 된 뒤로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던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생각이 깊어질수록 숨이 막히는 것 같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가슴이 아프지 않게 할 수도 없었고, 고진수에게 끌리지 않게 할 수도 없었다.고진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고아라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여자의 얼굴을 감쌌다.마치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러웠다.고아라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들어 올려 고진수와 시선을 마주했다.어둠이 내려앉은 밤, 고진수의 눈은 별보다 더 밝았고 부드럽고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그 눈을 보자 고아라는 자기 심장 소리가 마치 쿵, 쿵, 북을 치는 것처럼 요란하게 들려왔다.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고아라가 반응하기도 전에, 고진수는 이미 입술을 여자의 입술 위에 포갰고다.그리고 꽤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여자는 눈을 크게 떴다.그러나 고진수는 자연스럽게 고아라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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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윈드호텔 입구 앞에서 고아라는 조금 망설였다.‘지금 나랑 고진수는 재회한 사이인 걸까?’‘고진수가 아직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재회 한거나 다름없는 게 아닐까?’고아라는 계속해서 마음속으로 그렇게 자신을 설득했다.만약 아직도 헤어진 상태라면, 지금 고진수를 따라 호텔까지 온다는 건 너무 부적절한 일이었다.“왜 그래, 아라야?”고아라의 망설임을 눈치챈 고진수가 먼저 물었고, 남자의 눈에는 상처받은 기색이 스쳤다.“설마 이제 나 안 사랑하는 거야?”“아, 아니야...”“그럼 문제없지.”결국 고아라는 고진수에게 이끌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사실 들어오기 전에도 고아라는 몇 번이나 고진수에게 아까 말했던 사정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딱히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결국 고아라는 고진수가 하자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진수가 아직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으니 그게 거짓말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다.왜냐하면 고진수는 마치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을 원하고 있었으니까.고아라는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글이 떠올랐다.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려면, 먼저 욕망이 있어야 한다는 말.순간 얼굴이 붉어졌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온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이번의 고진수는 예전보다 훨씬 더 다정했고, 마치 자신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다루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차례로 샤워하고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의 공기는 어딘가 어색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고진수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자, 결국 고아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까 말했던 사정. 그게 뭐야?”말을 마친 뒤, 고아라는 슬쩍 곁눈질로 고진수를 살폈다.고진수의 표정은 갑자기 매우 굳어 있었고, 그 정도가 심해 마치 자신이 괜한 말을 꺼내 화나게 한 것처럼 느껴졌다.“왜 그래?” 고아라는 어깨를 움츠렸고 옆에 있던 고진수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려 여자를 바라봤다.시선이 마주치자 고진수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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