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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61 - チャプター 670

734 チャプター

제661화

“아니 계속 그랬던 건 아니고 아마 나이가 들면서 그런가 봐. 사람이 늙으면 자꾸 지난 일을 떠올리게 되잖아. 나도 그렇고, 네 엄마도 그래.”“점점 네가 더 보고 싶어지고 우리가 젊었을 때 얼마나 철없었는지, 부모로서 자격이 없었는지 너한테 너무 많은 걸 빚졌다는 생각이 들어.”지나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핵심만 말하세요. 그렇게 질질 끄는 사과는 이제 듣고 싶지 않아요.”지나윤의 얼굴에는 분노도, 실망도 없이 그저 옅은 미소만이 걸려 있었다.그 표정이 오히려 이원호의 가슴을 더 깊이 후벼 팠다.“나랑 네 엄마는 너한테 보상해 주고 싶어. 네 할아버지 유언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거든.”그 말을 듣는 순간, 지나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완전한 비웃음이었다.“어르신은 자기 며느리가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때, 그 자리에서 이 아이는 태어나지 말아야 했다고 말한 사람이에요.”“여섯 살도 안 된 친손녀를 한겨울에 맨발로 물속에 세워놓고 때리게 한 사람이기도 하고요.”“할머니의 죽음까지 아무 죄 없는 아이 탓으로 돌리고, 그걸 핑계로 소년원에 보내버렸죠.”“그렇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다 망가뜨려 놓고도 만족하지 못해서, 결국 집에서 내쫓고 이름도, 부모도 전부 잃게 했어요.”지나윤의 단호한 말이 이어질수록 이원호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채영아...”이원호의 눈가에 맺힌 물기가 흔들렸고 지나윤은 시선을 돌려 바다를 바라봤다.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생각보다 푸르지 않았다.하늘이 흐려진 탓인지 전체가 잿빛으로 가라앉아 있었다.“처음부터 유언에 기대 같은 건 하지 말았어야죠. 오히려 저한테 자선재단이라도 맡긴 게 놀라울 정도니까요.”이원호는 지나윤이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누가 봐도 자선재단은 제대로 된 유산이라고 할 수 없었다.지나윤은 결국 자선재단 하나를 떠안은 채, LY그룹에 묶인 직원처럼 그 운영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였다.“채영아, 네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랑 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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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지나윤의 검은 깃털처럼 짙고 긴 속눈썹이 천천히 들렸다.이런 곳에서 유시진을 마주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나 따라온 거야?”유시진은 지나윤 앞에 멈춰 섰고 블랙 다이아몬드처럼 짙은 눈동자는 조금도 평온하지 않았다.옆에 펼쳐진 바다처럼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었다.“그냥 네 경호원한테 물어봤을 뿐이야.”유시진이 낮게 말하자 지나윤은 걸음을 멈췄다.유시진이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지나윤은 굳이 왜 이곳에 왔는지 묻지 않았다.유시진의 표정만 봐도 할 말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곧 바닷바람이 지나윤의 긴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다.그때 지나윤은 문득 유시진이 오늘 왁스를 바르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했다.바람에 머리칼이 어지럽게 흩어졌지만, 평소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오늘 어르신이 돌아가셨어.”유시진이 담담하게 말했지만 남자의 앞에 서 있는 지나윤은 더 담담했다.“도대체 언제까지 나한테 숨길 생각이었어?”이번에는 유시진의 목소리에 미묘한 원망이 섞였다.“너야말로 이씨 집안 진짜 손녀라며. 이채영... 아니, 지나윤. 이경성 어르신의 친손녀고, 이원호 장관님 내외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유시진이 그 사실들을 늘어놓자 지나윤은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혈연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물론 중요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이미 지연순의 딸로 입적된 자신은 이씨 집안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맞아. 예전에 쓰던 이름은 이채영이었어.”지나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인정하자 유시진의 얼굴이 굳어졌고 짙은 눈썹이 깊게 찌푸려졌다.화가 난 표정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지나윤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이 사실을 이렇게 오래 숨겨왔다는 점이 유시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원래 오늘 유시진은 지나윤이 피아노 대회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그런데 심우림이 갑자기 지나윤이 급한 일이 생겨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공지했다.이에 객석에 앉아 있던 유시진은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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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넌 네가 이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도 말 안 했고, 그때 소년원에서 너랑 의지하며 살던 이쁜이라는 것도 숨겼지.”“지나윤, 우리 한때 부부였어.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였다고. 그런데 넌 끝까지 나를 속였어.”유시진의 단정적인 추궁에 지나윤의 마음은 싱숭생숭했다.마치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진 듯, 무엇 하나 제대로 짚을 수 없었다.“너야말로 내가 널 속였다고 말할 자격 있어?”지나윤은 깊게 숨을 들이켰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왔다.곧 이마에는 어느새 얇은 식은땀이 맺혔다.“그때 너 교통사고 났을 때 내가 구했어. 병실에서 나 봤을 때, 너 나 전혀 못 알아봤어.”“게다가 우원재가 너한테 여자친구 있다고까지 말했어. 그런 상황에서 내가 뭘 말해야 했는데 내가 뭘 할 수 있었겠어?”유시진의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앞에 서 있는 지나윤은 아까까지의 침착함은 온데간데없었고, 붉게 충혈된 눈이 그대로 드러났다.“네가 여자친구 있는 줄 알았으니까, 나도 얽힐 생각 없었어, 근데 네가 먼저 내가 다니는 학교 앞에 찾아와서 고백했잖아.”“나는 네가 소년원에서의 이쁜이는 잊었어도, 나라는 사람 자체를 다시 사랑하게 된 줄 알았어.”“근데 결국에는 뭐야. 난 그냥 채연서한테 복수하려고 쓰는 도구였던 거잖아.”“네 첫사랑은 채연서야. 아무리 착각했어도, 그 사람이 나일 수는 없었어.”쏟아지듯 이어지는 말에 유시진은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내 첫사랑은 너야. 너라고, 이쁜이라고.내가 채연서를 너로 착각한 거야.”“뭐?”지나윤은 순간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유시진은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때 피아노 대회에서 소리만 듣고 사람을 알아보려다, 채연서를 이쁜이로 착각했던 일까지 하나하나 털어놓았다.가까이 선 유시진의 눈에는 지나윤이 자신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가득했고,그 실수가 단순한 오해였다는 걸 받아주기를 바라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지나윤은 어깨를 들썩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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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LY그룹.지나윤은 이경성이 남긴 유산을 포기한다는 서류에 서명했다.“지나윤 씨,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신 건가요?”오현준은 서류를 한 번 훑어본 뒤,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지나윤은 가볍게 웃었고 표정은 한결같이 여유로웠다.“뭘 그렇게까지 고민할 게 있겠어요. 자선재단 하나가 그렇게 대단해 보여요?”“그건 아니죠. 지나윤 씨는 HF그룹을 이끄는 사람이니까, 작은 자선재단 정도는 눈에 안 들어오는 것도 당연하죠.”“오해하지 마세요.”지나윤은 손을 살짝 들어 보이며 말했는데 그 태도는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었다.“난 그냥 이 집안이랑 더 엮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그렇군요.”오현준은 더 묻지 않았다.지나윤이 유산을 포기하겠다고 했으니 자신은 절차대로 처리하면 그만이었다.두 사람은 앞뒤로 회의실을 나오던 그때 마침 이안영이 걸어오고 있었다.지나윤은 두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오현준은 품에 안은 서류를 더 끌어안으며 일부러 시선을 낮췄는데 마치 이안영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피하는 듯했다.이안영 역시 오현준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지나쳤다.사실 지나윤은 이씨 집안 사람들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그건 이안영도, 이경성의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방금의 장면은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이안영은 지금 LY그룹의 실질적인 권력자인데다가 이경성이 가장 아꼈던 양손녀였다.또한 오현준은 이경성의 수석 변호사였다.그런 두 사람이 마주쳤는데도 인사 한마디 없이 지나친다는 건 어딘가 이상했다.설령 이전에 몰랐다고 해도, 유언 발표를 통해 서로 얼굴 정도는 알게 되었을 터였다.그런데도 서로를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걸 보면 이는 분명 이상한 일인 것 같았다.‘둘 사이에 갈등이 있는 걸까? 그래서 일부러 모른 척하는 걸까? 아니면...’지나윤은 생각을 이어가다 발걸음을 돌렸다.그러고는 혼자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버튼을 눌렀다.겉으로 거리를 두는 건 오히려 관계를 숨기고 싶은 사람들의 방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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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이안영의 말에 오현준은 뭐라고 할지 몰랐다,객실 안의 분위기는 묘하게 달아올라 있었으나 오현준의 반응은 어딘가 어색하고 굳어 있었다.이에 이안영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밤은 변호사님이 즐길 차례시죠...”이안영은 그렇게 말하며 오현준을 장미 꽃잎이 흩뿌려진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렸다.하지만 오현준의 벨트를 풀어준 뒤에도 진도는 더 나아가지는 않았다.“아, 맞아요.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요...”오현준은 이안영의 유혹을 견디지 못했고 몸은 이미 반응을 한 상태였다.그런데 이안영은 바로 그 순간 일부러 멈췄다.“무슨 일이에요? 빨리 말해봐요.”“왜 그렇게 급하세요?”이안영은 거리낌 없이 오현준의 몸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할아버지의 그 진짜 유언 말이에요.”오현준은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어떻게 처리했어요?”“당연히 없앴죠.”“어떻게 없앴어요?”“불태웠어요.”이 몇 마디 질문은 이안영이 빠르게 던졌고, 오현준 역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이안영은 참지 못하는 표정의 오현준을 빤히 바라보다가 붉은 입술을 살짝 들어 올렸다.“거짓말은 아니신 것 같네요.”“지금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사이 아닌가요? 그러니 제가 아가씨를 속일 이유가 없잖아요.”그 말을 마친 오현준은 그대로 몸을 덮쳐 이안영을 침대 위로 밀어 눕혔다....HF그룹.지나윤은 오늘 썩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원래 LY그룹과 계속 협의 중이던 국제 철도 프로젝트가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는 소식이었다.상대는 대기업도 아니고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몇몇 소규모 회사들이 함께 맡은 형태였다.“대표님, 아직도 그 프로젝트 때문에 신경 쓰고 계세요?”애서린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코코넛 라떼 한 잔을 건넸다.“제가 직접 만든 건데 한번 마셔보세요.”지나윤은 한 모금 마셨다.코코넛의 달콤함이 커피의 쓴맛을 덮어 지금 상태의 지나윤에게는 오히려 잘 맞았다.“그만 신경 쓰세요. LY그룹이 우리 선택 안 한 건 그냥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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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해 질 녘, 노을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고 유씨 저택에도 하나둘 불이 켜졌다.지나윤은 이곳에 돌아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자신을 부른 사람은 유희봉이었다.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실에는 유희봉 혼자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랐다.유태산, 양화영, 심지어 오희란까지 모두 자리에 나와 있었다.그 분위기는 마치 사람을 몰아세우는 자리처럼 느껴졌다.지나윤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오희란은 오랜만에 지나윤을 보자마자 욕부터 퍼부으려 했다.오희란의 기억 속에서 지나윤은 언제나 묵묵히 일만 하는 주부였다.집안 배경도 변변치 않았고, 유시진과 결혼한 것 자체가 신분 상승이었다.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혼을 들먹이고, 바람까지 피우고, 결국에는 유시진이 빈털터리로 쫓겨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오희란은 지금도 지나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더이상 유씨 집안의 며느리가 아닌데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욕설이 목까지 차올랐음에도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지나윤의 뒤에는 여섯 명의 경호원이 따라붙어 있었다.검은 정장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올린 모습은 마치 소설 속에 나오는 냉정한 여성 CEO처럼 보였다.오희란은 지나윤이 회사를 이혼으로 얻어낸 거라고 비꼬고 싶었지만, 그 압도적인 분위기 앞에서는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유태산과 양화영 역시 처음에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그러나 막상 지나윤과 마주하자 두 사람은 동시에 웃으면서 비위를 맞춰줬다.“왔구나. 자, 여기 앉아라. 멀리서 오느라 힘들었지? 배도 고플 텐데, 우리가 미쉐린 셰프 불러서 음식 잔뜩 준비해 놓았어.”양화영의 말에 지나윤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이 집에서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대하는 건 처음이었다.‘무슨 부탁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이씨 집안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걸까?’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지만 지나윤은 곧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설령 유시진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다고 해도 그 성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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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할아버님이 저 부르셨잖아요. 그런데 왜 내려와서 같이 식사 안 하시는 거죠?”“그게...”지나윤은 양화영이 말을 망설이는 걸 보았다.“아버님은 지금 시진이를 돌보고 계셔.”지나윤의 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오희란이었다.오희란의 안색은 좋진 않았으나 예전처럼 지나윤을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유시진이 여기 있어요?”지나윤은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날 C국 바닷가에서 유시진은 그대로 바다에 쓰러졌고, 지나윤이 직접 끌어올려 육지로 옮겼다.그러고는 구급차를 불렀고 동시에 장우영에게도 연락했다.장우영은 구급차보다 더 일찍 도착했고, 남자가 도착하자마자 지나윤은 유시진을 그에게 맡기고 돌아섰다.장우영은 남으라고 했지만 지나윤은 거절했다.장우영이 있는 이상 유시진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으니까.그 후 경호원들과 함께 LY그룹에 가서 절차를 마친 뒤, 곧바로 A시로 돌아왔다.그 이후 유시진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했고 굳이 알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지나윤은 조용히 생선탕을 한 숟갈 떴다.분명 깊고 진한 맛이 나야 했지만,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나윤아, 시진이가 많이 아파.”지나윤은 숟가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럼 병원에 가야죠.”“시진이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하더라. 마음의 병이래.”유태산은 지나윤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에 지나윤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이제야 알 것 같네. 왜 이 사람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지.’유시진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유태산은 계속 지나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겉으로는 무심했지만, 눈 속 깊은 곳에선 감정이 완전히 숨겨지지 않았다.지금 C국 이씨 집안은 완전히 뒤집혔고, 이안영이 모든 기업의 실권자가 되었다.유태산은 여전히 이안영이 유시진의 배우자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안영은 오히려 유씨 집안을 사업상의 경쟁자로 보고 있었다.국제 철도 프로젝트뿐 아니라 다른 사업에서도 HF그룹은 계속 배제되고 있었다.이에 유태산은 이제 이안영과의 결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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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지나윤의 눈이 크게 뜨였다.“나윤아, 왔구나...”유희봉이 문가에 서 있는 지나윤을 알아보더니 손짓으로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어서 들어와.”오랜만에 보는 유희봉의 얼굴에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가 떠 있었지만, 지나윤은 남자가 많이 야위고 더 늙어 보인다는 걸 느꼈다.“할아버님...”그 모습에 지나윤은 괜히 마음이 쓰였다.“요즘 제대로 식사 못 하신 거 아니에요?”지나윤이 다가오자 유희봉의 눈가에 웃음이 더 짙어졌다.“먹긴 먹는데 입맛이 없어서. 네가 해준 음식만 못하더라.”“그러면 다음에 제가 해드릴게요.”그 말에 유희봉은 더 크게 웃었다.“역시 우리 나윤이가 제일 효도하지. 시진이는 맨날 나 걱정만 끼치고.”지나윤은 그때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그리고 그제야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을 똑바로 보게 되었는데 바로 다름 아닌 유시진이었다.이에 지나윤은 순간 멈칫했다.“유시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C국에서 이미 병원으로 옮겨졌다면 이렇게까지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유희봉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병원에서 정밀검사까지 다 했어. 수치는 별문제 없는데, 계속 의식이 없다고 하더라고.”“뭐라고요?”“의사 말로는 몸이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더라. 쉽게 말하면 마음의 병이라는 거지.”그 말을 듣는 순간, 지나윤의 마음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나윤아...”유희봉은 지나윤을 앉히더니 자신 옆에 같이 앉게 했다.이혼 전이든 후든, 지나윤이 유씨 집안에서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늘 유희봉이었다.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지나윤에게, 유희봉은 그 빈자리를 채워준 사람이었다.평소라면 둘이 단둘이 있을 때 가장 편안했을 텐데 지금 이 순간은 묘하게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예전에 시진이가 너한테 잘못한 건 맞아. 네가 이혼하겠다고 했을 때도 난 말리지 않았어. 난 네 편이었으니까.”이 말만으로도 지나윤은 이어질 말을 이미 짐작할 수 있었다.“시진이는 성격에 문제가 많긴 해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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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날 바닷가에서, 유시진과 지나윤은 겉으로는 과거의 오해를 풀어낸 듯했다.그러나 지나윤은 오히려 더 유시진을 용서할 수 없게 되었다.차라리 유시진이 진짜로 채연서를 사랑했던 거라면 나았을 것이다.채연서에 대한 편애가 자신을 착각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그렇게 되면 유시진은 소년원 시절의 채영조차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사람을 잘못 알아볼 수 있었겠는가?게다가 그렇게 생각하니 과거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상처들이 더욱 허무하고 우스워졌다.특히 예전에는 자신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유씨 집안 사람들이, 지금은 하나같이 자신이 유시진과 다시 결혼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그랬다.‘그렇다면 난 도대체 무엇이었을까?’‘그저 필요할 때 쓰기 좋은 도구에 불과한 걸까?’지나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난 너랑 다시 결혼 안 해.”의식 없이 누워 있는 유시진을 향해, 지나윤은 듣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설령 유시진이 줄곧 사랑해 온 사람이 자신이었다 해도 다시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짙은 먹물처럼 어둠이 깔린 밤.M국 용안파.조커는 카드 게임에서 한 판을 졌는데 그 화를 이기지 못해 부하 하나를 쏴버릴 뻔했다.부하는 겁에 질린 채 돈을 바쳤지만, 조커의 얼굴에서 살기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용안파 내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2인자인 조커의 기분이 지금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그 이유는 지금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조커는 김지용의 지시에 따라 조직 본부에 머물러야 했고 외출은 금지된 상태였다.이 상황은 벌써 며칠째 계속되고 있었다.조커가 벌받아서 갇힌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김지용이 조커의 안전을 위해 일부러 본부에 머무르게 한 것이었다.지금 바깥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조커를 찾고 있었다.인터폴도 있었고 사설탐정도 있었으며, 유시진이 보낸 사람들도 있었고, C국 이씨 집안의 세력까지 움직이고 있었다.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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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지나윤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교수님, 이런 쪽으로 원래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어요?”[그게 무슨 감성이야? 이건 동심이라고 하는 거지. 어릴 때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안 봤어?]오진헌의 당당한 말에 지나윤은 눈을 내리깔았는데 그 시선은 유시진에게로 향했다.유시진은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고, 정말로 잠자는 사람처럼 평온한 얼굴이었다.이 얼굴은 기억 속 소년원 시절의 모습보다 훨씬 성숙해져 있었지만, 이목구비 자체는 변하지 않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사실 지나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자신 역시 중학생 때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그래서 옛날 사진을 보면 본인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그렇다 해도 유시진이 채연서를 자신으로 착각할 이유는 없었다.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지나윤의 마음속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그만 나 좀 놔줘. 너도 좀 놔.”자신과 유시진의 관계는 애초부터 어긋나 있었다.소년원 시절 서로에게 마음이 막 싹트기 시작했을 때 유시진은 그곳을 떠났다.그리고 지나윤이 밖으로 나와 그를 찾았을 때 유시진이 남긴 번호는 이미 없는 번호가 되어 있었다.또한 다시 만났을 때 지나윤은 사랑에 빠졌지만 유시진은 아니었다.이혼한 뒤에는 유시진이 사랑하게 되었고 지나윤은 더 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계속 엇갈리는 두사람에 지나윤은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서려 했다.지나윤은 유시진을 24시간 지키는 간병인이 아니었다.다만 유희봉과의 약속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 이곳에 들러 유시진을 보러 올 뿐이었다.유희봉은 굳게 믿고 있었다.언젠가 유시진이 깨어난다면 그건 반드시 지나윤 때문일 거라고.반대로 말하면 지나윤이 매일 찾아오면 언젠가는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지나윤에게 그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받아들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돌아서려는 순간 손이 잡히자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고 원래도 큰 눈은 더 동그래졌다.이 방에는 지금 지나윤과 유시진 둘뿐이었기에, 급하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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