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웅은 A국 작가였지만, 남자가 쓴 SF 소설은 P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특히 「빅뱅」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거의 신드롬 수준이었다.그래서 이번 독자 사인회 역시 P국에서 열리게 된 것이었다.지나윤 역시 원래부터 장전웅의 독자였고, 게다가 장전웅 담당 편집자까지 직접 연락해 초청장을 보내왔다.물론 전에 장전웅에게 한 차례 불쾌한 일을 당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은 공개적인 독자 사인회였다.이렇게 사람 많은 자리에서까지 장전웅이 함부로 행동하진 못할 거라 생각했다.무엇보다 이번에는 경호원도 두 명이나 데리고 왔다.장전웅은 역시 지금 가장 잘나가는 작가다운 인기를 자랑했고, 특히 P국에서 그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지나윤은 담당 편집자를 따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가는 곳마다 「빅뱅」과 장전웅 광고가 눈에 띄었다.사인회 장소는 국제호텔 로열 파티장이었고, 초청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P국 정재계 인사들이었다.일반 독자는 추첨으로 뽑힌 극소수만 참석 가능했다.그러던 중 지나윤은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 하나를 발견했다.바로 이안영이었다.오늘 이안영은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진 않았지만 정장은 여전히 화려했다.강렬한 핫핑크 컬러, 너무 눈에 띄어서 지나윤도 바로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지나윤은 이안영이 장전웅 팬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 순간 이상하게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독자 사인회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네 번째 순서 장전웅의 연설이 시작됐다.장전웅은 열정적인 척 목소리를 높이며 연설을 이어갔다.하지만 지나윤 귀에는 그 말들이 전부 겉만 번지르르한 이야기처럼 들렸고, 딱히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마지막으로...”장전웅은 일부러 말을 끊자 순간 파티장 전체가 조용해졌다.지나윤은 무대 위 장전웅을 올려다봤는데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그리고 이어진 장전웅의 웃음, 아주 불쾌한 웃음을 보았다.그 미소를 보는 순간 지나윤 팔에 소름이 돋았다.“이번 휴고상을 받은 제 작품 「빅뱅」은...”“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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