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 Chapter 711 - Chapter 720

All Chapters of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Chapter 711 - Chapter 720

734 Chapters

제711화

사무실 안, 지나윤은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잠시 쉬고 있었다.며칠 동안 밤낮없이 소설을 읽다 보니 눈이 빠질 것만 같았다.그래도 완전히 시간 낭비만 한 건 아니었다.이제 지나윤은 그날 유시진이 왜 굳이 블랙디 소설을 읽어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지나윤은 천천히 눈을 떴다.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책상 위에 놓인 실물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일부러 고급 양장본으로 구매한 책이었다.표지 위 금박으로 새겨진 「빅뱅」이라는 제목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 무렵 C국에서 이안영이 큰일 하나를 벌였다.은행에서 수십억 규모 자금을 대출받아 세계 최대 광산 그룹을 한 번에 인수해 버린 것이다.그 광산 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가치 엄청난 광맥 세 곳 역시 전부 LY그룹 소유가 되었다.이건 사실상 이안영이 세상에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LY그룹은 단순한 장난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주얼리 업계에 뛰어들었다는걸.물론 지나윤 역시 그 소식을 모를 리 없었지만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여전히 자기 디자인 작업에만 몰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안영은 전 플랫폼을 통해 LY주얼리 설립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그리고 첫 번째 컬렉션이 바로 장전웅의 「빅뱅」과 협업한 시리즈라는 사실도 공개됐다.순식간에 LY주얼리 이름이 업계 전체에 퍼졌다.게다가 장전웅은 막 휴고상을 수상한 상태였기에, 그 협업은 그야말로 초대형 화제였다.반면 JNY 아뜰리에 내부 분위기는 다소 뒤숭숭했다.직원들은 전부 자신의 회사 역시 SF 콘셉트 신제품 시리즈를 준비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결국 LY주얼리와 정면 경쟁하게 된다는 의미였다.문제는 협업 상대였다.LY 쪽은 휴고상 수상 작가, 반면 자기 회사는 웹소설 업계 유명 작가일 뿐이었다.게다가 LY주얼리는 철저하게 초고가 럭셔리 전략을 밀고 있었다.퇴근 후 자발적으로 LY주얼리 매장을 다녀온 직원 두 명도 있었다.두 사람은 지나윤에게 직접 상황을 보고했다.“대표님, LY주얼
Read more

제712화

전화를 끊은 뒤 지나윤은 옅게 웃었다.“이제 때가 거의 왔네...”보름 후.블랙디 원작의 인기 숏드라마가 드디어 최종화를 맞이했다.그리고 동시에 또 다른 블랙디 원작 숏드라마가 끊임없이 바로 공개됐다.바로 그 시점, JNY 아뜰리에는 전 플랫폼을 통해 블랙디와 협업한 새로운 주얼리 시리즈를 공개했다.바로 실버라인이었고, 실버 시리즈는 다시 두 개 라인으로 나뉘었다.실버 G시리즈 그리고 실버 S시리즈.실버 G시리즈는 지나윤의 특허 기술인 곡면 무결점 히든 세팅 기술을 적용한 고급 라인이었다.가격대는 2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 주요 타깃은 일정 소득이 있는 젊은 직장인층이었다.반면 실버 S시리즈는 고도겸과 다른 디자이너들이 함께 디자인한 라인이었다.가격대는 2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였고, 주 고객층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이었다.또한 두 시리즈 모두 남성 전용 액세서리 디자인도 따로 포함되어 있었다.지나윤은 분석 끝에 SF 장르 독자층은 남성 비율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안영은 해당 소식을 인터넷에서 확인한 순간 자기 사무실에서 크게 웃어댔다.“내가 휴고상 수상 작가랑 협업하니까 지나윤은 웹소설 작가 데려왔네. 진짜 촌스럽네.”이안영은 지나윤의 시장 점유율이 단기간 안에 LY주얼리에게 완전히 잠식당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비서가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온라인에서 SF 장르 유명 리뷰어 몇 명이 동시에 장전웅을 공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그 사람들은 장전웅의 휴고상 수상작 「빅뱅」과 블랙디 작품들을 비교 분석했다.스토리 구조부터 문체, 심지어 단어 선택과 문장 흐름까지 하나하나 분석했고, 그 결과 그들은 하나같이 주장했다.「빅뱅」은 블랙디 작품 여러 편의 핵심 설정을 표절한 것 같다고.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 장전웅은 자신만만하게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그 해명이 논란을 더 키웠다.곧이어 또 다른 폭로가 터졌다.블랙디는 원래 장전웅 조수 중 한 명이었다는 것.자기 필명이 뜨기
Read more

제713화

많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지나윤이 직접 디자인한 하이엔드 주얼리를 살 수 없었다.피아노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실버 G시리즈를 통해서는 그 특허 기술이 만들어내는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그래서 실버 G시리즈는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은은 모든 귀금속 가운데 가장 저렴한 소재에 속했지만 SF 콘셉트와는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공정만 제대로 살리면 하이엔드 주얼리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분위기 역시 충분히 구현할 수 있었다.그리고 실버 S시리즈는 예쁘면서도 가격까지 저렴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JNY 아뜰리에의 대성공은 곧바로 HF그룹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JNY 아뜰리에 뒤에도, HF그룹 뒤에도 결국 지나윤이 있다는 걸 주주들은 잘 알고 있었다.해 질 무렵, 고도겸과 지나윤은 회사 건물에서 차례로 걸어 나왔다.고도겸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신나 있었다.“대표님 진짜 대단해요. 이번 역전 제대로였어요.”고도겸이 지나윤 팔을 툭 치자 지나윤은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지금 엄청 신난 건 알겠는데. 저 여자거든요? 조금만 살살 칠 순 없어요?”그제야 자기 힘 조절을 못 했다는 걸 깨달은 고도겸은 급히 사과했다.“죄송해요, 대표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었어요. 그럼 이러죠. 오늘 저녁 제가 살게요. 제일 비싼 곳으로 골라도 절대 안 아까워할게요.”“오늘은 안 돼요. 약속 있어요.”지나윤이 묘하게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자 고도겸은 장난스럽게 웃었다.“유시진 대표님이랑요? 아니면 백이천 박사님이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지나윤이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정확히 양쪽에서 동시에 다가오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왼쪽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유시진, 오른쪽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백이천이었다.그 모습에 고도겸은 곧바로 자기 입을 툭 치고는 중얼거렸다.“와... 나 진짜 뭐지?”지나윤 역시 유시진과 백이천이 동시에 회사 앞으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지나윤 앞에 다가오기 직전 거
Read more

제714화

유시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우원재를 천천히 훑어봤다.오늘 우원재는 누가 봐도 작정하고 꾸미고 나온 모습이었다.평소엔 보기 힘든 블랙 새틴 턱시도를 입고 있었는데 유난히 격식을 차린 느낌이었다.머리도 올백으로 넘겨 평소보다 훨씬 더 잘생기고 차분해 보였다.게다가 표정도 평소와 달랐는데 좋아서 입꼬리가 승천할 것만 같았다.우원재가 자신을 봤다고 저렇게 웃고 있는 건 절대 아니라는 걸 유시진은 잘 알고 있었다.유시진이 대답은 하지 않은 채 점점 더 미간만 찌푸리자, 우원재는 아예 유시진과 백이천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 지나윤 앞으로 향했다.지나윤 역시 이렇게 차려입은 우원재를 보고 꽤 놀랐다.“자, 이거 너 주려고.”우원재는 지나윤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내밀었다.지나윤은 꽃 알레르기가 있어 반사적으로 거절하려 했다.“걱정하지 마. 생화 아니야. 초콜릿이야.”우원재 말을 듣고서야 지나윤은 꽃다발 안에 꽂혀 있는 것들이 전부 초콜릿이라는 걸 알아차렸다.“프랑스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사 온 거야. 총 아흔아홉 개. 맛도 전부 달라.”그 말을 하는 우원재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지나윤은 순간 조금 민망해졌다.평소 같았으면 거절했을지도 몰랐지만, 오늘 우원재는 이렇게까지 신경 써서 차려입고 나왔고 그것도 유시진과 백이천 앞에서 이런 행동을 보였다.결국 지나윤은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받아들였다.“고마워 우원재. 정말 마음에 들어.”지나윤이 좋다고 말하자 우원재 얼굴은 순식간에 토마토처럼 새빨개졌다.“헤헤, 네가 좋아하면 됐지.”우원재는 뒷목을 긁적이며 수줍으면서도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그럼, 형 나랑 지나윤은 먼저 갈게요.”우원재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지나윤 팔을 덥석 잡고 유시진과 백이천 사이에서 끌어냈다.두 사람 사이에 끼어 있자니 질투하는 냄새가 진동해서, 단 1초도 더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유시진은 지나윤이 우원재에게 받은 초콜릿 꽃다발을 안고 람보르기니에 올라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순간 유시진
Read more

제715화

하지만 우원재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괜히 지나윤이 먼저 설명했다가는 오히려 의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레스토랑은 지나윤이 예약해 둔 곳이었고, 상당히 고급스러운 뷔페 레스토랑이었다.식사하러 가기 전, 지나윤은 옷도 갈아입었다.우원재만큼 화려하게 차려입은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분위기는 어느 정도 맞춰졌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 식사했고, 지나윤은 내내 우원재가 신나서 떠드는 각종 소설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아 맞다, 근데 너한테 진짜 중요한 얘기해야 해.”갑자기 우원재가 표정을 굳히며 진지한 얼굴을 하자, 지나윤은 일부러 웃으며 놀렸다.“너한테도 진지한 얘기가 있어?”“무슨 소리야. 난 평소에도 다 진지한 일만 한다고.”우원재는 괜히 엄숙한 척하며 휴대폰을 꺼내 몇 번 조작하더니 지나윤에게 건넸다.“너 너무 바빠서 이안영이 올린 도전장 못 본 거지?”“도전장?”지나윤은 깜짝 놀랐다.“이거 말이야.”우원재가 휴대폰 화면을 가리키자 지나윤이 시선을 내리자 보인 건 어떤 앱 화면이었다.“이거 스트리트 레이싱 앱이야. 여기엔 길거리 레이싱 관련 정보가 다 올라와. 레이싱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프로 선수들도 다 여기 쓰고.”“오늘 이안영이 채팅 게시판에 너한테 공개 도전장 올렸거든. 이번 주말에 A시에서 제일 유명한 스트리트 서킷에서 승부 보자고.”“지금 다들 네가 받아줄지 기다리는 중이야.”우원재 설명을 들으며 지나윤은 이안영 실명으로 올라온 도전장을 눌러봤다.안에는 경기 시간과 장소가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도전 대상은 이채영이었다.“이채영?”“응. A시 레이싱 여신 이채영한테 공개 도전한 거라 지금 여기 레이싱판 사람들 전부 엄청 관심 갖고 있어.”“근데 난 이 앱 자체가 없는데?”“그건 상관없어.”우원재는 손을 휙 저었다.“하루 넘게 답 없으면 앱 운영 쪽에서 여러 경로로 너한테 연락이 갈 거야.”“그렇구나.”지나윤은 이안영이 공개한 도전장을 천천히 끝까지 읽었다.마지막 문장이 특히 눈에 들어
Read more

제716화

주말이 되자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밤이 되자 빗줄기는 시야를 방해할 정도로 거세졌다.스트리트 레이싱은 원래 정식 레이싱 경기라기보다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경기였다.하지만 이안영이 레이싱 앱에 직접 지나윤에게 공개 도전장을 올린 탓에 많은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몰려왔다.A시에서 전천도로는 밤 11시 이후 유일하게 스트리트 레이싱이 허용되는 장소였다.레이싱 앱 측에서도 직원들을 따로 파견했고 전문 심판까지 초청했다.심지어 스폰서까지 붙어서 이안영과 지나윤에게 완전히 동일한 차량 두 대를 제공했다.“근데 비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그러게. 이런 날씨에 경기하면 위험한 거 아니야?”구경 온 사람들은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채 웅성거렸다.그 사람들 가운데에는 당연히 우원재가 있었고, 유시진, 백이천, 고아라도 함께였다.“나윤이가 레이싱 여신이었다니 난 진짜 몰랐어. 너는 알고 있었어?”고아라가 고개를 돌려 백이천에게 묻자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백이천의 시선 끝에는 검은 우산을 든 채 서 있는 유시진이 있었다.유시진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 변화가 없었다.A국 레이싱 여신 이채영이 지나윤이라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이에 백이천은 미간을 찌푸렸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동안 자신이 유시진보다 지나윤을 훨씬 더 잘 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나윤이 레이싱을 하고, 그것도 레이싱 여신 수준이라는 건 정말 몰랐다.며칠 전 고아라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었다.전 직장 동료의 지인이 레이싱을 하는데 앱에서 공개 도전장을 봤다는 이야기였다.거기에는 이채영이 패배할 경우 곡면 무결점 히든 세팅 기술 특허를 넘긴다는 조건이 적혀 있었다.패션이나 주얼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었다.곡면 무결점 히든 세팅 기술은 바로 BYC 마스터, 지나윤의 특허라는 걸.고아라와 백이천은 한참 동안 추측을 이어갔고, 결국 지나윤과 식사하던 자리에서 직접 물어봤다가 확
Read more

제717화

“경기하지 마. 이런 미친 날씨엔 잘못하면 사람 목숨까지 날아갈 수 있어.”“맞아요!”지나윤이 입을 열기 전, 이안영이 먼저 걸어왔다.그리고 이안영의 옆에는 우산을 들어주는 사람이 따라붙어 있었다.그 사람을 본 지나윤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오현준 변호사님...”지나윤이 오현준에게 인사를 건네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지나윤 씨.”지나윤은 임경성의 수석 변호사였던 오현준이, 임경성이 죽은 뒤에는 거의 이안영의 전담 비서처럼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의외였다.“무서우면 그냥 기권해요. 얌전히 패배 인정하는 게 낫잖아요.”“말을 왜 그렇게 해요? 본인이 예전에 지나윤한테 졌던 건 벌써 잊었나 봐요?”우원재가 받아치자 이안영 표정이 굳어졌지만 곧 다시 미소를 지었다.“승부라는 건 원래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죠. 아니면 A국 레이싱 여신이라고 불리신다면서 저 한 번 이긴 뒤로는 다시 붙을 자신이 없어졌나요?”“당신...”그때 지나윤이 우원재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원재야, 네가 걱정해 주는 건 알겠는데 이번 경기는 꼭 해야 해.”지나윤은 이안영을 바라봤다.차분한 눈빛 속에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고, 그 자신감은 이안영의 승부욕과는 또 다른 종류였다.“그래, 그거면 됐어.”이안영이 한 걸음 다가왔는데 눈동자에는 승리에 대한 집착은 불꽃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난 지나윤 씨 홈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하게 널 이기고 지난번 패배를 되갚아 줄 거예요.”살기 어린 이안영을 마주한 지나윤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혹시 본인이 말하는 지난번이라는 게 자기 안방에서 레이싱하다 나한테 진 걸 말하는 거예요?”“아니면 주얼리 사업 들어갔다가 시원하게 말아먹은 걸 말하는 거예요?”“지나윤 씨!”이안영은 이를 악물었다.“언제까지 그렇게 웃을 수 있을지 보자고요.”독하게 말을 던진 이안영은 자기 차량 쪽으로 돌아갔다.그때 레이싱 앱 직원이 다가와 원래 예정됐던 코스를 수정하자고 제안했다.비가 너무 심해 규제 당국
Read more

제718화

이안영 계산은 완벽했고, 심지어 하늘까지 본인의 편이었다.이런 폭우 속에서 지나윤 차량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겼으니, 지나윤은 경기에서 이기지도 못할뿐더러 자칫하면 이번 레이싱에서 목숨까지 잃을 수 있었다.“지나윤, 네가 나한테 그렇게 큰 손해를 안겨줬으니까, 네 목숨으로 갚아.”이안영은 코너를 빠져나오자마자 직선 구간에서 가속했는데 그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이안영은 자신의 속도라면 곧 지나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앞에서 달리던 흰색 골프 차량은 핸드브레이크와 기어를 변경하는 것으로 억지 감속을 시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빠르게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이에 이안영은 매우 놀랐다.“미쳤나?”지나윤 실력이라면 첫 번째 코너를 돌 때 브레이크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었다.만약 몰랐다면, 아까 그 코너는 훨씬 더 극한으로, 더 아름답게 돌아가야 했다.그런데도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직선 구간에서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이안영 눈이 점점 커졌고 안색도 점점 창백해졌다.“지나윤 그렇게까지 이기고 싶어?”‘이기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질 정도로?’“하하! 하하하하하!”갑자기 차 안에서 이안영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소원을 이뤄줄게!”이안영 눈동자에서 뜨거운 광기가 번쩍였고, 주변 네온사인 불빛이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는 듯했다.한편, 앞서 달리는 흰색 골프 차량 안에서 지나윤은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고, 땀이 목덜미를 따라 한 방울씩 흘러내렸다.지나윤은 누군가가 브레이크에 손을 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첫 번째 코너에서 자기 드리프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을 때 이미 눈치챘다.그리고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이안영 외에는 있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지금 속도를 줄이면 오히려 이안영 함정에 걸려드는 꼴이었다.결국 경기도 지고 특허 기술까지 빼앗기게 됐다.게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이상 사고 위
Read more

제719화

백이천은 우산조차 쓰지 않은 채 폭우를 맞으며 관리 요원들에게 달려갔다.“지나윤 차 통제 불능이에요! 빨리 경찰 부르고 도로부터 통제하세요!”한편 차량 안의 지나윤은 모든 집중력을 핸드 브레이크에 쏟고 있었다.기어를 한 단씩 내리면서 동시에 핸드 브레이크를 조금씩 당겼다.그리고 최대한 차체를 가드레일 쪽으로 붙여 마찰력으로 속도를 줄이려 했다.하지만 이미 지나윤 차량 속도는 너무 빨랐고, 지면은 빗물로 미끄러웠다.지금 이 방법들은 전부 역부족처럼 보였다.앞에는 거칠게 요동치는, 끝이 보이지 않는 냉천강이 있었다.지나윤 몸에 붙은 레이싱 슈트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고, 땀은 눈 안으로까지 흘러 들어갔다.하지만 지나윤은 흔들릴 수 없었고 억지로라도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다.최악의 경우, 그대로 냉천강으로 돌진하는 수밖에 없었다.지나윤은 이를 꽉 깨물었다.그 순간, 어디선가 짙은 회색 코닉세그 한 대가 나타났는데, 마치 빗속 어둠과 하나로 녹아든 듯 신비로운 모습이었다.그 차량은 점점 지나윤 차와 가까워졌다.[지나윤, 들려?]갑자기 차량 무전기에서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지나윤은 눈을 크게 떴다.“유시진, 여기 왜 왔어?”유시진은 자기 뒤를 따라오는 짙은 회색 코닉세그를 발견했다.[속도 줄이는 방법이나 가드레일 마찰 이용법은 굳이 내가 설명 안 해도 되겠네.]유시진 말에 지나윤은 순간 웃음이 나왔다.목숨이 걸린 이 상황에서 자기가 웃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믿기지 않았다.“나 프로 레이서거든.”[그렇긴 하지.]대화는 잠시 끊겼고, 유시진은 끝내 왜 온 건지 대답하지 않았다.“유시진, 지금 난 속도를 못 잡고 있어. 죽기 싫으면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지나윤이 먼저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에는 경고가 가득했다.무전기 너머 유시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낮게 웃었다.[내가 죽고 싶으면?]그 말에 지나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유시진 말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따질 여유조차 없었다.눈앞에는 냉천강 가드레
Read more

제720화

지나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교수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산부인과에서 왜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자는 거죠?”윤서안은 오히려 지나윤 질문에 당황했다.“왜요? 본인이 임신한 거 모르고 있었어요?”지나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순간 지나윤은 자기가 아직도 기절한 채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지나윤 얼굴이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변하자 윤서안은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아, 임신한 걸 모르고 계셨구나. 어쩐지, 임신한 상태에서 레이싱까지 하러 간다는 게 너무 무책임하다 했어요.”지나윤은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고 머릿속은 텅 빈 것만 같았다.가슴속은 끊임없이 요동쳤고, 순간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까지 나올 것 같았다.‘레이싱 한 번 했다가 사고 났는데, 눈 떠보니 애까지 생겼다고?’이 소식은 지나윤에게 너무 충격적이고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교수님, 혹시 뭔가 잘못된 건 아닐까요?”“잘못됐다고요?”윤서안은 고개를 갸웃했고,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뭐가 잘못됐다는 거예요?”“그러니까, 저는 원래 임신이 안 되는 몸이어야 하거든요.”“왜요?”“그게...”지나윤 말문이 막혔다.“예전에 자궁을 다친 적이 있어요. 그때 의사가 평생 임신 못 할 거라고 했거든요.”지나윤 말을 들은 윤서안은 적잖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거예요? 일단 산부인과 선생님을 불러드릴게요. 직접 얘기 나눠보시는 게 좋겠어요.”윤서안이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부인과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다.산부인과 의사도 여자였고, 이름은 오선유였다.오선유는 지나윤 설명을 차분히 끝까지 들어주었다.“그러니까 관계 과정에서 너무 거친 행동 때문에 자궁 손상이 생겼고, 그로 인해 영구 불임이 됐다는 말씀인 거죠?”“음, 감염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영구 불임 확률은 너무 낮아요. 정말 드문 경우거든요.”“그리고 검사 수치도 이미 다 나왔어요. 환자분은 확실히 임신 상태예요.”“
Read more
PREV
1
...
69707172737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