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관 중 일부는 수혈용이었고, 일부는 산소 공급용이었으며, 또 일부는 바이탈을 확인하기 위한 장치였다.그리 긴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니었는데, 유시진은 이미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기억 속 그 누구보다 자신만만하고 오만했던 재계의 스타는 지금 오장육부가 온전치 않은 상태로 망가져 있었다.도저히 원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망가진 모습에 지나윤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굵은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심장은 무딘 칼로 천천히 도려내지는 것처럼 아팠고, 지나윤은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웠다.더는 유시진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눈을 감아도 머릿속에는 같은 장면만 반복됐다.위기의 순간, 유시진이 자기 차를 가로세워 지나윤 앞을 막아섰던 순간, 그리고 그대로 차째로 강물 아래로 추락해 버린 장면.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계속 되풀이됐다.강물은 분명 차가웠을 것이다.지나윤은 바다에 뛰어든 적이 있었다.그 얼어붙을 듯한 차가움과 숨 막히는 감각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몰아치는 기억 속에 허우적대며 지나윤 몸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무의식중에 손을 뻗어 유시진을 만져보려던 순간, 간호사 목소리가 중환자실의 적막을 깨뜨렸다.“저기, 보호자분, 면회 시간 끝나서 이제 나가주셔야 해요.”그 말에 지나윤은 퍼뜩 눈을 떴으나 눈앞은 이미 눈물로 흐릿해져 있었다.어떻게 중환자실을 나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몸만 나왔지 마음은 아직도 그 안에 남아 있는 듯했다.중환자실 밖, 숨 막힐 만큼 조용한 복도 끝에서 몇 사람이 걸어와 지나윤과 마주쳤다.유태산, 양화영 그리고 유희봉이었다.세 사람은 동시에 걸음을 멈췄고, 지나윤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내리깔았다.차마 유씨 집안 사람들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지금쯤이면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유시진이 이렇게 된 이유가 모두 자신 때문이라는 걸.지나윤은 자신이 사과해야 하는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미안하다고 말해봤자 자기 마음이 조금 편해질 뿐이었다.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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