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혼처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만여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부인들께서 마음에 드시면, 이 아이를 데려가시지요.” 대만여는 하진을 앞으로 밀었다.귀부인들은 마치 물건을 평가하는 듯한 눈빛으로 하진을 바라보았다. 하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녀는 소매 속에 감춘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하지만 대만여는 이내 다른 화제로 돌렸다. 이날 대만여는 잃었던 체면을 모두 찾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모두가 내게 호의를 보이는구나.’이틀 후, 대만여는 육부에서 사람을 보내기 전에, 하진과 사미정을 마차에 태워 육부로 돌려보냈다. 육부에 들어서자, 마당 안의 하인들이 유독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진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곧장 안채로 가서 육 노부인에게 문안을 올렸다. 사미정이 문안을 올리고 돌아간 후에도 계속 머물렀다. 육 노부인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몇 마디 따로 물었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십니까?”육 노부인은 망설이면서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아무 일 아니니, 방으로 돌아가거라.”하진은 의아했지만, 노부인이 입을 열기를 꺼리는 듯하여 더는 묻지 않고 몸종들을 데리고 난월거로 돌아갔다. 난월거는 몸종들이 관리하고 있었던 탓에,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쉬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막 방에 들어선 그녀의 뒤로, 누군가 허둥지둥 달려와, 아무 몸종이나 붙잡고 물었다.“하진 아가씨는? 아가씨는 돌아왔느냐?”상대는 육승호의 유모, 전씨였고, 규안은 유모의 목소리를 알아차리고 밖으로 나갔다.“유모, 뭐가 그리 급하여 이리 허둥대는 겁니까?”“아가씨께서 안에 계십니까?”유모가 다급하게 물었다. “계십니다, 막 돌아오셨…”규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모는 방으로 뛰어갔다.상자 속 장신구를 마침 정리하고 있던 하진은, 유모가 갑자기 달려들자, 깜짝 놀랐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모가 무릎을 꿇었다. “유모, 왜 이러는 거야!”하진은 그녀를 일으키려 했지만, 유모는 좀처럼 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