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이석 씨는 원래 이성적이고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잖아요. 그날 밤 연위성 씨가 아무리 도발적인 말을 했다고 해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요...”서은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리자 육강민은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야. 평생 하씨 가문의 보호를 받으면서 큰 시련도 없이 살아왔잖아. 그래서 충격을 견디는 힘이 약한 거지.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부딪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서은주는 어이가 없었다.이게 친구라는 사람이 할 말이 맞나?“정말 새로운 협력사를 찾고 있는 거예요? 하이석 씨는 버릴 생각이에요?”그녀는 회사의 일에 지금껏 한 번도 간섭한 적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육강민은 짧게 대답했다.“난 사업가야. 이익을 따라 움직일 뿐이지.”서은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도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러는 걸까.설마 정말 이런 상황에서 하이석의 등을 떠밀 생각인 걸까.방주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자신이 풀지 못할 갈등은 없다며 큰소리를 쳤다.그런데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SNS에 의미심장한 글만 올리고 있었다.'괴상한 건 상관없는데, 정도는 좀 지켜.''자기 잘난 줄만 아는 사람들 있지. 사실 별것도 아닌데.'누가 봐도 하이석을 겨냥한 글이었다.가장 심했던 건 이것이었다.'너는 네 얼굴만큼이나 늙었어.’나이와 외모까지 들먹이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덕분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갈등을 구경거리 삼아 떠들어댔다.육강민은 잔뜩 근심에 잠긴 서은주를 끌어당겨 허리를 감싸 안더니 그대로 무릎 위에 앉힌 뒤 한참 입을 맞췄다.볼과 귀까지 새빨개질 무렵이 되어서야 그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하이석 일은 신경 쓰지 마. 넌 수업이랑 공부나 열심히 해. 이제 민찬이 공부 봐줄 시간이잖아.”원래 아이들 공부는 늘 육남혁이 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위성과 하이석 문제로 정신이 없어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연우진은 집에 오면 스스로 책상에 앉아 숙제를 끝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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