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강민 아내요? 서은주?”하채린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둘이 친하게 지내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한쪽은 안목이 없고, 다른 한쪽은 품위가 없잖아요. 엄마는 모르시겠지만, 지난번에 그 서은주를 봤는데 애들이랑 물장난을 하더라니까요. 옷이 다 젖을 정도로.”하이준은 무릎 위에 덮은 얇은 담요를 가지런히 정리하며 하채린을 한 번 바라봤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 한 번 보냈을 뿐인데 하채린은 입을 다물었다.옆에 있던 어머니 박윤희도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순식간에 차 안은 기묘할 만큼 고요해졌다.*하씨 저택.세 사람을 배웅한 뒤, 현정민은 도우미들에게 그들이 가져온 명절 선물을 한쪽에 정리해 두라고 일렀다. 그러고는 온유란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내가 왜 채린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는지 궁금했지?”온유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다 가족이니 굳이 숨길 생각도 없어. 사실 난 그 집 식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예전에 이석이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저 세 사람이 하씨 저택으로 들어왔어. 처음엔 그 집안 사람들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잘 챙겨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한동안은 사이도 나쁘지 않았어.”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사람들은 끝내 마음을 열지 않더구나. 겉으로는 웃고 지내도 늘 선을 긋는 느낌이랄까. 사람 사이라는 게 그래. 오래 지내다 보면 상대가 진심으로 다가오는지, 아니면 여전히 남처럼 대하는지는 결국 느껴지게 되어 있어. 그래서인지 그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으면 유난히 피곤하더라.”온유란은 그제야 현정민의 뜻을 이해했다.*해 질 무렵, 온유란과 하이석은 육씨 본가로 향했다.차 안에서 온유란은 휴대폰으로 친구들의 근황을 훑어보고 있었다.서은주는 회성으로 돌아간 뒤부터 일상을 자주 올리고 있었는데, 특히 방주헌이 인사드리러 간 날에는 사진 아홉 장을 한꺼번에 올려 둘 정도였다.“회성이 꽤 재미있는 곳 같네요.”온유란이 웃으며 말하자 하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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