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hapter 1331 - Chapter 1333

1333 Chapters

제1331화

입덧이 시작된 뒤로 허경빈은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갔다. 심한 날에는 물조차 넘기지 못했다. 한번은 토하다 기운이 다 빠져, 소파에 축 늘어진 채 끙끙 앓고 있었다.문병을 온 방주헌은 걱정하는 말 한마디 없이 휴대폰부터 꺼냈다. 그러고는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방주헌, 너 진짜 인간이냐?”“아직도 토할 것 같아? 쓰레기통 갖다줄까?”“꺼져!”“알았어. 흥분하지 마.”방주헌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얼굴이 벌게질 때까지 버티다가, 끝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허경빈은 쿠션을 집어 던지며 당장 나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났다.“경빈아, 이래서 결혼식은 제때 할 수 있겠냐?”방주헌은 눈물까지 닦으며 웃었다.“이석이가 너 약 먹여서 입 못 열게 하고 싶다던데. 나도 찬성이야.”“넌 우진이랑 이석이네 진솔이가 잘 어울리지 않냐? 이석이도 못 달랠 때가 있는데, 우진이가 나서면 얌전해진다니까.”허경빈은 기가 막혔다.“넌 그냥 판을 벌이고 싶은 거잖아.”“역시 날 잘 알아.”친구들 중 육강민은 군 생활을 거치며 성격이 차분해진 편이었다. 반면 육남혁과 하이석은 어릴 때부터 진중했다. 그런 두 사람이 사돈이 된다면 볼만한 일이 생길 터였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웨딩 플래너가 찾아왔다.송지아가 임신 중이라 결혼식의 세부 준비는 모두 허경빈이 맡고 있었다. 플래너가 노트북을 펼쳐 놓고 진행 사항을 하나씩 확인하는데, 몇 마디 듣지도 못한 허경빈이 쓰레기통을 끌어안고 토하기 시작했다.한바탕 토하고 나니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그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자 방주헌이 또 입을 열었다.“우리 경빈이가 아주 가냘픈 미남이 됐네. 한 걸음 떼면 숨이 차고, 다섯 걸음 가면 토하고.”허경빈은 욕이 목 끝까지 치밀었다.웨딩 플래너도 허경빈이 입덧을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다. 십여 년 동안 결혼식을 준비하며 임신한 신부는 숱하게 만났지만, 입덧하는 신랑은 처음이었다.그렇다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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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아악!”비명과 함께 누군가 의료진의 손을 뿌리치고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다.윤나송은 놀라 순간 몸이 굳었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연위성이 그녀를 제 등 뒤로 밀어 넣어 보호하고 있었다.달려든 사람은 연위성의 팔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사, 살려 줘!”몇 달 전 정신적인 문제로 이곳에 입원한 박윤희였다.“뭐 하시는 거예요! 얼른 손 놓으세요!”의료진 몇 명이 달려와 그녀를 떼어 놓으려 했다. 하지만 박윤희는 마지막 살길이라도 붙잡은 듯 필사적으로 매달렸다.너무 힘을 준 탓에 손마디가 창백하게 질리고 이마에는 핏줄이 불거졌다.그녀는 뼈만 남은 듯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머리카락도 짧게 잘린 채였고, 환자복 위로 드러난 얼굴은 누렇게 뜬 상태였다.“죽, 죽여! 그놈을 죽여야 해! 그놈은 악마야. 짐승이라고! 날 살려 줘. 그놈을 죽여야 한다고!”박윤희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연위성에게 악을 썼다. 의료진에게 강제로 끌려가면서도 누군가를 죽이라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광기에 사로잡힌 모습이었다.“위성 씨, 괜찮아요?”윤나송이 다급히 그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박윤희의 손톱이 팔에 몇 줄의 상처를 남겼다. 군데군데 맺힌 붉은 피가 유난히 선명했다.“괜찮습니다.”연위성은 다치는 일에 이미 익숙했다. 이 정도 상처는 대수롭지 않았다.“피가 나는데 어떻게 괜찮아요. 이리 와요. 상처부터 치료하게요.”윤나송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마침 병원이었기에 간호사에게 필요한 물품을 빌려 직접 상처를 처치했다.알코올을 적신 소독 솜을 집어 든 그녀가 미리 일렀다.“많이 따가울 거예요. 조금만 참아요.”연위성은 생각에 잠긴 듯 대답하지 않았다.소독하는 동안에도 신음 한번 내지 않았고, 눈썹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윤나송은 상처에 연고를 발라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같이 와 주신다고 해서 좋았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물었다.“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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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사랑이란 참 묘한 것이었다.윤나송은 연위성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처음 연주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그의 어린 시절 사진도 보여 주었다. 사진 속에는 눈빛부터 기세가 넘치는 소년이 있었다.그를 알아 갈수록 존경심이 깊어졌고, 그만큼 더 알고 싶어졌다.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문을 당하고도 그는 끝내 버텨 냈다. 과거의 상처는 뼛속 깊이 새겨져 잊히지 않을 텐데도, 연위성은 여전히 웃으며 살아갔다. 일에 매달리는 와중에도 여동생과 두 조카를 챙겼다. 대담하면서도 세심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늘 예의가 배어 있었다.윤나송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온유란이 왜 그를 좋아했는지 이해하게 됐다.자신은 그를 좋아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사실을 의식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어느새 마음속에서 그가 차지하는 자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어 두기에는 너무 커져 있었다.이번에 무료 진료에 함께 가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기뻤다. 추석까지 함께 보낸 터라, 자꾸만 작은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어쩌면 그에게도 자신은 조금 특별한 사람이 아닐까.그러나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선배가 윤나송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나송아, 우리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야. 하지만 저 사람은 이렇게 좁은 세상에 머물 사람이 아니잖아. 우리랑은 사는 세계가 달라. 너무 깊이 빠지면 결국 네가 다쳐.”윤나송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의 말이 귀에 들어왔지만, 마음은 자꾸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연위성이 박윤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정신병원을 나온 뒤, 그는 도와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윤나송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하지만 식사하는 내내 그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했다.“할 일 있으시면 가 보셔도 돼요.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요.”윤나송이 음식에 시선을 내린 채 나직이 말했다.“아니에요. 별일 없어요.”그제야 연위성도 자신이 생각에 잠긴 나머지 그녀를 소홀히 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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