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이 시작된 뒤로 허경빈은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갔다. 심한 날에는 물조차 넘기지 못했다. 한번은 토하다 기운이 다 빠져, 소파에 축 늘어진 채 끙끙 앓고 있었다.문병을 온 방주헌은 걱정하는 말 한마디 없이 휴대폰부터 꺼냈다. 그러고는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방주헌, 너 진짜 인간이냐?”“아직도 토할 것 같아? 쓰레기통 갖다줄까?”“꺼져!”“알았어. 흥분하지 마.”방주헌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얼굴이 벌게질 때까지 버티다가, 끝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허경빈은 쿠션을 집어 던지며 당장 나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났다.“경빈아, 이래서 결혼식은 제때 할 수 있겠냐?”방주헌은 눈물까지 닦으며 웃었다.“이석이가 너 약 먹여서 입 못 열게 하고 싶다던데. 나도 찬성이야.”“넌 우진이랑 이석이네 진솔이가 잘 어울리지 않냐? 이석이도 못 달랠 때가 있는데, 우진이가 나서면 얌전해진다니까.”허경빈은 기가 막혔다.“넌 그냥 판을 벌이고 싶은 거잖아.”“역시 날 잘 알아.”친구들 중 육강민은 군 생활을 거치며 성격이 차분해진 편이었다. 반면 육남혁과 하이석은 어릴 때부터 진중했다. 그런 두 사람이 사돈이 된다면 볼만한 일이 생길 터였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웨딩 플래너가 찾아왔다.송지아가 임신 중이라 결혼식의 세부 준비는 모두 허경빈이 맡고 있었다. 플래너가 노트북을 펼쳐 놓고 진행 사항을 하나씩 확인하는데, 몇 마디 듣지도 못한 허경빈이 쓰레기통을 끌어안고 토하기 시작했다.한바탕 토하고 나니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그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자 방주헌이 또 입을 열었다.“우리 경빈이가 아주 가냘픈 미남이 됐네. 한 걸음 떼면 숨이 차고, 다섯 걸음 가면 토하고.”허경빈은 욕이 목 끝까지 치밀었다.웨딩 플래너도 허경빈이 입덧을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다. 십여 년 동안 결혼식을 준비하며 임신한 신부는 숱하게 만났지만, 입덧하는 신랑은 처음이었다.그렇다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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