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자신이 얼마나 오래 씻었는지도 모를 만큼 멍하니 물속에 있었다. 서은주는 김 서린 거울을 닦아냈다.하얀 피부 위에 남은 붉은 자국들이 무섭도록 선명했다.그녀는 육강민의 셔츠만 걸친 상태로 거실로 나왔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서재 문을 열자, 육강민이 있었다. 어둠이 깊게 내려앉았다.달빛은 구름 속에 잠기고 별들은 흐리게 가라앉았다.매미 소리 사이로 늦여름의 더운 바람이 스쳤다.육강민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조용한 방 안, 담배를 하나 꺼내 든 그는 라이터를 찾고 있었다.서은주는 침대 머리맡에서 라이터를 집어 들어 그에게 다가갔다. ‘딸깍’파란 불꽃을 피워 오르자, 육강민은 담배 끝을 기울여 불을 붙였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공기도 묘하게 뜨거워졌다.그의 손끝이 그녀 목선에 닿았다.서은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이 마주치자, 그의 눈에 불꽃이 무섭게 일렁였다. 서은주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모든 걸 소유한 육강민, 그래서일까, 누군가를 유혹하는 일도 그에게는 너무나 쉽다.그의 손끝이 그녀의 얼굴을 살짝 쓰다듬었다. 그러다 눈가에 멈춘 그 감촉이 묘하게 간지러웠다.두 사람의 거리는 너무 가까워, 숨결마저 뒤엉켰다.눈빛이 닿는 순간, 피어오르던 열기가 순식간에 번졌다.육강민이 몸을 일으키자, 서은주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고, 그러다 허리가 책상 모서리에 닿았다.다음 순간, 그는 그녀 허리를 휘감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고, 결국 두 사람의 코끝이 서로 맞닿았다.경험이 없는 서은주는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그의 손길은 유혹적이지만, 정작 행동은 조심스러울 만큼 더뎠다.“……강민 씨.”“응?”“저…… 깨끗이 씻었어요.”촉촉하게 젖은 살굿빛 눈동자와 떨리는 목소리에 육강민은 바로 거칠게 그녀 입술을 삼켰다. 이는 그 어떤 목적도, 누구를 향한 복수심도 아닌 그저 스스로가 원해서 받아들인 첫 키스였다. 천천히, 깊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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