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그 말에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애들도 싸우면 안 된다는 건 아는데, 당신은 정말……”그때 육강민이 손을 뻗어, 아까부터 붉게 올라와 있던 그녀의 팔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진백현이 거칠게 움켜잡았던 자리였다.“아프진 않아?”“괜찮아요. 원래 피부가 좀 예민해서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자국이 남아요.”육강민이 몸을 더 가까이 기울이자,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그래서 나도 매번 힘 조절하느라 힘들잖아.”서은주는 그가 화제를 그렇게 돌릴 줄은 몰랐다.얼굴이 확 붉어진 서은주는 얼른 고개를 돌려 버렸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육지성은 백미러로 두 사람을 힐끗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제발 좀 솔로도 살길은 줘야지.’예전엔 매일 야근이더니, 요즘은 매일같이 눈꼴 시린 애정행각에 시달리고 있었으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그들이 보살핌센터에 도착하기도 전에, 육강민의 휴대폰이 진동했고. 전화받자마자 육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무슨 일이에요?” 서은주가 물었다.“민찬이가 또 싸웠어.”지난번, 그가 경성에 없을 때, 육민찬은 한 차례 싸움을 벌인 적이 있었다.이유를 물어도 끝내 말하지 않았고, 다시는 함부로 주먹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일단 화부터 내지 말아요. 민찬이도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서은주가 달랬지만, 육강민의 미간에 서린 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보살핌 센터에 도착하자, 그들은 곧장 교무실로 향했다.그곳에는 교사와 육민찬, 그리고 남자아이 두 명과 들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두 아이는 하늘이 무너질 듯 울부짖고 있었고, 부모들이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반면 육민찬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고집스러운 얼굴로 서 있었다.육강민과 서은주는 지나치게 격식을 갖춘 차림이라 모두들 순간 멈칫했다. “육민찬, 또 싸운 거야?”육강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아이는 아빠를 보자, 슬그머니 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