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진의 비아냥에도 서은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냥 돌아서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은주야, 정말 너구나.”이순옥은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어디 있었던 거야?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보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호텔 사건 이후, 서은주는 더 이상 몇 마디 감정 섞인 말에 쉽게 흔들릴 만큼 순진하지 않았다.수년 동안 얽혀 있던 정이 완전히 사라질 순 없어, 눈가가 뜨거워졌지만, 시선은 차갑고 담담했다.“사모님, 손 놓으시죠.”“…뭐라고?”이순옥의 얼굴이 굳어버렸다.“엄마, 뭐해? 얼른 가자니까.”차에 타 있던 서미진이 성가시다는 듯 재촉했다.“사모님?”이순옥의 눈가가 금세 빨갛게 젖어 들었다.“네가 그 일 때문에 날 원망하는 건 알아, 외숙모로 생각하지 않아도, 밥 한 끼 사줄 기회는 줄 수 없겠니?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그럴 필요 없어요.”서은주는 손을 뿌리치며 돌아서려 했지만, 이순옥은 서은주를 놔주지 않았다.“그냥 밥 한 끼만. 장소는 네가 정해.”도로 한복판에서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호텔 사건은 온 동네에 소문이 난 지 오래, 더 이상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다.결국 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맞은편 레스토랑으로 가죠.”길 건너 고급 레스토랑은 비싼 가격 탓에 손님도 드물었다. 레스토랑.서은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주문했다.반면 서미진은 스테이크를 시키며 그녀를 힐끗 보았다.“오늘은 우리가 사는 거니까 비싼 걸 좀 시키지 그래? 우리 집에서 나간 이상, 이런 데서 밥 먹을 일은 평생 없을 테니 말이야.”“미진아 그만해!”이순옥은 딸을 노려보고는, 직접 서은주가 즐겨 먹던 메뉴들을 주문해 주었다.“은주야, 너 살 빠진 것 같구나.”“엄마, 노안이야? 딱 봐도 살쪘구만.”“……”서은주는 요즘 마음이 편해져서 혈색이 좋아진 것뿐이었다.“우리 집 떠난 뒤로 아주 편하게 잘 지내는 모양이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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