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 의지할 곳 없었던 서은주는 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아무도 그녀가 잘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그는 처음으로 그녀의 안위를 물어봐 준 사람이었다.“집까지 바래다줄까?” “지금은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진백현의 압박은 계속되고, 서씨 가문은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서진우는 여기저기서 자금을 구하고 있었고 서미진 역시 친구들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내려앉는 집안을 도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서미진은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돌아와 서은주에게 화풀이했다.처음부터 그녀의 집은 없었다. **차는 교외의 한적한 공터에 멈춰 섰다.육강민이 담배를 꺼내려던 순간, 서은주의 휴대폰이 울렸다.진백현이었다.육강민은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렸다. 자리를 비켜준 것이다.억울함을 당하면서도 밖으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가 너무나 안쓰러워 그녀를 도울까도 했었지만, 지금 상황은 그가 자금을 보낸다 해도, 당장의 위기만 해결할 수 있을 뿐, 이후의 문제는 계속될 것이 분명했다.그가 자리를 비운 후, 서은주는 전화를 받았다.목소리는 힘이 없었다.“여보세요.”“참 볼만하더라. 달걀까지 맞고, 그게 또 찍혔더라?”진백현의 목소리는 조롱으로 젖어 있었다.“네 덕분이지.”사진과 영상들이 순식간에 퍼진 건, 누군가 뒤에서 일부러 밀어붙인 것이다.진백현 외에 또 누가 있을까?육가희를 위해, 그녀를 완전히 망가뜨리려는 것, 이건 그가 원하는 바였다.진백현의 냉소가 또다시 들렸다.“가희만 건드리지 않았어도, 난 이렇게까진 안 했어. 이제 결정해야지?”“뭘?” 서은주는 가볍게 웃었다.“서씨 가문과 함께 구정물 속에서 썩어갈지 아님 나와 함께 할지 말이야. 넌 지금 노리개처럼 재미만 보고 버려진 신세라는 걸 잊지 마. 하지만 내가 받아주겠어. 이런 나에게 고마워해야 마땅하지 않아?”“진짜… 역겹다.”“서은주, 마지막 기회야.”“꿈 깨.”“좋아. 그럼, 아주 끝까지 가보자. 그때 가서 손이고 발이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