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hapter 611 - Chapter 620

628 Chapters

제611화

정지연이 라이브를 진행하는 동안, 일부 시청자들은 그녀와 육강민의 관계를 물었고, 정지연은 그저 “아무 관계도 없다, 전부 오해다”라고만 답했다.몇몇은 그녀가 관심을 끌기 위해 방송을 하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지만, 정지연은 자신이 라이브를 켠 이유가 기억상실 때문에 가족을 찾고 싶어서라고 말했다.그러나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건 따로 있었고 그건 바로 재벌가 스캔들이었다.방송에는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기억상실, 재벌가, 닮은 얼굴.비록 막장스러운 설정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였다.이런 식의 연예계 운영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응이었다. 그 모든 것은 육강민으로 하여금 그녀의 정체에 더 깊은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정지연의 목적은 단순했다.이 얼굴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함이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즘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건 연예계 진출, 라이브 방송, 혹은 인플루언서 활동일 것이다.욕을 먹더라도 화제성과 유입만 있으면, 결국 그건 돈으로 바뀐다.서은주와 닮은 얼굴을 하고 있는 이상 육강민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서은주가 불쾌하진 않을까 계속 걱정될 것이다.*오늘따라 높게 떠 있는 밝은 달 아래 까마귀가 앙상한 가지 위에 내려앉았다.두 아이를 재워놓고 방을 나선 육강민은 서재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 문을 열었다.서은주는 아직도 책을 보고 있었다.“하루 종일 봤는데도 안 피곤해?”“시험 얼마 안 남았잖아요. 작년에 한 번 미뤘으니까, 올해는 꼭 붙어야 해요.”“그럼 같이 보자.”육강민은 의자를 끌어와 그녀 옆에 앉았다.서은주는 책을 보고 육강민은 그녀를 봤다.시선이 너무 노골적이라, 서은주는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공부 방해하지 말고 가서 자요.”“나 조용히 있을게. 절대 방해할 일 없어.”“올해 시험 떨어지면 진짜 당신 가만 안 둘 거예요.”짜증이 올라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허리가 잡혔다.그리고 그대로 끌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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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육강민은 서은주가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한 번 겪은 고통으로 충분했다. 어떤 이는 기억 속에만 남아야 한다.지금, 이 순간, 그의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설령 예전에 만났던 그 소녀가 다시 나타난다 해도, 바뀌는 건 없다.그 아이가 잘살고 있든, 결혼해 아이를 낳았든, 혹은 힘든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건 이제 육강민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처음 서은주에게 시선이 갔던 건 어쩌면 그 눈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그가 사랑하는 건, 서은주라는 사람이었다.서은주의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가 고개를 들어 다가가자, 육강민은 갑자기 몸을 뒤로 젖히며 명확한 거부 자세를 취하더니 눈썹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그냥 이렇게?”“그럼, 뭘 원해요?”“오늘 밤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거야?”서은주는 방금 그가 한 말에 마음이 설렜다.흥분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리고 그 이후 모든 건 더 이상 그녀의 통제 밖이었다.마른 장작에 불꽃이 튀듯, 한순간에 불붙었다.“방으로 가요. 누가 올 수도 있잖아요.”“괜찮아. 오늘 형이 없어서 서재에 들어올 사람도 없어.”서은주는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그래, 오늘은 그냥 내버려두기로 하자. 그냥 이대로 즐기자.육강민은 책상 위에서 그녀를 가졌다.부드럽지만 절제된 육강민에 비해 오늘 서은주는 유난히도 적극적이었다.덕분에 육강민은 새로운 쾌락을 느끼게 되었다.시간이 흐르며 더 높이 떠오른 달빛이 방 안으로 희미하게 스며들 즈음, 본능이 깨어난 육강민은 더욱 거칠어졌다.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육강민을 서은주는 더는 받아들일 힘이 없었다.결국 서은주가 살짝 화를 내서야 육강민은 그녀를 품에 안고 겨우 잠자리에 누웠다.“곧 수린의 첫돌인데, 어떻게 할까?”“그냥 간단하게 식사만 하죠. 부모님과도 얘기했는데, 크게 하실 생각 없으셔서 가까운 사람들만 조용히 모이기로 해요.” 결혼식도 막 치르고 난 서은주는 시험 준비까지 해야 해서 돌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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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육강민은 서은주를 달래기 위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고 했다.서은주는 은근히 기대하면서도 말했다.“보석 같은 건 필요 없어요. 그런 것들은 이미 너무 많아요.”“좀 더 실용적인 거야. 분명 좋아할 거야.”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알림을 받았다.육강민이 입시 대비 학원의 박사 과정 집중반에 등록해 둔 것이었다.유명 강사에 일대일 맞춤 지도, 게다가 합격 보장, 불합격 시 전액 환불되는 것이었다.참고서까지 한가득 사다 놓은 육강민은 아내의 시험 준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심지어 유주만에게까지 미리 연락해 두었다며, 공부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언제든 찾아가도 된다고 했다.이 소식을 들은 손리정은 배를 잡고 웃다 눈물까지 흘렸다.“진짜 육강민답다. 역시 내가 인정한 남자라니까. 방식이 완전 독특해, 진짜 웃겨 죽겠네.”서은주는 할 말을 잃었다.특히 방주헌과 비교하면 더 그랬다.방주헌은 강희진과의 관계를 공개한 뒤로, 매일 퇴근길에 꽃다발을 들고 슈퍼카를 몰고 주든 앞으로 데리러 가곤 했다. 그 모습이 기자들에게 몇 번이나 찍혔는지 모른다.방주헌조차도 여자라면 꽃을 선물해야 한다는 걸 아는데, 육강민은 참고서를 보냈다.남편이란 작자가 이래도 되나?서은주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은근 짜증이 났다. 그 와중에 육강민이 전화를 걸어와 선물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오늘은 좀 늦을 것 같으니,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전화를 끊고 나서 서은주는 휴대폰에 뜬 알림들을 하나씩 넘겨봤다.며칠 사이 정지연이 이미 백만 팔로워를 모았다는 걸 확인했다.완전히 인플루언서가 된 셈이었다.자신과 닮은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설명하기 힘든 불쾌감이 스며들었다.그래도 육강민이 시험 준비에만 집중하라고 했기에 다른 일은 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서은주는 육강민이 알아서 잘 정리해 줄 거라 믿었다.*한편,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던 정지연은 뜻밖에도 육강민의 전화를 받았다.그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대,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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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정지연은 거울 앞에 서서 눈썹을 다듬고 있었다.경성의 밤 기온은 이미 영하에 가까웠지만, 그녀는 얇은 원피스에 코트 하나만 걸친 채, 희고 가느다란 발목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메이크업은 서은주를 따라 한 것이었지만, 겉모습만 닮았을 뿐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클럽에 도착하자 주위의 시선들이 자연스레 쏠렸다.문을 두드리고 룸으로 들어가니, 거기에는 소파와 긴 테이블 하나와 안쪽에는 작은 공간이 하나 더 있었다.식사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잠을 자는 용도에 가까워 보였다.정지연의 시선은 곧장 소파에 앉아 있는 육강민에게 꽂혔다.검은 정장 차림에 또렷한 이목구비, 평소 냉정한 엘리트 분위기는 한결 풀어지고, 소파에 기대 찻잔을 들고 있는 모습은 한결 여유로워 보여서 더욱 사람을 끌어당기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을 꺼내려던 정지연은 룸 안에 육지성도 있는 걸 발견했다.그리고 구석에는 어딘가 낯익은 남자 한 명이 더 있었다.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호흡이 가빠졌지만, 애써 평정을 유지했다.“이분은 누구죠?”“정지연 씨, 기억력 많이 안 좋네요. 그날 희롱당해서 옷까지 찢어졌으면서, 이 사람이 누군지 기억도 못 하는 겁니까?”그날 밤, 술에 취해 그녀를 희롱했던 사람이었다.“그게…” 정지연은 마른침을 삼켰다. “왜 이 사람이 여기에…”“그런 일을 당하고도 신고를 안 하셨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술 핑계로 여자를 건드리는 인간들을 제일 싫어해서요. 그래서 직접 잡아 왔습니다.” 정지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손에 쥔 가방을 꽉 쥐었다.육강민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구석의 남자를 바라봤다.“사과 안 하고 뭐 하는 거지?”하지만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전혀 딴판이었다.“대표님, 저 그날 술 좀 마시긴 했는데, 제가 먼저 그런 거 아닙니다. 이 여자가 먼저 꼬셨어요! 가슴골을 일부러 드러내고, 허리도 흔들더니, 덥다면서 옷을 벗었고, 치마도 슬쩍슬쩍 들추며 별짓 다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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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그러자 남자가 급히 말했다.“그, 그녀가 살려달라고 하긴 했는데요, 근데 바로 도망가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무슨 특별한 취향인 줄 알았죠. 저도 그런 건 처음이라, 그때는 오히려…”“오히려 뭐?” 육지성이 물었다.“좀… 자극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육지성은 말문이 막혔다.‘자업자득이군.’정지연은 들을수록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이 남자는 자기 죄를 벗으려고 별의별 디테일까지 다 털어놓고 있었다.이대로 두면 점점 말이 과장될 게 뻔했기에 당장 저 입을 막아야 했다!그녀는 그대로 달려들어, 들고 있던 가방으로 남자를 내리쳤다.“변태 새끼가 나를 희롱해 놓고도 발뺌해? 죽여버릴 거야!”예상치 못한 공격에 비명을 지르던 남자는 곧바로 맞받아쳤다.남녀가 그대로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체격 차이가 나는 데다, 정지연은 오늘 육강민을 만난다고 일부러 화려한 원피스에 하이힐까지 신고 왔다.레드카펫은 몰라도 싸움에는 적합한 옷차림이 아니었다. 게다 남녀 간 힘 차이까지 있었으니, 금세 밀리기 시작했다.남자가 그녀의 뺨을 후려치자, 정지연은 제대로 폭발해 버렸다. “미친 거 아냐! 이 얼굴이 얼마짜린 줄 알고 감히 손을 대?!”이런 상황에서는 사람도 본성을 숨기기 어려웠다.평소의 말투와 습관이 그대로 튀어나왔다.육강민은 낮게 웃으며 여전히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정지연은 이를 악물고 손톱을 세웠다.남자도 참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그 주먹이 그녀의 코를 정통으로 강타했다.“읍!”정지연은 신음을 토해냈다.코끝이 순식간에 마비된 듯 감각이 사라졌고,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반사적으로 코를 움켜쥐었지만,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남자는 그 모습에 겁에 질려 육강민을 바라봤다.“대표님, 전 세게 친 것도 아닌데… 왜 코가…”정지연의 콧대가 완전히 틀어져 있었다!그녀도 그걸 느낀 듯, 얼굴을 감싸 쥐고 처절하게 비명을 질렀다.“악! 보지 마! 보지 말란 말이야!”그녀의 표정은 완전히 일그러졌고, 얼굴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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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양홍철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정지연이라 불리던 여자의 동공이 확 커졌다.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극도로 놀랐을 때의 반응만큼은 숨길 수 없는 법이다.“아는 사람인가요?”찻잔을 든 육강민은 피어오르는 김을 느릿하게 불었다.마치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군주마냥 생사여탈을 쥔 채, 사람을 무너뜨리는 순간조차 우아한 집행자 같았다.“저, 저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저 사람 누굽니까?”여자는 감히 양홍철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하지만 양홍철은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가왔다.그의 두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몸 옆으로 늘어뜨린 두 손은 떨림을 멈추지 못했다.양홍철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그 시선은 마치 괴물이라도 보는 듯했다.“이나야?”갈라진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누구세요? 전 이나 아니에요.”이를 악문 그녀는 끝까지 부정했다.그러곤 육강민을 바라봤다.“의사라더니, 이 사람 뭐예요!”“양이나!”양홍철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호통치는 바람에 그녀는 몸이 움츠러들었고, 본능적으로 양홍철을 바라보았다.“대체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망가뜨린 거냐? 이게 정말 너냐?”양홍철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가자. 당장 병원에 가서 원래대로 돌려놔야 해!”다른 사람은 몰라도, 함께 20년을 살아온 사람은 발소리만 들어도 알아볼 수 있었다.외모나 옷차림을 바꾸며 몸에 남은 흔적을 지울 수 있지만, 무의식적인 작은 행동은 숨길 수 없다.양이나를 세밀하게 관찰한 적은 없었던 육강민과 달리 양홍철은 단번에 알아봤다.이건 분명 자신의 딸, 양이나였다.그런데 서은주를 닮은 얼굴로 완전히 바꿔버렸다.미친 게 분명했다.양홍철은 그녀의 손을 끌어당기며 억지로 데려가려 했지만, 여자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저항했다.“놓으세요! 저 당신 몰라요! 뭐 하려는 거예요!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대표님,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이 사람 몰라요! 제발!”그녀는 목이 터져라 외치며 끝까지 자신이 양이나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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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양홍철은 원래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어서 좀처럼 손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봐줄 수 없었다.내리치는 그 힘이 너무 날카로워서 양이나는 겁에 질려버렸다.양이나의 부러지고 틀어진 콧대는 퉁퉁 부어올랐다.양홍철이 일부러 같은 쪽만 후려치는 바람에 반쪽 얼굴은 피멍이 들어 몰골이 아니었다.그리고 나머지 반쪽은 완전히 일그러져, 귀신처럼 흉측했다.“네가 괴물이 되어 나타날 줄은 몰랐다. 지금 네 꼴 좀 봐라. 이미 반은 귀신이야.”양홍철은 화가 치밀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정말 실망이다.”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양홍철은 발로 세게 걷어찼다.양이나는 피할 틈도 없이 다시 바닥에 나뒹굴었고, 통증에 비명을 지르며 배를 움켜쥐었다.“아빠 제발 그만 때려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말해 봐. 한 달 넘게 사라져서, 도대체 뭘 하고 다닌 거냐!”“그게…”양이나는 말을 더듬거리며, 육강민 쪽을 힐끗 쳐다볼 뿐이었다.“그쪽은 왜 보는 거야? 내가 묻고 있잖아!”양홍철은 분노로 온몸의 피가 들끓는 듯했다.“고의로 사고를 꾸며내고, 기억상실인 척하면서 서은주 찾아가서 소란을 피워? 내가 진작에 말했지? 은주와는 엮이지 말고, 네 인생이나 살라고! 얼굴을 바꾼다고,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았어? 감히 호랑이 흉내를 내려다 완전 망가졌잖아! 완전히 미친 거지.”“아빠…”바닥에 무릎을 꿇은 양이나는 쉼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양홍철은 육강민을 향해 말했다.“이제 내 딸이 아니니,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라.”“아빠?”양이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저 버리시는 거예요?”“네가 나 모른다고 하지 않았냐? 버린 건 내가 아니라, 너다!”“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저 버리지 마세요…”육강민은 그녀의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만약 지금 아버지라는 마지막 버팀목까지 잃으면 끝이었다.그녀는 바닥을 기어가 양홍철의 다리를 붙잡았다.“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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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육강민의 말에 양이나는 몸을 떨며, 다시 양홍철을 바라봤다.“아빠, 그 영상 공개해버리면 저 끝장이에요!”육강민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영상 공개 여부는 네 행동에 달렸어. 그리고 앞으로는 그 얼굴로 다시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해.”망설이고 있는 양이나에 양홍철은 분통이 터졌다.이 지경에까지 와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양홍철은 달려가 다시 발을 들어 올렸다.양이나는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나면서 결국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하지만, 이 상태로는 화면에 나올 수 없잖아요.”“한쪽만 부었을 뿐, 반대쪽 얼굴은 멀쩡하잖아.”육강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순간, 그래서 아버지가 일부러 한쪽만 때린 거라는 걸 깨달았다.비록 코는 틀어졌지만, 촬영 각도만 잘 맞추면 화면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반쪽 얼굴만으로도 네티즌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양이나는 어쩔 수 없이 영상을 통해 자신의 본명과 신분을 밝혔다.촬영을 마치자, 육강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대, 대표님…”그런데 갑자기 양이나가 그를 불러 세웠다.육강민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은 그녀를 무심한 눈으로 내려다봤다.“서은주가 그렇게 좋은 거예요?”“단지 그것뿐일까?”육강민이 말을 바로잡았다.“나는 내 아내를 사랑해.”양이나는 쓴웃음을 지었다.“저한테는 조금도 설렌 적이 없었어요?”“단 한 번도.”양이나는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오늘 전화로 만나자고 하셨을 때… 솔직히 기뻤어요. 그것도 밤이라… 저는 혹시…”육강민이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낮에는 일 때문에 바쁘니까, 퇴근 후에나 시간 낼 수 있는 거지. 게다가 너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데, 내 업무 시간까지 쓸 필요는 없지.”그야말로 직격탄이었다.양이나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렸다.“얼굴을 바꾸면 저도 다르게 보실 줄 알았어요.”“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서은주야.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지.”서은주가 어떤 얼굴이든 상관없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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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아까 포장해 드렸습니다.”“……”육강민이다.성세 그룹 대표라는 사람이 계산도 안 하고, 그것도 모자라 포장까지 했다.이게 어디 사람이 할 짓이란 말인가!사실 계산은 육지성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그는 일부러 룸에 있는 아가씨가 결제할 거란 말만 남기고 나왔다.*완전히 폭발해 버린 양이나는 계산을 마치자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성형외과로 향했다.하지만 이미 근무 시간이 끝난 상태라 당직 직원만 남아 있었고 의사는 없었다.그녀의 휘어지고 무너진 콧대와 붉게 부은 얼굴을 본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당장 의사 불러 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낼게요!”병원으로 다시 돌아온 의사가 상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일단 내부에 넣은 보형물만 제거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미 코 수술을 여러 번 하셔서, 추가 수술은 어렵고 당분간은 회복 치료에 집중하셔야 합니다.”“안 돼요. 무조건 원래대로 돌려놔야 해요!”“환자분, 코 상태가 지금...”“그건 신경 쓰지 말고 수술만 해요. 망쳐도 책임 물을 일은 없어요.”면책 동의서를 작성한 뒤에야, 의사는 수술을 진행했다.하지만 그날 밤,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고 심각한 감염으로 고름이 번졌다.성형외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119를 불러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담당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코끝 조직이 완전히 괴사했습니다. 전부 절제해야 합니다.”절제?그럼, 앞으로 코 없이 살아야 한다는 건가?순간, 해리포터 속 볼드모트의 얼굴이 떠올랐다.양이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휴대폰을 켜 더 나은 병원을 찾으려 했지만, 인터넷에는 이미 그녀와 관련된 뉴스가 도배되어 있었다.‘충격 소식! 정지연의 정체는 다름 아닌 양이나?’‘양이나, 서은주 얼굴로 성형 후, 육강민에게 의도적 접근’양이나는 떨리는 손으로 뉴스를 열었다.육강민이 촬영한 영상이 이미 인터넷에 퍼져 있었다.공개 안 한다고 했잖아!하지만 곰곰이 떠올려 보니, 어젯밤, 육강민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확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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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서은주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젯밤에 양홍철도 있었어.” 육강민이 말을 이었다.“수린이 돌잔치 얘기를 꺼내더라. 네가 부르지 않을 걸 알았는지, 나한테 너와 수린이 선물이라도 전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수린이 돌인데, 나한테 무슨 선물을 준다는 거예요?” 서은주가 물었다.“그동안 너한테 못 해준 걸 이제라도 갚고 싶어서겠지.”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양홍철이 최근 보이는 태도는, 그녀도 보고 있었다.그녀는 양홍철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수린이 돌잔치는 팅주 호텔에서 해요. 시간 되시면 오세요.]육수린의 돌잔치는 크게 치를 생각이 없었고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 소박하게 아이 생일을 챙기기로 했다.문자를 받은 양홍철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하지만 곧바로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양이나는 코 부분이 감염되어 괴사까지 진행되고 있어 계속 수술을 거부하면 뇌까지 염증이 번질 수 있으니, 보호자에게 알린 것이다.양홍철은 분노와 안타까움이 뒤섞인 채 병원으로 달려갔고, 강제로 수술을 진행시켰다.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크게 다퉜다.“수술하지 않을 거예요! 코가 없으면 내가 사람이겠어요? 차라리 죽는 게 낫지!”그렇게 소리치더니 창문 위로 올라가 버린 양이나의 행동에 의료진들은 숨을 삼켰다.하지만 양홍철은 그녀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죽음을 그 어느 누구보다 두려워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럼 죽어버려. 여기 4층이니까 14층쯤은 올라가야지 않겠냐? 그래야 확실하게 죽을 수 있지. 어설프게 떨어져서 팔다리만 부러지고 살아남으면, 난 돌봐줄 생각 없다.”“……”위협이 통하지 않자, 양이나는 결국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코는 완전히 절제됐다.수술 후 사흘 뒤, 양이나는 집에서 요양하겠다고 했고, 양홍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한때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 있었을 때, 양이나는 그 곁을 지켰다.양홍철 역시 그녀에게 빚진 마음이 있었고 딸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들도 그녀가 깨달음을 얻기를 바랐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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