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651 - Chapitre 656

656

제651화

“아이?”육강민은 피식 웃었다. 아직 결혼도, 혼인신고도 안 했는데 아이 얘기는 너무 이르다.그런데 그날 밤, 육강민은 꿈을 꿨다.방주헌이 아이 손을 잡고 자신 앞에 서서는 아이에게 육강민을 형이라고 소개하는 것이다.잠에서 깬 육강민은 문득 방주헌의 아이와 형제처럼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울적해졌다. 더 골치 아픈 건, 요즘 방주헌이 기분 좋은 일이 생기기만 하면 꼭 육강민 앞에서 알짱거린다는 점이었다.업무 얘기를 마치고 나면, 슬그머니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형, 이제야 형이 왜 형수랑 호텔에서 이틀 밤낮 안 나오고 붙어 있었는지, 알았어. 어른의 세계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거였어. 그날 밤, 완전 신세계였다니까!”원래도 막무가내였던 방주헌은 육강민의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없이 떠들어댔다. 머리가 지끈거린 육강민이 이를 악물었다.“방주헌! 조용히 좀 해!”“형, 우리 형제니까 좋은 일 있으면 당연히 같이 나눠야지.”“하나도 안 궁금해.”“그럼, 노래라도 불러줄게!”육강민의 눈꺼풀이 꿈틀했다.방주헌은 이미 혼자 심취된 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자~ 놀아보자~ 어차피 시간은 넘치는데~”그때 자료를 들고 들어오던 육지성이 혼자 신나게 노래하는 방주헌을 보고 잠깐 멍해졌다.육지성이 서류를 내려놓으며 물었다.“대표님, 다른 일은 없으세요?”“이 인간 좀 끌어내!”결국 방주헌은 육강민에게 쫓겨나고 말았다.육강민은 관자놀이를 짚었다.드디어 조용해졌다.하지만 방주헌은 틈만 나면 찾아와서 육강민은 심신이 불안해질 정도였다.“방주헌, 제발 다른 사람 찾아가. 나 바빠.”“형 말고는 다 솔로라서 내 이 기분을 이해 못 해. 우리 둘만 같은 세계 사람이잖아!”육강민은 진심으로 하늘이 번개라도 내려서 저 인간을 날려버렸으면 했다.*육강민의 이 답답한 마음은 금융 행사에 참석할 때까지 쭉 이어졌다.행사 전날 밤, 국내외 참석자들이 경성에 모였고, 주최 측은 환영 파티를 열었다.쌀쌀한 날씨에 바람은 차갑고 안개까지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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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통역은 연주 혼자 맡은 게 아니었고, 몇몇 외국 바이어들은 그녀가 끝까지 동행할 필요도 없었다. 연주가 잠깐 쉬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주 선생님?”서은주였다.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던지 반가운 표정이었다.“아까 일하는 것 같아서 방해 안 했어요. 일은 끝나셨어요?”연주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민찬이가 연주 선생님이 여기 있는 거 알면, 오늘 밤 울고불고 따라오겠다고 했을 텐데.”“민찬이는 요즘 어때요?”“잘 지내요.”“공부는 잘 따라가죠?”연주는 가정교사였기에, 당연히 학업이 가장 신경 쓰였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 선생님이 안 계신 동안엔 아주버님께서 봐주시거든요.”그 말을 하며 서은주는 조금 민망한 듯 웃었다.육민찬의 엄마로서 공부도 챙겨야 하는 게 맞지만, 한주미가 말했었다.“요맘때 민찬이는 엔간히도 미운 나이가 아니라서 공부까지 봐주다 보면 모자 관계마저 틀어져. 그러니 그런 역할은 남혁이한테 맡겨. 걘 선생이니, 너보다 경험이 많아.”연주는 육남혁이 아이 공부를 맡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은주가 웃으며 말했다.“오늘 아주버님도 오셨어요. 인사하러 가실래요? 민찬이 상황이 궁금하면 아주버님한테 물어보면 돼요.”연주는 잠시 멈칫했다.“아직 할 일이 좀 남아서… 나중에요.”육민찬의 과외를 맡기로 한 순간부터, 그녀는 함정에 빠진 기분이었다.말 한마디마다 지뢰 밭이라서 조심히 피해 다녀야 한다.아마 여자의 직감이었을까, 다시 육강민 곁으로 돌아온 서은주는 작게 중얼거렸다.“연주 씨가 아주버님을 좀 무서워하는 것 같지 않아요?”“그래?”육강민은 웃으며 넘겼지만, 익숙한 얼굴 하나가 시야에 들어오자 웃음이 사라졌다.“형, 형수!”방주헌이었다. 그도 이 자리에 와 있었다.이런 금융 행사에 석무 그룹이 초대되는 건 이상할 게 없었다.그런데 오늘은 하얀색 정장에 빨간 나비넥타이까지, 마치 백마 탄 왕자라도 된 듯 요란하게 치장했다.파티가 시작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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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방주헌조차 그의 이상함을 눈치챘다.“남혁 형은 왜 저래요?”방주헌이 낮은 목소리로 육강민에게 물었다.“나이 들어서 갱년기랄까.”이해 못 한 방주헌은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육강민은 서은주의 손을 잡고 춤을 추러 갔다.예전 서씨 집안에서는 이런 걸 배울 기회가 없어 춤이 서툴렀다. 동작이 자꾸 꼬여 당황스러웠고, 창피해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육강민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나만 따라와.”다정하게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부러워했다.그 장면이 육남혁 눈에는 더더욱 거슬렸다.기분이 좋지 않았던 그는 술을 조금 마셨다.술이 슬픔을 달래준다고들 하지만, 독한 술이 목을 타고 들어오자, 오히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때, 연주가 뒤쪽 휴게실로 향하는 것이 시야에 들어와 그는 지체없이 뒤따라갔다.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보니, 연주는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부드럽고 달콤한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상대를 달래는 듯했다.전화를 끊고 돌아선 순간, 그녀는 육남혁과 마주쳤고,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다.길게 이어진 복도, 두 사람 사이에는 화분 하나가 놓여 있었다.그의 곧은 시선이 연주를 집요하게 찾아갔다.연주는 휴대폰을 꼭 쥐었다.파티장으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그의 옆을 지나야 했다.둘 사이 거리가 좁혀지면서 연주는 그가 재킷 단추를 풀어 헤치는 모습을 보았다.마디가 선명한 손이 검은색 정장과 어우러져 한층 더 희게 부각됐다.육강민과 달리, 그는 군 생활에 익숙해진 몸이 아니었고, 인생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 사람이라, 몸가짐 하나하나에 단정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배어 있었다.그의 앞에 이르자, 연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교수님을 여기서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줄은 몰랐네요.”그 미소는 차분하고 예의 바르지만, 분명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이렇게 흔한 우연은 없지.”연주는 그의 대답에 잠시 당황했다.“네?”그때,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연주는 몸을 돌려 지나가려 했지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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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연주는 육남혁의 말에 화가 치밀어 숨이 가빠졌다.저 입 하나로도 사람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그는 낮게 웃었다.은은한 우드 향이, 짙은 술 냄새와 뒤섞여 그녀의 마음을 여지없이 뒤흔들고 있었다.문에 등을 바짝 붙인 연주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익숙한 향기는 너무나 쉽게 기억을 되살리고, 마음을 어지럽혔다.밖에서 울리던 발소리가 멈췄다.이제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나가려던 순간, 남녀의 은밀한 대화가 들려왔다.“아앙, 안 돼요… 여기서 이러면 들킨다고요…”간드러진 여자의 목소리에 남자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괜찮아, 아무도 없어. 잠깐만…”“이러지 마요…”“가만 있어봐... 너 살냄새가 너무 좋아. 이대로 너한테 파묻혀 죽어도 좋아.”“아잉…”“너도 좋으면서 왜 그래.”민망하기 짝이 없는 대화에 연주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연주와 육남혁은 그대로 그곳에 갇혀버렸다.“나랑 같이 있는 게 그렇게 긴장될 일인가?”육남혁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닌데요.”연주는 애써 부정했다.하지만 그녀는 그의 손에 자신의 손목이 잡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어둠 속에서 시야가 차단되면 다른 감각들이 극도로 예민해진다.손목을 붙잡고 있던 열기가 사라지자, 그녀는 잠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 순간, 그의 손끝이 다시 그녀의 손등을 스쳤다.심장을 간질이는 감각에 연주는 정신이 아득해졌다.온몸이 감전된 듯 찌릿했다.어둠 속에서, 육남혁이 몸을 살짝 숙이며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그의 숨결이 거의 입술에 닿을 듯 스쳤다.연주는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턱을 잡히고 말았다.시선이 마주치는 찰나, 두 사람의 코끝이 가볍게 스쳤다.그의 숨결이 뜨겁게 번져, 심장이 또다시 크게 요동쳤다.“육남혁!”연주는 그를 밀어내려 했다.“아니라며? 그런데 왜 피하지?”“피한 거 아니에요.”“그래?”길게 늘어진 말끝은, 사람을 휘감는 듯한 여운을 남겨 그녀의 심장을 뒤흔들었다.육남혁의 이 생태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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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연주가 돌아서서 문을 열어버리자, 밖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가 터졌다.옷매무새도 제대로 가다듬지 못한 여자는 남자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둘 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였는지, 민망함에 얼굴이 새빨개진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문간에 서 있던 연주도 괜히 어색해졌다.그녀는 옷을 정리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그때, 뒤편 방 안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도 안 보려고는 했지.”“근데 참을 수가 없더라.”연주의 기억이 순식간에 과거로 끌려갔다.그때도 그랬다.육남혁이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으면, 연주는 턱을 괴고 그를 빤히 바라보곤 했다.그러면 그는 늘 딱딱하게 말하곤 했다.“그만 좀 쳐다보지?”그때 연주가 말했다.“근데, 참을 수가 없어요.”기억의 물꼬가 트이듯, 옛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안경을 벗고, 셔츠를 풀어 헤칠 때, 목울대가 오르내리던 모습, 참지 못하고 흐트러지던 순간까지 아직도 너무나 선명했다.분명 일부러 꺼낸 말이었다.연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붉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며,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감정을 억눌렀다.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파티장으로 돌아갔다.*육강민은 사람들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서은주는 귀부인들에게 붙잡혀 있었다.그녀는 연주를 보자마자, 급히 손을 흔들었고 아이 공부 얘기를 핑계로, 겨우 귀부인들 틈에서 빠져나왔다.“여기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아까부터 계속 찾고 있었어요.”서은주가 그녀를 살피며 덧붙였다.“연주 선생님, 무슨 일 있어요?”“저요? 무슨 일 있어 보이나요?”방금 일을 떠올리니 괜히 찔려서, 신경이 곤두섰다.“얼굴이 너무 빨간데요.”“아마 실내가 좀 더워서 그런가 봐요.”“확실히 덥긴 해요.”서은주는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고 있어 육강민은 옷이 얇다며 걱정했지만, 실내 난방이 워낙 강해 춤 한 번으로 땀이 날 정도였다.방주헌은 구석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강희진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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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하지만 방주헌은 그녀를 한 번 쓱 보고는 곧바로 거절했다.“죄송한데, 저는 춤 못 춥니다.”상류층에서 춤은 기본기나 다름없고, 방주헌처럼 자유분방한 사람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그저 추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와는 그 어떠한 접촉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주변 사람들도 그의 반응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사실 방주헌은 얼마든지 둘러댈 수 있었다.피곤하다고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못 춘다고 하는 건, 대놓고 무안 주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민차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서은주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몰랐지만, 상대가 곤란해하는 걸 보고 슬쩍 도와주려 했다.그런데 말을 꺼내기도 전에 민차가 먼저 입을 열었다.“강희진 씨가 오해할까 봐 그러시는 건가요? 고작 춤만 추자는 것뿐이고, 다른 뜻은 없어요. 강희진 씨가 여기 계셨다 해도, 이런 일로 속 좁게 굴지 않을 텐데요?”서은주는 잠깐 멈칫했다.그녀의 말투 묘하게 얄미웠다.원래도 돌려 말하는 성격이 아니었던 방주헌은 그 말이 영 거슬리자,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며 쏘아붙였다. “그 사람과는 상관없고, 그냥 내가 당신이랑 춤추기 싫은 겁니다. 알아들었어요?”민차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은 누가 보면 괴롭힘을 당한 사람처럼 보였다.하지만 방주헌은 그저 어이가 없어 이만 자리에서 일어서 서은주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했다.그런데 민차가 갑자기 옆에 놓여 있던 와인잔을 집어 들었고, 어느새 막 서은주와 인사하고 돌아서는 방주헌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몸을 돌린 방주헌은 눈살을 찌푸렸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던 민차가 손이 흔들리더니, 와인이 그대로 방주헌의 옷에 쏟아지고 말았다.하필 오늘 방주헌은 하얀 정장을 입고 있어 붉은 와인이 유난히도 선명하게 번져 있었다.“악!”민차가 비명을 질렀다.급히 잔을 내려놓고, 그의 옷을 닦아주려 손을 뻗었다.방주헌은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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