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 돌아서서 문을 열어버리자, 밖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가 터졌다.옷매무새도 제대로 가다듬지 못한 여자는 남자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둘 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였는지, 민망함에 얼굴이 새빨개진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문간에 서 있던 연주도 괜히 어색해졌다.그녀는 옷을 정리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그때, 뒤편 방 안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도 안 보려고는 했지.”“근데 참을 수가 없더라.”연주의 기억이 순식간에 과거로 끌려갔다.그때도 그랬다.육남혁이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으면, 연주는 턱을 괴고 그를 빤히 바라보곤 했다.그러면 그는 늘 딱딱하게 말하곤 했다.“그만 좀 쳐다보지?”그때 연주가 말했다.“근데, 참을 수가 없어요.”기억의 물꼬가 트이듯, 옛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안경을 벗고, 셔츠를 풀어 헤칠 때, 목울대가 오르내리던 모습, 참지 못하고 흐트러지던 순간까지 아직도 너무나 선명했다.분명 일부러 꺼낸 말이었다.연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붉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며,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감정을 억눌렀다.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파티장으로 돌아갔다.*육강민은 사람들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서은주는 귀부인들에게 붙잡혀 있었다.그녀는 연주를 보자마자, 급히 손을 흔들었고 아이 공부 얘기를 핑계로, 겨우 귀부인들 틈에서 빠져나왔다.“여기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아까부터 계속 찾고 있었어요.”서은주가 그녀를 살피며 덧붙였다.“연주 선생님, 무슨 일 있어요?”“저요? 무슨 일 있어 보이나요?”방금 일을 떠올리니 괜히 찔려서, 신경이 곤두섰다.“얼굴이 너무 빨간데요.”“아마 실내가 좀 더워서 그런가 봐요.”“확실히 덥긴 해요.”서은주는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고 있어 육강민은 옷이 얇다며 걱정했지만, 실내 난방이 워낙 강해 춤 한 번으로 땀이 날 정도였다.방주헌은 구석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강희진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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