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동안에도, 연우진의 입은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엄마, 아저씨랑 사귀는 거예요?”“아니.”“그럼, 키스는 왜 했어요?”“그건… 그냥 사고였어.”연우진이 코웃음을 쳤다.“그 말 같지도 않는 변명을 내가 믿을 것 같아요?”연주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났다. 이 녀석, 대체 어디서 저런 말들을 배워온 거지?차에 올라타자, 아이는 금세 쿨가이 모습으로 돌아갔다. 연주와 함께 뒷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신기한 듯 두리번거렸고, 다리를 달랑달랑 흔드는 걸 보니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반면, 연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아저씨는 설에 뭐 해요?” 아이가 물었다.“설에 뭐 하는지 몰라?”“해외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북적이지, 설에는 이렇게까지 시끌벅적하지 않거든요. 그리고…”아이가 말끝을 흐리며 엄마를 힐끗 봤다.연주의 집에 일이 터진 것도 하필 설 무렵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설은 기뻐하거나 축하할 만한 명절이 아니었다. *육씨 가문 저택.연주와 연우진 모자가 나타나자, 한주미는 놀라서 주걱을 떨어뜨렸다.일전에 큰아들이 연우진을 데리고 왔을 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번엔 또 무슨 상황인가 싶었고 평소 침착하던 육진국조차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박명숙은 연우진을 유난히 예뻐해서, 곧장 불러 곁에 앉히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죄송해요, 이렇게 또 폐를 끼치게 되었네요.” 연주가 어색하게 말했다.“아니야, 설이니, 사람 많아야 북적북적한 거지.” 한주미는 웃으며 바닥에 떨어진 주걱을 주워들었다.입가엔 웃음을 걸고 있었지만, 살벌한 시선이 큰아들을 향했다.그 눈빛은 ‘너 이리 와.’라고 하고 있었다.지금 당장!육남혁은 연주에게 다가가 낮게 말했다.“잠깐만 앉아 있어. 금방 다녀올게.”순간, 식구들의 시선이 일제히 연주에게 쏠렸다.육강민과 서은주는 이미 상황을 아는 터라 묘하게 웃음을 참고 있었고, 박명숙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저 둘 언제 저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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