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정은 스무 해가 넘도록 공주처럼 떠받들어지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지금의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이곳저곳 머리를 조아리며 사정을 해야 했고, 잡종이라느니, 아비도 모르는 사생아라느니 하는 모욕까지 감수해야 했다.지금의 그녀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처지였다.그런데 온유란은 달랐다. 악명 높은 남자의 손바닥 위에서 소중히 보호받고 있었다.그 남자에 대한 소문이 무서우면 무서울수록, 그가 온유란에게 잘해 주는 모습은 더욱 눈에 띄었다.그 극명한 대비가 온유정을 더욱 질투하게 만들었다.그리고 부럽기도 했다.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잘나갈 때는 세상 누구도 자신보다 잘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하지만 정작 자신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남들이 행복하게 사는 꼴조차 견디지 못한다.온유정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온유란은 이미 그렇게 많은 것을 가졌으면서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예전에는 한 가족이었으면서, 온유란은 사람들이 자신을 더러운 진창에 내던지도록 내버려 두었다.온유정은 문득 그 남자의 제안을 떠올렸다.어차피 그는 자신에게 정신 감정서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다.그렇다면...‘온유란, 날 원망하지 마.’온유정은 상대가 누구인지도, 무슨 목적을 가진 사람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목표만큼은 같았다.*온유란은 자신이 누군가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그녀가 하이석과 함께 유주만의 집에 도착했을 때였다.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식탁 위에는 새까맣게 탄 정체불명의 음식이 한 접시 놓여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뭔지 알아볼 수도 없었다.유주만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닭볶음이야!”온유란은 어색하게 웃었다.반면, 하이석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그의 요리 실력은 방주헌과 막상막하였다.유주만의 두 손은 평생 수많은 사람을 살려 왔지만, 주방에 들어가 본 적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부엌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하이석이 한숨을 내쉬었다.“주방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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