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우가 얼른 권호성 심기를 달래며 능글맞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지헌이는 아버지가 키우신 거잖아요. 성격도 다 아버지 닮은 거예요.""너……"권호성이 한마디 하려는데 권정우가 먼저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허설아에게 건넸다."자, 할아버지가 주시는 거야."허설아가 봉투를 받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할아버지."권호성도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할아버지라는 말에는 대꾸하지 않았다.권정우가 허설아를 향해 눈짓했다. 원래 이렇게 고집이 센 성격이라는 뜻이었다. 권호성은 허설아가 못마땅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티 내지는 않았다.오늘은 자기 생신이었기에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었다.사실 권호성도 몇 마디 쏘아붙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권호성도 허설아가 딱히 나쁜 마음을 품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게다가 더 깊이 빠진 건 아마 손자인 권지헌일 것이다.권지헌 시선은 단 한 번도 허설아를 떠난 적이 없었다.권호성이 속으로 못났다고 욕했다.집사가 허리를 숙이며 얘기했다. "어르신, 식사 자리 준비가 됐습니다.""그래, 가자. 지헌아, 네 마누라 데리고 사람들한테 인사 좀 시켜."권지헌이 허설아를 여기까지 데려온 건 이 바닥 사람들에게 자기 여자를 공개하겠다는 뜻이었다.권지헌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권지헌은 한시라도 지체할 세라 허설아를 데리고 자리를 옮겼다.권정우가 곁에서 너스레를 떨었다."설아를 마음에 안 들어하실 줄 알았어요.""마음에 안 들지, 얼굴은 말쑥한 게 집안도 별거 없고 지헌이가 결혼해 봐야 아무 이득도 없잖아!"권정우가 웃으며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럼 아버지가 높으신 분 따님이라도 연결해 주셨으면 도움이 됐을 텐데요. 아버지도 그쪽에는 인맥이 없으시잖아요?"쉽게 말하면, 대통령 딸을 소개해 주지 못하냐는 말이었다. 그런 인맥도, 능력도 없으면 조용히 하라는 것이었다. 권호성이 혀를 차며 지팡이로 권정우를 후려치려다 능글맞은 얼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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