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채에서 쓰는 것들은 당연히 최고였다. 박희수는 집안도 좋고 권정우 역시 통이 컸다. 더군다나 권씨 집안의 실권이 지금은 권지헌 손에 있었다.본채에서 지낸다는 건 곧 권지헌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었다.권지민과 권지호가 말없이 그냥 나가기로 한 걸까?박희수가 웃으며 고연정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동서도 걱정은 마. 애들도 이제 곧 결혼하고 지호도 맞선 보고 있는데 당연히 분가해서 살아야지. 아니면 며느리들이 시집와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어?"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연정은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권정민은 동의했어요?""당연하지, 왜 동의 안 하겠어?."고연정이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대기실에서 한예린이 화장을 하고 있었다.약혼식이라 너무 비싼 드레스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빨간 드레스에 화장만 했다.박희수가 가방에서 귀걸이 한 쌍을 꺼내 한예린에게 건넸다."큰아버지랑 내가 주는 약혼 선물이야. 결혼할 때는 예전부터 전해져온 옥팔찌 한 쌍을 줄 건데 너희는 형제가 둘이니까 한 사람이 하나씩 가져. 그건 연정이한테 있어."한예린이 달콤하게 웃었다. "고마워요, 희수 이모." 박희수 말에 고연정은 그제야 그런 팔찌가 있다는 게 생각났다. 하지만 일찍이 도박 빚 때문에 팔아버린 뒤였다. 물려줄 방법이 없었다.고연정이 얼버무리며 말했다."맞아, 너희들 결혼할 때 줄게."한예린이 고맙다며 인사했다.그 뒤로 고연정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희수와 권정우도 약혼 선물을 했는데 권지민 엄마로서 빈손으로 온 거야?하객도 축의금은 내는데. 박희수는 고연정이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고연정이 며느리에게 할 말이 있나 싶어서 자리를 피해줬다."난 잠깐 볼 일이 있으니 둘이 얘기 나눠." 박희수가 나가고 고연정과 한예린만 남아서 빤히 마주 보았다. 고연정이 뻔뻔하게 속으로 박희수를 욕했다. '돈 있다고 대수야?' "내 정신 좀 봐, 너무 급하게 오다 보니까 선물을 깜빡했어. 나중에 사람 시켜서 보낼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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