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아가 권지헌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앉아 있어, 내가 문 열게."이렇게 계속 쉬지도 못하고 일하다간 몸이 버텨내지 못할 것 같았다.문을 여니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권정민이 문 앞에 서 있었다. 허설아를 보고 크게 놀란 눈치였다.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권정민이 손에 들고 있던 크라프트 봉투를 허설아에게 건넸다."전에 약속했던 신혼 선물, 미리 주는 거야. 지헌이 푹 쉬게 해줘. 오늘 밤 벨기에로 갈 거야, 남은 일은 내가 처리할게."허설아가 봉투를 받았다.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입장이 아니었다. 어차피 권씨네 핏줄도 아니고 손아랫사람이기도 했다.권정민이 마음을 읽은 듯 장난치듯 웃으며 말했다."걱정 마, 이 영화 일은 아니야. 지헌이한테 촬영 안 한다고 약속했으니 더 이상 촬영 안 해. 벨기에에 내가 잘 아는 투자자들이 있어서 먼저 얘기해 보려고."방 안에서 권지헌의 피곤에 찌든 목소리가 들렸다."알겠어요."권정민이 떠난 뒤, 허설아가 문을 닫고 들어갔다.크라프트 봉투를 권지헌에게 건네며 물었다. "자, 직접 열어봐."권지헌이 봉투를 열었다. 권정민의 지분 양도 증서였다. 각종 공증을 거쳐 권지헌 명의로 변경한 것이었다. 날짜를 보니 한 달 전부터 권정민이 준비한 듯했다. 신혼 선물이라고 했지만 진작 마음먹고 준비해 둔 걸 핑계 삼아 건넨 것이었다.권지헌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할아버지는 원래 그걸 다시 가져가서 자기 손에 쥐고 있으려 했었어."그걸로 권지헌을 쥐락펴락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런데 권정민이 자기 지분을 전부 권지헌에게 넘길 줄이야. 권지헌이 허설아의 허리를 끌어당겨 함께 누웠다.권지헌이 허설아를 안고 폭신한 이불 속으로 파묻혔다. 구름에 폭 싸인 것 같았다."나랑 같이 좀 자자."허설아는 열세 시간 비행 동안 비행기 안에서 제대로 쉴 수도 없었기에 그냥 일을 했다.그래서 지금 온몸이 다 뻐근했다.마침 잘 됐다 싶었던 참에 같이 잠을 잤다. -밤이 깊어지고, 강 위로 한없이 찬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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