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621 - Chapter 630

751 Chapters

제621화

양준우와 점원 모두 말문이 막혔다.양준우를 바라보는 점원의 눈빛이 순식간에 의미심장해졌다. 손을 부들부들 떨며 주머니 속 휴대폰을 더듬어 신고할 기세였다.'얼굴은 번듯한 데다 잘생기고 키도 훤칠한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처제한테 추근대고 돈도 못 쓰게 하는 데다 때리기까지 해?세상에! 양준우가 이를 꽉 물었다."권서진 씨."권서진은 양준우가 화나든 말든 상관없었다. 팔찌를 끼고 한참 구경하더니 손목을 흔들었다."이걸로 할게요. 난 물건 살 때 무게는 안 봐요, 디자인만 예쁘면 돼요. 계산해요, 형부."양준우는 QR 코드로 결제를 마치고도 점원의 놀란 듯하면서도 못마땅해하는 눈길을 받아야 했다. '어린 아가씨를 데리고 와서 겨우 4~5그램짜리 팔찌 하나 사다니, 쩨쩨하긴.' 양준우는 점원이 뭔가 더 말하려는 눈빛을 빤히 바라보며 권서진을 데리고 가게를 나섰다."저는 일이 있어서요. 서진 씨 혼자 들어가세요."권서진은 양준우를 뚫어지게 봤다.방금 전 장난에도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걸 보니 참 뻔뻔한 남자인 듯했다. 권서진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알겠어요. 주말에 봐요, 형부."선물도 이미 챙겼으니 주말 식사 자리는 당연히 참석해야 했다.양준우가 권서진의 늘씬한 뒷모습을 잠깐 바라보다 이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어린 아가씨와 무슨 신경전이람?'-주말 이른 아침, 박희수는 허설아를 본채로 불러 결혼식 준비를 상의했다.허설아가 막 문을 들어서는데 진하윤이 별채에서 허둥지둥 달려와 박희수 손을 꽉 잡았다."형님, 큰일 났어요. 아침에 아버님이 전화가 왔는데 서진이더러 아버님이 봐둔 남자랑 만나라고 하셨어요!" 진하윤이 서두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권호성이 손 쓰기 전에 권서진을 시집보내려 했던 건데 권정열이 이토록 무능할 줄은 몰랐다. 권호성 집에 있는 도우미한테 추근대고 권호성 화나 돋우는 것 말고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뭐야?!허설아가 진하윤을 달랬다."서진 씨 오늘 양씨 가
Read more

제622화

권호성이 이렇게 나온다는 건 물러설 마음이 없는 게 분명했다.진하윤은 너무 화가 나고 두려웠다.자기 인생은 이미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아이들만큼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했다.권씨 가문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속은 이미 많이 곪아 있었다.권서진이 권호성이 점찍은 남자한테 쉽게 넘어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진하윤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집이 세고 제멋대로긴 해도 근본적으로는 순하고 착한 아이였다.특히 권호성의 결정 앞에서는 쉽게 반항하지 못했다.게다가 낯선 서경시에서는 권서진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권씨 가문이 서경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긴 해도 그쪽은 권지호가 맡아서 운영 중이었다.KTX로도 몇 시간 거리인 두 도시는 진하윤과 권서진 모두에게 또 다른 울타리나 다름없었다.진하윤이 벌떡 일어나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안 돼, 나 전화 한 통 해야겠어. 서경시에서 서진이 뒤를 봐줄 사람을 찾아야 해!"박희수가 걱정되는 마음에 한마디 건넸다."어디 가서 찾으려고 그래?"진하윤이 약간 긴장한 기색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친정 사람들이요.""그 일이 있고 나서 친정에서 나와 연락을 끊었어요. 아마 창피하다고 여긴 거겠죠. 나도…… 나도 사람이 오기라는 게 있어야지 하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어요."권정열이 강성시에서 사고를 친 뒤 함께 별장에 갇히면서부터 진하윤은 친정과 인연을 끊었다.진씨 가문은 진하윤이 집안 망신시켰다며 못마땅해했고 진하윤은 진씨 가문이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했다.진하윤이 쓸모가 없어지자 아예 왕래를 끊어버린 것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진하윤은 평생 자존심을 지키며 버텼을 것이다.하지만 권서진을 위해서라면 얘기가 달랐다.권서진과 권지혁을 위해서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자존심, 체면, 오기 내려놓지 못할 게 없고 어떻게든 짓밟혀도 상관없었다.진하윤은 숨을 몇 번 고르고 나서야 휴대폰을 들고 연락처에 오래도록 묻혀 있던 번호를 찾아 눌렀다.본채에는 환
Read more

제623화

허설아가 눈치를 채고 박희수 옆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다 예쁘네요. 요즘 날씨에 뭐 뜨려고요?""연희한테 조끼 하나 떠주려고, 요즘 딱 입기 좋잖아. 보름만 지나면 못 입혀."뜨개질에 빠진 이후로 박희수와 허민정은 연희와 허설아의 뜨개옷을 도맡아 떠주었다. 권지헌은 추위를 타지 않았기에 허민정이 스웨터를 몇 벌 떠주었고 박희수는 남편이나 아들 옷은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테이블 위에 올려뒀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진하윤의 아버지 진민국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진하윤이 긴장하며 휴대폰을 들고 버벅거리며 전화받았다."여보세요? 아버지, 네, 저예요."진민국이 코웃음을 쳤다."내가 글도 못 읽는 줄 알아?! 왜, 이제 와서 집안에 삐친 게 좀 풀렸어?" 삐쳤냐는 말에 진하윤은 어쩐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삐친 게 아니었다.하지만 진민국 눈에는 그냥 철없이 삐진 것으로 보인 모양이었다.진하윤이 손으로 눈물을 닦고 말했다."부탁 드릴 일이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진민국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말해봐.""제 딸, 서진이가 서경시에 있는데 대신 좀 돌봐주셨으면 해요. 권 어르신이 서진이 혼사를 정해주려고 하는데 서진이가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해서 평생을 그르치는 건 싫어요."진민국도 권서진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다만 몇 년 동안 딸과도 연락을 끊었으니 외손녀는 더더욱 볼 일이 없었다."이만큼 큰 사람이 결혼 문제 하나 스스로 판단 못 해?""판단은 하죠. 그래도 걱정이 돼서요."진민국이 잠자코 있자 진하윤이 다시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버지, 부탁드려요. 서진이 좀 돌봐주세요, 아버지 외손녀잖아요.""내 딸도 내 마음대로 못 하는 판에 외손녀를 어떻게 챙겨! 이혼할 배짱도 없는 엄마를 둔 애가 무슨 줏대가 있길 바라겠냔 말이다!" 진민국 목소리에 화가 서려 있었다. 오랫동안 쌓인 원망과 서러움이 뒤엉킨 목소리로 따지듯 말했다."네가 진작에 집에 돌아왔다면 서진이도 지킬 수 있었잖아? 왜 굳이 그 쓸모없는
Read more

제624화

전화를 끊은 진하윤은 얼굴을 감싸 쥐고 한참을 엉엉 울었다.지난 십여 년을 생각해 보니 죽을 것같이 힘들게 버텨온 그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졌다.권정열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서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챙기도록 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진하윤 자신도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건 잊고 있었다. 만약 권서진이 언젠가 그런 처지에 놓인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데리고 나왔을 것이다.진하윤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진민국은 어땠을까. 진하윤은 진민국이 불같은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진하윤을 위해 스팸 전화조차 다 받아온 것이다. 허설아가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숙모, 시간 나면 한번 다녀오세요."진하윤이 흐느끼며 말했다."부모님이 지금 내 꼴 보면 더 속상해할 것 같아."몇 년 동안 편하게 지낸 건 당연히 아니었다. 먹고사는 걱정은 없었지만 매일 권정열과 싸우느라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다.별채로 돌아온 뒤 권서진과 권지혁이 요리사를 불러주고 몸보신도 시켜준 덕에 겨우 좀 나아지긴 했다.하지만 전성기 때의 미모와 비교하면 세월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부모님이 보면 마음 아파할 게 뻔했다. 허설아가 진하윤을 위로했다. "그럼 오늘 가요, 마침 서진 씨도 있으니 숙모도 좀 편할 거잖아요. 그리고 숙모 충분히 예뻐요, 지금 안색도 좋아요. 한번 다녀와요."진하윤이 얼굴을 만지작거렸다."그래? 네 말이 맞다, 친정 사람들에게 서진이 소개 좀 시켜야겠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기댈 곳이 있게." 권서진을 생각하니 진하윤은 겁날 것이 없어졌다.바로 별채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서경시로 떠날 준비를 했다. 허설아는 다시 자리에 앉아 박희수와 함께 뜨개 용품을 정리했다.허설아가 딴생각을 하는 걸 눈치챈 박희수가 물었다."무슨 생각 해?""할아버지에 관한 일들 생각하고 있었어요."박희수가 하던 것을 내려놓으며 허설아 손을 잡고 거듭 당부했다."최대한 멀리해. 너랑 연희, 둘 다 가까이하지 마."영감탱이가 속이 얼마나 시커
Read more

제625화

허설아도 따라 웃었다."지분을 준다면 당연히 받죠. 근데 지호 씨 쪽에서 기분 나쁘지 않을까요?""기분 나쁘든 말든 주주총회 앞에서는 소용없어."박희수가 가위로 실을 자르고 새로 코를 뜨며 뜨개질을 이어 나갔다."그리고 진짜 너한테 준다고 해도 얼마 되지도 않을 테니 지호가 기분 나쁘고 말 정도도 아니야. 지헌이가 있으니까 너도 걱정할 것 없어."박희수는 허설아가 겁먹은 줄 알고 일부러 안심시키려 더 많은 설명을 곁들였다. 허설아는 속눈썹이 살짝 떨렸지만 얼굴은 여전히 차분했다.박희수도 그냥 수다처럼 대수롭지 않게 흘려넘겼다.하지만 허설아는 그 순간, 권지호가 자신과 권서진을 바라볼 때 느껴졌던 불편한 시선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권지호는 허설아와 권서진을 경계하고 있었다.어쩌면 àl'aube를 경계하는 건지도 몰랐다. 세상에 àl'aube의 존재 자체를 바라지 않고 브랜드의 성장을 막으려 하거나 없애버리려는 사람이 있다면......권지호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예전 교통사고 때도 허설아는 àl'aube 브랜드의 탄생을 두려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공장 화재는 그 생각을 더 확신하게 만들었다.박희수와 이 얘기를 나눈 건 짐작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권지호 뒤에 있는 사람은 의심할 것 없이 권호성이었다.권서진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고 결혼시키려는 것도 다 권호성의 수단이었다.마찬가지로 허설아의 교통사고와 공장 화재 역시 권호성의 뜻일지도 몰랐다. 권서진은 권씨 가문 사람인 데다 이용 가치와 쓸모가 있으니 아예 내칠 수는 없었다.하지만 허설아는 달랐다. 외부인에 권호성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존재였다. 허설아가 없으면 àl'aube도 없었을 테고 권지헌도 새 아내를 맞이할 수 있었다.그러니 허설아를 없애는 걸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두 번의 사고 모두 권지민이 현장에 있었던 것도 권호성의 계획을 알고 허설아를 구하러 온 걸지도 몰랐다. 허설아의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갔다.온몸의 피가
Read more

제626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허설아가 반응할 새도 없이 박시연이 이미 연희와 곰돌이를 번쩍 안아 바닥을 한 바퀴 구르며 안전한 곳으로 피했다.그제야 오토바이가 멈춰 섰다.권지호가 헬멧을 벗으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앞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네요. 다들 괜찮아요?"박시연이 연희와 곰돌이를 안은 채 세 쌍의 눈동자가 동시에 권지호를 노려봤다!권지호는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연희 얼굴에서 권지헌이 화났을 때와 꼭 닮은 표정을 발견한 것이다!얼마 전에 연희가 권지헌의 아이가 아니라는 루머를 퍼뜨린 건 사실 권지호였다. 권지헌이 아무리 연희를 자기 딸이라고 굳게 믿더라도 마음 한켠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싹트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어차피 허설아가 아이를 낳을 때 권지헌과 헤어진 상태였으니까. 권지헌이 그렇게 아무 의심 없이 자기 딸이 아닐 수도 있는 아이를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게다가 권호성도 연희가 권지헌의 아이가 아니라고 못 박았었다. 순간 권지호도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연희는 어떻게 봐도 권지헌의 딸이 분명했다.눈매에서 느껴지는 매서운 표정이 권지헌과 판박이였다.기회를 살피듯 바라보던 권지호가 연희를 일으켜주려 손을 뻗는 순간, 누군가 옆구리를 날라차기했다. 권지호는 발길에 단숨에 옆으로 날아 떨어졌다. 힘이 너무 세진 않았지만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던 터라 온 힘을 다한 발길질에 허리뼈가 저릿해졌다. 허설아는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지 앞으로 다가가 권지호의 멱살을 잡아채더니 뺨을 세게 갈겼다!뺨을 맞은 권지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허설아가 지금 뺨을 때렸다고? 권지헌이 아무리 오냐오냐해도 남을 때리는 걸 묵인할 리가 없는데?권지호가 말하려는 순간 허설아가 또 뺨을 한 대를 갈겼다."잘 들어요, 당신이 뭘 하려는 건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내 딸을 다치게 하면 당신 후회하게 만들 거예요."차갑고 도도한 인상이었지만 늘 사람들을 다정하게 대하며 날카로움을 감추고 살아서 권씨 가문에서 허설아가 화를
Read more

제627화

그런 상황에서 바로 빠르게 반응하다니 박시연의 직업 정신은 업계 탑이었다. "걱정마세요, 사모님. 저 5년 전에 히말라야도 등반한 적 있어요. 이 정도 운동은 아무것도 아니에요!"허설아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돌려 권지헌을 바라봤다.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왠지 모를 답답함이 속에서 울컥 치밀었다."뭘 그렇게 쳐다봐?"권지헌이 앞으로 와서 허설아 손을 잡으며 말했다."아프지 않아? 그렇게 세게 때려서 내일 손바닥이 부으면 어떡해?""괜찮아."권지호는 아직도 바닥에 앉아 있었다.권지헌이 눈을 내리깔고 고고하게 권지호를 내려다보았다. 얼음장처럼 싸늘한 눈빛에 권지호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지며 사지가 다 얼어붙는 것 같았다.권지호가 권지헌을 불렀다."형……"권지헌이 발을 들어 가볍게 걷어찼다.다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구기기에는 충분했고 권지호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권지헌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삼십 분 뒤에 본채 서재에서 기다릴게, 해명 좀 해봐." 권지헌은 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말을 믿지 않는게 분명했다. 그리고 안 보였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권지호 때문에 연희가 다칠 뻔한 건 사실이었다.허설아가 권지헌이 잡은 손을 빼내더니 그대로 권지헌 얼굴을 짝하고 때렸다. 사람들 모두 헉하고 숨을 멈춘 채 입이 떡 벌어져서 허설아를 바라보았다. 세상에!'사모님 미치신 거 아니야?!'허설아가 무표정하게 권지헌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권지헌, 내가 만족할 만한 답을 받아내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까지 화를 면치 못할 거니까." 권지헌은 시선을 내리고 다시 허설아 손을 문질렀다. "화내지 마."사람들 모두 이 일이 권지헌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허설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여기는 권씨 가문이고 지금은 권지헌이 이 집 주인이었다.딸이 다칠 뻔했다는 건 이미 허설아의 한계를 건드렸다. 허설아가 차갑게 경고했다."이전 일들은 눈 감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오늘 일은 절대 그냥
Read more

제628화

별채 안.의사가 박시연 팔에 난 상처를 처치해 주고 당부했다."시간 나면 뼈 안 다쳤는지 엑스레이 찍어봐요. 아직 젊은데 조심해야죠." 의사는 박시연이 연희와 함께 놀다 넘어진 거라고 생각했다.박시연은 뼈에 이상이 있으면 본인이 제일 먼저 느꼈을 거라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의사를 보내고 나서야 허설아가 굳은 표정으로 거실에 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박시연이 살금살금 걸어와 조심스럽게 불렀다."사모님?""와서 앉아요. 연희는 다른 선생님들이 봐주고 있어요."연희의 매일 일과를 박시연 혼자서만 담당하는 건 아니었다.케어팀 팀원의 이력서를 모두 검토하고 난 뒤 허설아는 권지헌이 연희를 케어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스펙 좋고 학력도 높은 인재들을 불러온 게 인력 낭비는 아닐지 생각했었다.하지만 권지헌은 그들이 기꺼이 지원한 이상 다른 어떤 일자리보다 가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허설아도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취업은 서로가 서로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허설아가 앞에 앉은 박시연을 바라봤다.막 대학을 졸업한 것 같은 나이에 팔에는 붕대를 감고 검은 머리는 양갈래를 땋아 등 뒤로 늘어뜨리고 있었다.반듯하게 앉아 있는 모습에 땋은 머리가 달랑거려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박시연 씨." 허설아가 입을 열었다. "맡기고 싶은 일이 있어요.""사모님, 말씀하세요.""연희 케어팀에 시연 씨 포함 다섯 명인데 실제로 연희 케어는 거의 시연 씨가 다 하고 있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 보여요." 박시연이 순간 긴장하며 말했다. "사모님, 그게……"아무리 팀장이라 해도 팀원들한테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허설아가 이어서 말했다."해고하려는 게 아니라 그룹으로 일자리를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 줘요. 케어팀에 남겠다면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를 보여줘야 하고요."연희는 아직 어렸다.권지헌과 박희수가 매일 직접 데리고 놀아주는 시간도 많았다.몇 달 동안 권지헌은 이미 연희를 데리고 건영시
Read more

제629화

박시연이 되물었다."네? 떠본다고요? 지호 도련님이 뭘 떠봐요?""연희가 나랑 지헌이한테 얼마나 소중한지 떠보는 거죠. 중요하지 않다면, 오늘 연희가 정말 다쳤어도 어쩌겠어요? 중요하다면……"권지헌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사인을 얻게 되는 것이다.전에 있었던 교통사고와 공장 화재를 떠올린 허설아는 마음이 무거워졌다.바로 휴대폰을 들고 권지헌에게 전화를 걸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권지헌, 연희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우린 이혼이야."권지헌이 대답하기도 전에 바로 끊어버렸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허설아였다. 사람이란 참 이상했다. 자기한테 생긴 일은 오히려 차분하게 인과관계를 따질 수 있었다.하지만 연희와 관련된 일이면 허설아는 모든 이성의 끈이 끊어지곤 했다. 화도 나고 책임도 묻고 싶었다. 심지어 권지헌에게 왜 네 집에서 딸의 안전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거냐고 따지고 싶었다.너무 놀라서 숨을 죽이고 있던 박시연에게 허설아가 이어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나랑 지헌이가 이혼하면 시연 씨도 나 따라가면 돼요. 내가 월급 줄게요."박시연은 순식간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돌아온 듯했다. "그럼 너무 다행이에요. 전 먼저 일하러 가볼게요, 사모님." "가봐요."허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희 옆에 앉았다."연희야, 아까 무서웠어?""아니. 아빠가 말에서 떨어질 때가 더 무서웠어."허설아가 순간 멈칫했다."아빠가 말에서 떨어졌다고? 언제?""며칠 전에 아빠랑 같이 승마장에 갔을 때 승마 보여주다가 말에서 떨어졌어. 아빠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는데 너무 무서웠어, 엄마. 아빠가 엄마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어."허설아는 이 일을 모르고 있었다.요 며칠 허설아는 서브 브랜드 일로 바빴고 권지헌은 결혼식 준비 사항을 체크하느라 바빴다.애초에 얼굴 볼 시간도 별로 없었고 얼굴을 봐도 잠깐 다정하게 스킨십을 하다가 잠들기 일쑤였다.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그래서 권지헌이 언제 다쳤는지도 미처 몰
Read more

제630화

본채 안, 권지헌이 서재에 앉아 있었다.권지헌은 손에 든 펜을 빙글빙글 돌렸다. 맞은편에 앉은 권지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잠깐의 침묵 속에서 상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권지헌이 먼저 말했다."얼굴 아파?"허설아가 온힘을 다 해 때린 건 물론이고 손톱에 긁혀 권지호 얼굴을 상처까지 나 있었다. 방금 의사가 확인한 결과 크게 다친 건 아니었다.상처는 심하지 않았지만 모욕감은 극에 달했다.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손찌검했다는 건 허설아가 체면을 봐 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이었다. 권지언이 화내지 않을지, 권정우와 박희수가 화내지 않을지 전혀 개의치 않은 것이다. 권지호가 입을 열었다."안 아파. 내가 주의하지 못해서 연희 다칠뻔하게 했으니 형수님이 화내는 게 당연해."억겁의 억울함이 담긴 듯한 말이었다.권지헌이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네 형수가 전화 해서 이번 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나랑 이혼하겠대." 권지호는 순간 굳어버린 채 고개를 들어 권지헌을 바라봤다.권지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왔고 일부러 오랫동안 관찰해 온 탓에 권지헌이 진짜 화나면 어떤 모습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맞은편에 앉은 권지헌은 두 손을 모은 채 싸늘하게 권지호를 바라보며 입가에는 전혀 온기 없는 미소가 살짝 걸려 있었다.권지헌이 진심으로 화가 났다는 뜻이었다. 권지호가 눈을 감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형, 어떤 벌을 줘도 다 받을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걸 알지만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그룹의 주얼리 분야 계속 네가 맡아왔었지. 서진이한테 지분 3% 넘겨."권지호는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권지헌은 지금 상의가 아닌 명령을 하고 있었다. '계집애 하나 다칠 뻔하게 했다고 이런다고?'"형…… 나……""이사회에서 이미 통과됐어. 서진이가 아주 잘하고 있거든. 반면 네가 맡은 주얼리 분야는 계속 과거 실적에 의존하고 있어. 지난달 신제품 주문량이 서진이 쪽 신제품
Read more
PREV
1
...
6162636465
...
7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