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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61 - チャプター 670

751 チャプター

제661화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는 고아현과 고연정, 그리고 권정민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와 있었다.[유명 감독 권정민, 인기 신예 배우 고아현과 부녀 관계로 밝혀져!][권정민: "열애설은 노이즈 마케팅!"][재벌가의 민낯! 막장 불륜인가, 새로운 play인가?]제목들만 봐도 허설아는 눈앞이 캄캄해졌다.도대체 이게 다 무슨 난리야. 댓글 창도 깜짝 놀란 구경꾼들로 가득했다.[한국어 맞아요? 고아현이 권정민 딸이라고요? 그럼 고연정이랑은 무슨 사이예요?][기자 말로는 고연정 쪽에는 연락이 안 된대요.]얼마 전 도우미 최순자가 권씨 가문에서 벌인 도난 사건에서 고연정의 지시였다고 고백한 뒤로 고연정은 한밤중에 해외로 도망쳐서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기사를 눌러보니 권정민 본인이 직접 고아현은 사실 자신과 고연정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고 인정한 내용이었다.이전 기사들은 전부 마케팅 계정이 멋대로 부풀린 루머라고 했다.그러나 네티즌들은 믿지 않았다.[본인이 직접 결혼하겠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부녀 관계라니, 대체 어쩌겠다는 거예요?] [고연정과 고아현이 닮긴 했지만 타임라인 정리해 권정민 자식일 리가 없는데…][속사정 좀 아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재벌가는 여러분 생각보다 훨씬 더 막장이에요.]허설아가 화면을 아래로 내리다 휴대폰을 김지유한테 돌려주며 당부했다."이일은 아마 끝도 없이 시끄러워질 테니까 우리는 일이나 하자."허설아도 다른 네티즌들처럼 그냥 재미로 본 것뿐이었다.그런데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뜻밖에도 고아현한테서 전화가 왔다.허설아는 사실 고아현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계속 소용돌이 한복판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빠져나오려 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전화를 받자 고아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권 대표님과의 결혼 축하드려요. 결혼식 영상 봤는데 너무 로맨틱하더라고요.""고마워요.""기사는 제가 정민 아저씨한테 관계를 공개하자고 얘기한 거예요. 저는 제가 누구 딸인지 상관없지만 아저씨가 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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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사진은 전부 몰래 찍은 것들이었다.별채에 앉아 꽃잎을 다듬는 모습, 연희를 데리고 마당에서 노는 모습, 본채 주방에서 분주하게 연희의 이유식을 만드는 모습도 있었다.권지헌과 함께 걷는 사진도 있었지만 허설아 뒷모습뿐이었고 권지헌은 프레임 밖이었다.두툼한 한 뭉치의 사진이 전부 허설아를 찍은 것이었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까지도 다 찍혀 있었다.고아현 말로는 이 사진들을 전부 권지민한테서 발견한 거라고 했다. 권지민은 대체 언제부터 몰래 허설아 사진을 찍어온 걸까?그리고 왜 이런 사진들을 찍은 걸까?그 사진들을 보던 허설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점점 여름으로 접어드는 날씨인데도 등줄기를 타고 한기가 느껴졌다.사진을 뒤로 넘길수록 점점 더 소름이 끼쳤다.연희를 데리고 유치원 학부모 참여 행사에 갔던 모습까지 찍혀 있었다.연희는 찍히지 않았다. 사진들은 전부 공들여 잘라낸 듯, 마음에 드는 각도를 골라 허설아만 남도록 만든 것 같았다.허설아는 점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도대체 왜 이런 걸까? 권지민은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서 대체 뭘 하려 했을까?허설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나서야 휴대폰을 들고 고아현한테 다시 전화를 걸었다."이 사진들, 전부 지민 씨한테서 찾은 거라고요?""네. 지민 오빠가 가끔 저 보러 오는데 지난번에 가방을 깜빡하고 두고 갔거든요. 세탁이라도 해서 돌려주려고 정리하다가 그 상자를 보게 됐어요."고아현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원래는 지민 오빠한테 돌려주려고 했어요. 어쨌든 오빠 물건이니까요. 그런데…… 대표님도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어쨌든 전부 허설아 사진이었다. 무심코 사진을 봤을 뿐인데 제삼자인 고아현조차 등골이 서늘했다.만약 허설아 본인이 직접 이 사진들을 본다면 어떤 기분일지 차마 상상도 할 수 없었다.사진을 든 허설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때 고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왠지 지민 오빠가 대표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허설아는 그만 멈칫했다.시선이 창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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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단 몇 마디 말로 그동안의 모든 일을 해명했다. 충격에 빠진 네티즌들은 전에 고연정이 바람을 피웠던 남자 배우의 정보까지 찾아냈다.비교해 보니 고아현이 그 남자 배우와 제법 닮았다는 게 보였다. 부모님 모두 배우인 데다 연기력도 좋고 외모도 뛰어난 고아현은 이런 떳떳하지 못한 일만 아니었다면 사실 연예인이 천직이었을지도 몰랐다. 고아현이 미련 없이 떠나는 걸 본 허설아도 속으로 기쁜 마음이었다. 다만 책상 위에 놓인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졌다.허설아는 사진들을 전부 정리해서 박스에 도로 담았다.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박스를 자기 가방에 넣었다.허설아는 차를 몰고 권지민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아직 치료 중인 권지민은 권씨 가문에서 벌어진 일들은 거의 모르고 있었다. 허설아가 병실에 도착했지만 권지민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물어본 끝에 혼자 휠체어에 앉아 정원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권지민을 발견했다.단촐한 환자복 차림에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머리는 조금 자라 거의 눈을 가릴 정도였다.햇빛이 내려앉은 권지민은 되레 뼛속 깊이 병색이 완연한 창백한 모습이었다. 권지민이 고개를 숙인 채 발치에 있는 길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팔에 화상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팔은 거의 뼈만 남았을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고개를 든 권지민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허설아를 발견했다. 순간 눈이 반짝 빛났다.전에는 권지민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서 몰랐지만 지금 보니 허설아를 보고 기뻐하는 표정을 거의 숨기지도 않고 있었다.그 모습에 허설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성대를 다친 권지민은 잔뜩 쉰 목소리로 허설아를 불렀다. "형수님."허설아는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선 채 더 다가가지 않았다."옆에 왜 아무도 없어요?""혼자 할 수 있어요. 굳이 다른 사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잖아요."웃으며 답하던 권지민은 허설아의 시선이 향하자 무의식적으로 소매를 끌어내려 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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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권지헌도 알고 있다고?이 사진들의 존재를 알았던 걸까, 아니면 권지민의 마음을 안 걸까?허설아가 살짝 굳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서자 권지민도 더는 다가가지 않았다.고개를 숙인 권지민은 허설아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SNS와 스토리에는 결혼식 관련 소식으로 도배돼 있었다.특히 권지헌이 준비한 진심을 담은 결혼 선물이 한층 더 화제를 모았다.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뜨거운 마음은 누가 봐도 가슴이 뭉클해질 만한 선물이었다. 게다가 그게 권지헌의 결혼식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섬을 통째로 빌리고 2억 원대 웨딩드레스까지 준비한 결혼식은 호화 그 자체였다. 게다가 이렇게 마음이 뜨거워지는 선물까지 더해졌으니 금상첨화인 셈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학창_시절_좋아했던_사람_지금은_어떻게_됐나요"라는 해시태그까지 만들었다. 권지민이 불쑥 입을 열었다."저도 학교 다닐 때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형수님을 많이 닮았어요.""그러니너 너무 신경 쓸 거 없어요, 형수님."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허설아와 한가하게 수다를 떨듯 말했다. 만약 허설아가 계속 잡고 늘어진다면 오히려 억지를 부리는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권지민이 휠체어를 돌리고 허설아를 돌아봤다.끝이 보이지 않는 미련이 담겨 있는 듯했다."게다가 이 일은 형수님도 저를 추궁할 권리도 없잖아요."나직한 목소리와 함께 권지민은 휠체어를 천천히 앞으로 이동해 정원을 벗어났다.정원 의자에 앉은 허설아의 마음속에 황당하고 무력한 기분이 차올랐다.허설아는 캐물을 권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이 사진들을 들고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사진을 받았어도 없던 일로 생각하고 그냥 묻어뒀어야 했다. 이 세상 모든 일이 다 끝까지 캐물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병원 정원에는 푸른 식물들이 가득했고 바람에 흔들린 나뭇잎 하나가 허설아의 위로 떨어졌다.나뭇잎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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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버리거나 태우려 해도 다 찝찝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사람은 뜻밖에도 연동근뿐이었다.아빠라면 언제나 무조건 다 받아줄 테니까.연동근이 이 사진들을 본다면 분명 기뻐할 것 같았다.가방 속 휴대폰이 진동하며 연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아빠 전화야, 아빠 전화야!"예전에 권지헌이 일부러 녹음해서 허설아의 휴대폰 벨소리로 설정한 적이 있었다.처음 회사에서 그 벨소리가 울렸을 때, 주변 사람들이 놀리기도 했었다. 그 뒤로는 사람들도 자연스레 익숙해졌다.휴대폰을 꺼내 보니 역시나 권지헌이었다."어디야?""아빠한테 왔어."전화 너머에서 잠시 멈칫하더니 권지헌이 말했다."장인어른 보고 싶었어? 같이 가자고 하지 그랬어."허설아가 말을 이었다."누가 나를 몰래 찍은 사진들을 한가득 줬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내 사진이라 태우자니 왠지 불길하고 버리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아.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또 찜찜하잖아. 아빠라면 내 사진 보고 싶어할 테니까 가져다주러 왔어." 사진 속에는 지난 2년간 허설아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연동근이 보면 아마 큰 위안이 됐을 것이다.권지헌의 목소리가 순간 긴장되었다. "누가 줬어?""고아현 씨가 연예계 은퇴하고 출국하기 전에 보내줬어. 지민 씨 가방에서 찾은 거래."권지헌은 그제야 졸이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권지민과 전화를 끊고 삼십 분 동안, 권지헌은 허설아한테 전화를 걸어야 할지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만약 허설아가 얘기하지 않으려 해도 권지헌은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할 것 같기도 했다.부부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게다가 권지헌은 이 일과 전혀 무관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허설아가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삼십 분 동안 망설였던 게 부질없게 느껴졌다.권지헌이 한숨 돌리며 말했다. "데리러 갈까?""괜찮아. 아빠랑 얘기 좀 하고 바로 회사로 돌아갈 거야. 검수하고 사인해야 할 부품들이 있거든." "지민이한테 갔었어?"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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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그 이름을 다시 듣기 전까지는 허설아도 거의 잊고 지냈다.지난달에는 강시우한테서 청첩장도 받았었다.여자친구가 임신해서 배가 더 부르면 웨딩드레스 핏이 안 예쁘다며 혼인신고부터 하고 식을 올리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허설아가 축의금을 보냈지만 강시우는 받지 않았다.귀찮게 서로 주고받느라 하지 말고 생략하기로 했다. 허설아가 계단을 내려가며 씩 웃었다. "강시우는 지난달에 벌써 혼인신고까지 했는데 아직도 못 넘어가는 거야? 그럼 강지연 일은 어떻게 할 거야?"굳이 옛날 일을 들추자면 권지헌의 전적이 허설아보다 훨씬 더 화려했다.권지헌이 가볍게 웃었다."권 사모님, 어떻게 하고 싶으신데?""당연히 강지연이 너한테 개인 메시지를 보냈을 때부터 따져봐야지."권지헌이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허설아가 코웃음을 쳤다."우리 헤어지기 전에 네 휴대폰에서 누군가 보낸 메시지를 본 적 있거든. '지헌 오빠, 허설아랑 진심이에요?'라는 메시지, 잊었어?"권지헌은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다.다행히 오랫동안 계정을 바꾸지 않은 덕에 휴대폰에 예전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었다. 메시지 목록을 끝까지 내려봐도 허설아가 말한 메시지는 찾을 수 없었다.결국 차단 목록에서 전에 이미 차단해 버린 계정 하나를 찾아냈다."강지연이 그때 어디서 내 쇼핑 앱 계정을 알아냈는지 친구 추가를 보냈어. 너인 줄 알고 수락했는데 알고 보니 강지연이었던 거야. 짜증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차단했어."허설아는 전에 종종 서브 계정으로 권지헌한테 친구 추가를 보내 할인쿠폰에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했었다.캐릭터 프로필 사진을 한 계정이 친구 추가를 보내면 권지헌은 당연히 허설아라고 생각했다.어차피 보통은 쇼핑 앱에서 친구 추가를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런데 강지연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길을 갔다.허설아가 말끝을 길게 늘이며 말했다."그 말은 내가 전에 너를 다 오해했다는 거야?" "하늘에 맹세코,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사랑한 건 오직 너뿐이야."차분하면서도 형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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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새로 온 거래처 담당자는 지적이고 우아해 보이는 여성이었다. 허설아와 짧게 악수를 나눈 조예진이 입을 열었다."송원영 씨가 어느 분이시죠?"송원영이 어리둥절해하며 대답했다."저인데 무슨 일이세요?"송원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조예진이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예쁜 분이면 더더욱 이재균 같은 미친놈한테서 멀리 떨어지셔야죠." 송원영은 조예진이 이재균 얘기를 꺼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지난번 이재균 때문에 서은석과 크게 다툰 뒤로 송원영은 이재균의 연락처를 전부 차단하고 삭제해서 관계를 완전히 끊어냈다. 전에는 어쨌든 같은 업계이니 나중에 또 협업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서은석과 다투고 나서야 송원영은 깨달았다. 협업이 필요하면 이재균이 아닌 서은석을 찾으면 될 일이었다.적어도 서은석은 됨됨이를 믿을 수 있었기에 괜히 선을 긋겠다며 거리를 두는 것보다 나았다. 이재균과 몇 번 같이 일할 때마다 송원영은 너무 불편했다. 마치 송원영이 상품이라도 된 것처럼 이재균은 제멋대로 훑어보곤 했다. 송원영은 그게 불쾌했다.다만 처음 만난 사람 입에서 그 이름을 다시 듣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재균 씨를 아세요?"조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저 그 사람 전처예요. 제가 임신 두 달째였을 때 바람을 피워서 아이를 지우고 이혼했어요."조예진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으로 야무지고 강단 있어 보였다. 아무리 봐도 이재균과 어울릴 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송원영이 놀란 표정을 짓자 조예진이 웃으며 말했다."예전에 그 사람과 연락한 적이 있는데 송원영 씨를 쫓아다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만나게 되면 그것도 인연일 테니 이재균이 좋은 인간이 아니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송원영은 너무 고마웠다.비록 이재균과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첫 만남부터 이렇게 솔직하게 한 남자를 멀리하라고 말해주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다.송원영이었어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송원영이 입을 열었다."고마워요. 그런데 저 이재균 씨랑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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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전화기 너머, 권지헌이 잠시 침묵하더니 한참 만에야 웃음을 터뜨렸다. "고마워, 자기야. 너무 많네."허설아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좋은 줄 알아. 네가 애 보느라 고생하는 거 아니면 안 줬어."조예진의 말이 맞았다.그때 연희를 낳기로 한 것도 사실은 권지헌이 허설아한테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 시절 허설아가 생각하는 권지헌의 유일한 단점은 아마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뿐이었다.실제로 연희는 권지헌의 좋은 점을 많이 물려받았다.혼인신고를 한 뒤로 연희의 공부나 일상 생활은 허설아가 거의 신경 쓸 일이 없었다.권지헌이 연희를 데리고 아웃도어 스포츠를 할 때도 허설아는 대부분 따라가지 않으려 했다. 부녀는 건영시의 아웃도어 스포츠 구역을 다 누빌 기세였다. 지난번 영유아 검진 때 의사가 그동안 잘 케어해서 연희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까지 하는 통에 허설아는 좀 민망했다.사실 허설아는 크게 신경 쓴 게 없었다.허민정은 심장 때문에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 매년 정기검진을 받아야 했기에 연희는 거의 박희수가 돌봐주고 있었다.권지헌한테 육아 수당의 절반을 준 건 과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 적은 편이었다.전화기 너머의 권지헌도 웃으며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송원영이 서류를 들고 들어오다 허설아 책상 위에 놓인 통화 중인 휴대폰을 보고는 작게 물었다. "잠깐 나가 있을까요?""나가긴 뭘 나가요? 그냥 통화하는 건데.""근무 중에도 계속 통화해요? 차원이 다르네요?"허설아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이 정도는 약과예요. 나와 권 대표는 휴대폰 계정도 하나 써요."그 말은 권지헌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곧바로 허설아의 앨범에 동기화되고 따로 위치를 공유하지 않아도 서로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말이었다. 심지어 무슨 앱을 다운로드했는지, 뭘 샀는지, 어떤 게임에 돈을 충전했는지까지, 전부 서로의 휴대폰에 동기화되었다. 거의 비밀이라고 할 게 없었다.송원영의 입꼬리가 씰룩였다."결혼한 사람들은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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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허설아는 이왕 시작한 김에 끝까지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서은석이 계속 다른 사람 차까지 막고 있게 둘 수는 없으니까.허설아는 휴대폰으로 서은석의 사진을 한 장 찍어서 송원영한테 전송했다. "일찍 퇴근해요.""네, 작성 중인 표만 처리하고 내려갈게요."휴대폰을 내려놓자마자 권지헌한테서 영상통화가 걸려 왔다.허설아는 휴대폰을 거치대에 세워두고 영상통화를 받았다.화면 너머의 권지헌이 셔츠 깃을 살짝 잡아당기며 섹시한 목젖을 드러냈다."은석이 사진은 왜 찍었어?"허설아가 찍은 사진이 권지헌의 휴대폰에도 동기화된 것이다. 허설아가 도로 상황을 살피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우리 회사 앞에서 망부석처럼 있길래 보기 안 좋아서." 오후에 권지헌의 통화에서 송원영이 서른 전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은 뒤로 서은석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가만히 기다릴 수 없었다. 잠시 기다리자 송원영이 카드를 찍고 퇴근했다.따뜻한 봄날, 회사 입구의 목련꽃이 막 화사하게 무리를 지어 활짝 피어 있었다. 송원영이 서은석의 차를 발견하고 올라탔다."갑자기 왜 왔어요? 미리 말도 없이.""일하는 데 방해될까 봐. 설아 씨가 얘기했어?"송원영이 안전벨트를 매며 말했다."네. 올 거면 그냥 나한테 얘기해요. 내가 야근이라도 하면 못 만나잖아요."송원영이 야근이라도 하면 서은석은 밖에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몰랐다. 혹은 차를 몰고 나가버리면 못 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다.게다가 회사 정문만 계속 지켜보면서 송원영이 나오는지 살핀다는 건 생각만 해도 피곤한 일이었다.서은석이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일하는 데 방해될까 봐 그랬어."송원영이 멈칫했다.지난번 서은석이 사무실로 찾아왔을 때 송원영은 마침 부서 동료들과 회의 중이었다. 동료들이 놀린 탓에 송원영은 민망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래서 일하는 데 방해된다며 사무실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 서은석이 지금까지 그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줄은 몰랐다.서은석을 바라보던 송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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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송동건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차에 타고 있던 서은석과 송원영 둘 다 또다시 침묵했다. 퇴근하는 수많은 차량 행렬 사이에 합류한 차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깜빡거렸다.송동건은 서은석이 대답을 안 하자 둘 사이에 또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오해는 말아요, 서 대표님. 저는 그저 대표님과 원영이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일 뿐이에요. 원영이가 성격이 좀 까칠해서 혹시라도 대표님 기분 상하게 했다면 너그럽게 봐주세요."송원영이 까칠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송동건과 김수진뿐일 것이다.서은석이 보기에 송원영의 성격은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추고 있었다.화나게 하지만 않으면 얌전하고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서은석은 송원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것도 싫은 사람인데 진짜 화나게 만드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송원영은 아무 말 없이 가방에서 젤리 한 봉지를 꺼내 입에 한 알 넣었다.포도맛 젤리 과즙이 입안에서 톡 터지며 차 안에 포도 향이 퍼졌다.서은석이 천천히 대답했다."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저희 잘 지내고 있어요.""그래요, 그래요. 그럼 다행이네요. 그럼 서 대표님 언제쯤 우리 원영이와 결혼할 생각이세요? 언제 한번 두 집안에서 함께 얘기를 나눠봐야 하지 않을까요?"송원영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결혼을 재촉하는 거야 그렇다 쳐도 딸인 송원영을 건너뛰고 송씨 집안과는 거의 남이나 다름없는 서은석을 재촉하다니.송원영이 시집 못 갈까 봐 걱정인 건지, 아니면 또 무슨 꿍꿍이인 건지 알 수 없었다.송원영이 손가락을 뻗어 서은석의 손등에 글씨를 적었다. 무슨 생각인지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아직 포도맛 젤리 냄새가 남은 손가락이 손등을 스칠 때마다 간질거렸다. 순간 서은석의 마음이 후끈 달아올랐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살짝 갈라졌다. 다행히 송동건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당분간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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