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전부 몰래 찍은 것들이었다.별채에 앉아 꽃잎을 다듬는 모습, 연희를 데리고 마당에서 노는 모습, 본채 주방에서 분주하게 연희의 이유식을 만드는 모습도 있었다.권지헌과 함께 걷는 사진도 있었지만 허설아 뒷모습뿐이었고 권지헌은 프레임 밖이었다.두툼한 한 뭉치의 사진이 전부 허설아를 찍은 것이었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까지도 다 찍혀 있었다.고아현 말로는 이 사진들을 전부 권지민한테서 발견한 거라고 했다. 권지민은 대체 언제부터 몰래 허설아 사진을 찍어온 걸까?그리고 왜 이런 사진들을 찍은 걸까?그 사진들을 보던 허설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점점 여름으로 접어드는 날씨인데도 등줄기를 타고 한기가 느껴졌다.사진을 뒤로 넘길수록 점점 더 소름이 끼쳤다.연희를 데리고 유치원 학부모 참여 행사에 갔던 모습까지 찍혀 있었다.연희는 찍히지 않았다. 사진들은 전부 공들여 잘라낸 듯, 마음에 드는 각도를 골라 허설아만 남도록 만든 것 같았다.허설아는 점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도대체 왜 이런 걸까? 권지민은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서 대체 뭘 하려 했을까?허설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나서야 휴대폰을 들고 고아현한테 다시 전화를 걸었다."이 사진들, 전부 지민 씨한테서 찾은 거라고요?""네. 지민 오빠가 가끔 저 보러 오는데 지난번에 가방을 깜빡하고 두고 갔거든요. 세탁이라도 해서 돌려주려고 정리하다가 그 상자를 보게 됐어요."고아현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원래는 지민 오빠한테 돌려주려고 했어요. 어쨌든 오빠 물건이니까요. 그런데…… 대표님도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어쨌든 전부 허설아 사진이었다. 무심코 사진을 봤을 뿐인데 제삼자인 고아현조차 등골이 서늘했다.만약 허설아 본인이 직접 이 사진들을 본다면 어떤 기분일지 차마 상상도 할 수 없었다.사진을 든 허설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때 고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왠지 지민 오빠가 대표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허설아는 그만 멈칫했다.시선이 창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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