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어른 둘이 마주 앉아 라면을 먹었다.나름의 별미였다.설거지하기 귀찮았던 두 사람은 아예 한 그릇에 담아 같이 먹었다.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라면을 먹다 보니 온몸에 땀이 났다.그런데도 송원영은 마음이 한없이 든든했다.송원영의 집은 확실히 좀 작았다.주방도 작고 거실도 작고 침실도 작았다.서은석이 주방에 있을 때는 송원영이 들어가기도 비좁을 정도였다.면을 한 입 먹던 송원영은 문득, 서은석의 가족에 대해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반면 서은석은 몇 번이나 송씨네 식구들에게 불려 다녔고 꿍꿍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안한 생각이 든 송원영이 입을 열었다."은석 씨, 집에 가족이 어떻게 돼요?""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셔. 우리 할머니와 지헌이 할아버지가 친남매셔. 할아버지는 성격 아주 좋은 요리사고."서씨 집안 계열사인 외식 사업은 한창 승승장구하는 중이었다.서 어르신을 요리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서은석 정도였다."형제자매도 몇 명 있고 난 여섯째야. 집안에 별별 일 하는 사람이 다 있는데 난 그중에서 제일 능력 없는 편이지. 큰형 말로는 내가 지헌이 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닐 줄밖에 모른대." "우리 집으로 이사 가자는 건 본가로 가자는 말이 아니야, 그러니 가족들과 마주칠 일 없어."서은석은 송원영이 가족들을 만나는 게 걱정돼서 묻는 거라고 생각했다.그건 서은석이 용납할 수 없었다. 송원영이 또 다른 가족들과 엮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런 울타리에 가둘 생각도 없었다.송원영이 짧게 대답했다.밥을 다 먹고 휴대폰을 보던 송원영은 서은석이 어느샌가 또 입금한 기록을 발견했다. 여전히 자발적 증여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송원영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주방에서 분주하게 설거지 중인 남자를 바라보았다."은석 씨, 돈은 왜 보냈어요?"서은석이 그릇의 물기를 닦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사랑이 있는 곳에 돈이 가는 거래."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숫자도 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