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이 끝난 뒤, 진민국은 권씨 가문과 상의해 진하윤의 유골함을 서경시로 가져가기로 했다.딸을 고향에서 잠들게 하고 싶었다. 이미 권정열과도 이혼해서 이제는 권씨 가문 며느리가 아니었지만 여전히 진민국의 딸이었다.최시연이 울면서 진민국에게 쏘아붙였다."하윤이가 고집 세서 그동안 집에도 안 돌아온다고 하더니 당신도 마찬가지야! 당신이 연락 못 하게 막지 않았으면 진작 집에 데리고 와서 이런 일도 없었을 거잖아!" 최시연이 때리는 걸 묵묵히 맞고 있는 진민국은 순식간에 확 늙어버린 것 같았다. 진민국은 진하윤의 유골함을 직접 안고 별장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며 조심스레 말했다. "하윤아, 이제 계단 내려가니까 조심해. 아빠 뒤 따라와.""아빠랑 집에 가자." 마치 어릴 적 진하윤을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닐 때 같았다.진민국이 너무 애지중지 키운 탓에 진하윤은 커서 무엇이든 손쉽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다.권정열과 결혼하려 할 때, 한 번이라도 말렸더라면.진하윤과 권정열의 사이가 틀어져 온 세상이 떠들썩했을 때, 집에 데리고 왔더라면.그때 그 알량한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았더라면.그랬다면 이렇게 자식을 앞세우는 일은 없었을지도 몰랐다. 진민국은 더 이상 이런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단지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유골함에 눈물을 흘리면 딸이 편히 잠들지 못할 테니까.그 모습을 보며 몸을 돌린 최시연은 그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차에 오르기 전, 진민국이 권서진을 보며 말했다. "서진아,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이 외할아버지가 숨이 붙어있는 한, 너와 네 오빠를 지켜줄게."이 또한 진하윤의 유언이었다.권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차에 타는 진민국 내외를 배웅하러 온 권지혁은 산길이 험하니 가는 길에 꼭 조심하라고 거듭 당부했다.사람들을 다 배웅한 뒤, 권정열과 권호성의 장지에 관련한 일은 모두 권정우가 맡아 처리했다.권정열은 이혜숙 곁에 묻혔고 권호성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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