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데려다주는 건 아니에요.""데려다달라고 한 적도 없어요."양준우가 실소를 터뜨렸다. 맞는 말이었다. 권서진이 부탁한 것도 아니었다. 양준우 스스로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혹시 다쳤는데 미처 신경 쓰지 못해 후유증이라도 남을까 걱정돼 따라온 거였다.양준우는 권서진의 목에 바른 연고가 거의 마른 걸 확인하고 잡고 있던 머리카락을 놓고 일어나서 옷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었다."제 착각이었네요. 가요, 처제."말투에는 양준우 본인도 알아채지 못한 약간의 다정함이 배어 있었다.돌아가는 길에도 양준우가 운전했다.차 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전화를 받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우야? 승진한다는 얘기 들었어. 축하해. 어디 부서로 가는 거야?""구청에.""어디 구청? 건영시로 오면 나랑 밥 한번 먹을 수 있을까?"권서진이 힐끗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1시.이 시간에 걸려온 이성의 전화, 애교 섞인 말투...... 썸타는 듯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다면 권서진은 그야말로 바보였다. 양준우의 태도는 차가웠다."됐어. 우리 사이에 업무 관련 왕래도 없는데 시간 낭비할 거 없어."상대방이 토라지듯 말했다."아직도 인간미가 없네, 옛날 일 아직도 못 잊었어? 그래도 같은 학교 나온 사이잖아. 그리고 나는……""그리고는 없어, 끊을게."양준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차 안 분위기가 무거워졌다.양준우가 길게 한숨을 내쉬자 권서진이 비꼬듯 물었다. "여사친이에요?""학교 동기인데 지금은 검찰청에 있을 거예요."잠깐 멈칫하더니 덧붙였다."친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아~"권서진의 속눈썹이 살짝 흔들렸다. 더 캐물을 생각은 없이 가볍게 장난치듯 말했다. "이 시간에 연락하니까요, 나는 그런 친한 동기가 없거든요."양준우가 권서진을 흘깃 쳐다보며 빈정댄다고 생각했다. 양준우는 핸들을 꺾어 마지막 코너를 돌며 입을 열었다. "당시에 저 사람 실수로 제 전우가 다쳐서 제대까지 했어요. 친하냐고요? 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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