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731 - Chapter 740

751 Chapters

제731화

"말도 마, 바람펴서 헤어지자고 했어. 여자를 그렇게 많이 만나고 다닐 줄 누가 알았겠어. 신고해서 잘리게 만들었어." "나도 사촌 동생한테 들었는데 정부 사람들도 은근 밝힌대요. 사촌 동생 상사도 여자친구가 여러 명이라던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아, 맞다, 양준우라고 했어요!"권서진이 놀라며 입을 열었다. "……네?"이야기를 꺼낸 여자는 오늘 밤 처음으로 눈길을 돌렸다. 권서진이 관심 있는 줄 알고 진하린을 지나쳐 몸을 숙이며 말했다."사촌 동생 말로는 그 상사가 모처럼 승진했는데 매일 다른 여자들이 찾아온대요! 아마 배경 없는 사람이라 이 여자, 저 여자 만나서 인맥이라도 만들어보려는 거겠죠, 이해는 돼요!"제법 그럴듯하게 지어냈다.권서진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웃으며 말했다."생긴 건 어때요? 잘생겼으면 짝 찾는 거야 문제없죠. 윗분들이 눈여겨보고 딸들을 소개시켜주려 하지 않을까요?""집안도 별로인데 잘생겨봤자 얼마나 잘생겼겠어요, 대머리일지도 모르죠."권서진은 웃음을 꾹 참았다.하마터면 터뜨릴 뻔한 웃음을 급하게 술을 마셔 간신히 꾹 삼켰다. 옆에 있는 남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권서진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따라요.""네, 손님."술을 따르자 은은향 술 냄새가 퍼졌다.권서진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그때 진하린이 게임을 하자고 했다.카드 옮기기 게임을 해서 카드를 떨어뜨리면 벌주를 마시는 게 룰이었다.권서진 옆에는 마침 진하린이라 상관없었지만 입술에 카드를 붙이고 양준우에게 넘기려 고개를 돌린 순간 카드가 떨어지고 말았다.따뜻한 숨결이 뒤엉키며 술맛이 느껴지는 두 사람의 혀가 하나로 녹아들었다. 너무 뜨거웠다.권서진이 피하려 했지만 양준우는 오히려 점점 더 밀어붙이며 진한 키스를 이어갔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권서진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창피하고 분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나 강렬한 양준우의 숨결 때문에 진하디 진한 페로몬에 완전히 휩싸여 그대로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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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눈앞의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권서진을 내려다 보았다. "왜 화났어요?""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는 거예요?"양준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몸을 숙이더니 권서진 앞으로 다가왔다."화났으면 때려서 화 풀어요."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그런데 양준우의 얼굴을 본 순간, 권서진은 오히려 화가 누그러졌다.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치밀던 화가 물을 끼얹은 듯 사라졌고 방금 전 모습이 다시 머릿속을 맴돌았다.양준우의 뜨거운 숨결이 닿는 곳마다 화끈거렸다.권서진이 한 걸음 물러나자 양준우는 손을 끌어다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때려요."권서진이 손을 홱 빼며 말했다. "누가 때리겠대요, 이런 수작은 매일 바뀌는 여자친구들한테나 써먹어요!""그런 거 아니에요. 다 헛소문이에요. 퇴근하자마자 서진 씨 데리러 갔는데도 얼굴 한번 보기 힘든데 무슨 수로 다른 여자들을 만나겠어요?""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혹시 스케줄 관리의 달인일지도 모르죠?"양준우가 잠시 멈칫하더니 시선을 위로 옮겼다. 클럽 복도의 어스름한 조명이 양준우의 눈동자를 비추고 그윽한 눈빛 속엔 권서진은 도무지 속내를 읽어낼 수 없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서진 씨." 양준우가 불쑥 이름을 불렀다. "정말 몰라요? 내가 서진 씨 좋아하는 거.""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권서진이 되물었다."난 이미 거절했잖아요. 오늘 양준우 씨가 왜 여기 있는지도 알고 싶지 않아요. 그냥 우리가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해요!"양준우가 여기 있는 건 당연히 임무 때문일 것이다. 권서진은 비밀에 부쳐야 할 임무 따위엔 관심 없었고 굳이 캐묻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권서진이 자리를 뜨려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양준우가 권서진의 손목을 잡더니 옆에 있던 빈 룸으로 끌고 들어갔다.권서진이 고개를 돌리며 얼굴에 남은 눈물을 닦았다.양준우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도 싫어요?"키스를 했다고 울어버리다니. 어떤 남자한테든 크나큰 굴욕이자 적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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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그렇게 생각한다면 완전히 헛다리 짚은 거예요."권서진은 원래부터 방탕하게 놀아대는 이 바닥 재벌 2세들을 못마땅해했다. 남녀 불문하고 저속한 욕망만을 좇는 게 너무 역겨웠다.양준우도 그런 부류인지 아닌지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 굳이 시간을 낭비하며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시선을 깐 양준우가 뜻밖이라는 눈빛을 드러냈다. "내가 그런 사람 같아요? 오늘 여기 온 건 확실히 임무 때문에 관련 부처 협조 요청으로 온 거예요. 전에 이런 작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선발됐어요.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설명할게요.""하지만 난 권서진 씨와 진심으로 잘 해보고 싶어요." 양준우도 처음 마주한 난감한 상황이었다.한 여자한테 자기 진심을 증명해야 하다니."서진 씨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아까는 내 잘못이었어요, 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탓이에요."권서진이 손을 들어 양준우의 입을 틀어막았다.양준우가 계속 말하려 했지만 얼굴이 화끈거려 들을 수가 없었다.양준우는 권서진을 빤히 바라보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목걸이 하나를 꺼냈다. 유명 명품 브랜드의 수백만 원짜리 제품이었다. "여자 마음은 어떻게 사로잡아야 하는지 몰라서 서진 씨 오빠한테 물어봤더니 선물하라고 해서요.""옷 사러 간 김에 산 거예요. 서진 씨 선물이에요."목걸이를 권서진 손에 쥐여주었다. 권서진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주얼리 업계에서 일하는 나한테 이걸 선물하는 거예요?""저번에 팔찌도 샀잖아요? 그래서 좋아할 줄 알았어요."좋아하는 건 사실이었다. 주얼리는 아무리 많아도 마다할 여자는 없으니까. 아무리 주얼리 디자인을 한다 해도 색다른 주얼리 앞에서는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지금 이 제품은 권서진도 이미 갖고 있는 거라 가격도 잘 알고 있었다. 양준우한테 금액 자체야 별것 아니겠지만 공무원으로서는 조심해야 할 문제였다."나 이거 있어요.""그럼 번갈아 하면 되죠. 서진 씨가 안 받아도 도로 가져가진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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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권서진은 마음이 어지러웠다.양준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손안에 쥔 목걸이는 계속 양준우의 바지 주머니에 있었던 터라 여전히 체온이 느껴졌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난한 베이직 스타일의 목걸이였다. 남자한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물론 저마다 목적이 있었지만.솔직히 양준우가 결혼 상대를 찾는다면 앞으로 도움 줄 만한 사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권서진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권씨 집안은 사업을 하는 데다 그리 조용한 편도 아니었다. 정말로 권서진과 사귄다면 양준우는 앞으로 더 많은 시선을 받을 것이다. 같은 관사 안에서 집안이 어울리는 여자를 충분히 고를 수 있었다. 사업가인 권서진은 자연스레 이해관계를 따졌다. 스스로 사랑밖에 모르는 철없는 소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양준우 앞에서만은 마음이 흔들렸다.권서진은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문을 살짝 열고 안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양준우는 권서진보다 키가 훨씬 컸다.양준우를 처음 보는 사람마다 첫인상은 키도 크고 다부진데 얼굴을 보고나면 외모까지 빠지는 게 없다고 느끼곤 했다. 조명이 양준우의 얼굴을 비추어 유난히 희게 빛났다. 권서진이 문 앞에 서서 나지막하게 말했다."목걸이는 받을게요. 하지만 아침밥 챙겨주러는 오지 마요." 아침엔 원래 예민해서 아무리 잘생긴 얼굴을 봐도 짜증부터 났다.아침밥은 더더욱 안 먹는 편이었다.양준우의 눈이 반짝였다."정말요?""정말이에요. 하지만 선물만 받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선물을 받는다는 건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권서진은 뺨이 화끈거리는 것만 같았다.양준우의 시선은 여전히 권서진에게 향해 있었다. 권서진은 문을 닫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문을 연 양준우는 권서진이 도망치듯 다른 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이어폰에서 동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양준우는 표정을 가다듬고 다른 룸으로 향했다.권지혁이 권서진을 보며 물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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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권지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릴 때부터 지헌이 형이 버린 건 다 형한테 갔으니 이젠 익숙해졌나 보네." 서은석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권지호가 대놓고 이간질하려 들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 역시 서은석과 권지헌 사이를 그렇게 생각했다. 권지헌 앞에서 꼬리 치며 먹이나 구걸하는 개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진실은 서은석 본인만 알고 있었다.서은석이 얻은 것들은 권지헌이 버린 게 아니었다.어릴 적 간식이든, 어른이 되고 나서의 프로젝트든 권지헌도 필요한데 양보한 것들이 적지 않았다.송원영은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얻어낸 것이었다. 서은석은 잔에 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놀랍게도 화도 나지 않고 그저 옅은 비웃음만 새어 나왔다. "그래도 나는 가졌잖아. 넌 지헌이가 버린 것조차 못 받아먹는 거고." 권지호 얼굴에서 웃음기가 확 사라지더니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권지헌이 자신을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건 권지호도 알고 있었다. 밖에서는 다들 권지헌이 서은석을 더 아낀다고 했다.서은석이 잔에 남은 술을 다 마시고 권지호의 어깨를 손으로 꾹 누르며 가까이 다가가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지호야, 걱정 마. 감히 내 여자한테 집적댔으니 형도 헛고생하게 하진 않을 거야. 앞으로 네가 어떤 프로젝트를 넘보든 형이 다 빼앗아줄 테니까.""형!""형이 나를 노려봐야 형한테 뭐가 남아요?"서은석이 웃었다."네가 나나 내 여자를 노려서 남는 게 있으면 나한테도 똑같이 남는 게 있겠지."어차피 같은 목적인데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할 필요가 있을까.권지호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서은석한테 자신의 프로젝트를 죄다 무산시킬 힘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다만 서은석은 못해도 권지헌은 가능했다. 권호성은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었고 권정민과 고연정도 기댈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자취를 감춘 지 오랜 고연정은 지금 해외 도박장을 전전하느라 돈 달라고 찾아오지만 않아도 다행이었다.권정민은 애초부터 권지호나 권지민한테 마음을 준 적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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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다 큰 성인이었다.그저 우연한 한 번의 입맞춤이었다.꽃잎이 지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마음에 담아둘 것도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권서진은 그 입맞춤 하나 때문에 밤잠을 설쳤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어릴 때부터 별의별 남자를 다 봐왔지만 권정우 정도면 그나마 체면 지키고 가정 돌보는 괜찮은 남자에 속했다. 귀가 얇고 딱히 진취적이지 않다는 흠만 빼면 훌륭한 편이었다.권정열과 권정민도 딱히 최악은 아니었다.권서진이 보고 들은 스캔들만 해도 지인들을 거의 다 아우를 정도였다.지금까지도 주변에서 몸가짐 바르고 가정을 사랑하는 남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권지호조차 곁에 여자가 끊인 적이 없었다.예전에 SNS에서 권지호와 맞팔로우를 했다가 권서진을 새로 스폰 받는 애인으로 오해한 어떤 인플루언서가 욕설을 보낸 적도 있었다.권지민도 전에 한예린 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나중에 한예린이 이성을 잃고 물귀신처럼 들러붙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약혼한 뒤에도 마음속에 다른 여자를 품고 있었던 모양이었다.권지혁은 권서진한테 여자 얘기를 하지 않았다.다만 권서진도 알고 있었다. 권지혁의 휴대폰 연락처에도 친하게 지내거나 결혼하려고 하는 여자가 없을 리 없었다. 권서진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이런 건 다 정상이라고 되뇌었다. 남자란 원래 다 그렇다고. 여자들도 똑같았다. 결국 신분 상승을 노리고 온갖 애를 다 쓰면서도 입만 열면 진짜 사랑이라 우기곤 했다. 이런 일이라면 권서진도 지긋지긋하게 봐왔다.다만 양준우가 어떤 남자인지는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 보여주는 이 모든 게 진심이긴 할까? 이 진심이 또 얼마나 갈까? 그런 생각만으로도 생각이 뒤엉켜 밤새 뒤척였다. 그래서 오늘도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채 출근한 거였다.우물쭈물 허설아의 옷자락을 잡은 권서진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꼬리 치며 매달리는 집 없는 강아지 같았다."언니, 내 결정이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어요."권서진도 아직은 어렸다. 성숙하고 노련한 양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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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혹시 권서진이 사람 보는 눈이 어두워 속아서 애써 쏟은 진심이 물거품이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허설아는 메일을 다 읽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바람이 얼굴에 스쳐서 뺨이 서늘해져서야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메일을 닫은 뒤, 진하윤의 부탁대로 권서진에게는 말하지 않았다.진하윤이 자신을 믿어준 만큼, 허설아도 고인의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권지헌에게 전화를 걸었다.권지헌은 벨이 울리기 무섭게 바로 전화를 받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나 보고 싶었어?""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권지헌이 짧게 답하고는 펜으로 서류에 서명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말했다."말만 해, 자기야.""양준우 씨 좀 알아봐 줬으면 해.""응?"권지헌이 휴대폰을 고쳐 잡았다. 잘생긴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허설아가 왜 그 사람을 언급했는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서진이 때문에?""응, 서진 씨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모르겠대."권지헌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낮게 울리는 웃음소리에 허설아는 괜히 부아가 치밀었다."뭐가 웃겨?""우리 자기가 좀 순진해서. 양씨 집안 지위도 만만치 않고 양준우도 공직에 있는데, 뭐 캐낼 만한 단서가 나올 것 같아? 게다가 남자가 연애할 때 태도랑 다른 사람 대할 때 태도는 또 다른 문제야."이건 권지헌도 나름 경험이 있었다. 허설아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으니까.아무리 애써 양준우를 알아본다 해도 나오는 게 없을 수도 있었다. 결국 권서진 본인의 마음에 달린 일이었다.권지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자기가 그랬잖아, 남의 인연에는 끼어들지 말자고.""서진 씨는 당신 동생이지 남이 아니잖아. 나중에 연희가 연애할 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권지헌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연희의 연애라면 당연히 얘기가 달랐다. 온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연희랑 연애하겠다는 놈을 찾아내 하나도 빠짐없이 샅샅이 알아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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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김아림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네? 저도 얻어먹어도 되는 거예요?""당연하죠, 퇴근하면 권율 그룹 직원이 아니라 설아 친구잖아요."김아림이 얼떨떨한 얼굴로 대표실을 나섰다.돌아가서는 서둘러 양준우한테 연락했다.또한 양준우와 권서진과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는지 궁금해져 참지 못하고 몇 마디 캐물었다.돌아온 대답은 딱 한 마디였다."신경 꺼."집에서 양지현이 닦달하고 회사에서 권지헌이 물어보지 않으면 관심이나 가졌을까!정말 성질머리 더럽고 고집만 센 녀석이었다.-저녁 식사 자리는 권율 그룹 근처의 한 중식당으로 정해졌다.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정원이 딸려 있었고, 백 년 묵은 소나무 한 그루만으로도 조경 값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허설아는 권서진에게 그냥 식사 자리라고만 했다. 권지헌이 김아림과 양준우 남매를 부른 건 말하지 않았다.도착하고 나서야 권서진은 권지헌 맞은편에서 함께 바둑을 두고 있는 양준우를 발견했다.둘 다 자세를 꼿꼿이 세운 채 눈앞의 바둑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는데 은근히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허설아가 웃음을 터뜨렸다."지헌아, 사람 초대해서 밥 사라고 했더니 왜 바둑을 두고 있어?"권지헌이 고개를 들더니 허설아를 보자마자 눈에 웃음이 가득 번져 돌아보며 말했다."여기까지만 하죠.""한 수 배웠습니다.""별말씀을요."바둑판을 정리하자 미리 주문해 둔 음식이 올랐다.권서진이 맞은편 양준우 옆에 앉으려는데 권지헌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권서진, 네 언니 옆에 앉아.""알았어, 오빠."권지헌이 이렇게 석 자를 부르는 일은 드물었다. 이렇게 부를 때마다 권서진은 어른들이 부르는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권지헌은 지금 권씨 집안의 절대적인 실권자였다. 권정우가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모든 일은 권지헌의 손을 반드시 거쳐야만 했다. 권서진이 허설아 옆에 앉고 맞은편에는 김아림과 양준우가 앉았다.권지헌이 입을 열었다."서진이는 나이가 어려요. 우리 집안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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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형부한테는 전에 해명하지 않았어?""안 믿잖아, 남자는 한번 삐지면 정말 끝이 없다니까."양준우가 잠시 멈칫했다."내가 형부한테 설명할게.""그러던가, 임무 나가서 나도 반달째 얼굴을 못 봤다."허설아가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 웃으며 물었다."형부가 그렇게 바빠?"김아림이 한숨을 쉬며 턱을 괴고 원망하듯 말했다."응, 올해 열심히 노력해서 둘째 가져볼까 했는데 애 아빠는 그림자도 안 보여. 그렇다고 붙잡아다가 애 만들고 다시 임무 보낼 수도 없잖아?"김아림은 불만이 가득한 말투였다. 권서진이 눈썹을 추켜올리며 물었다."왜 안 되는데?"김아림이 못마땅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업무 강도가 저 모양이라 이제는 쓸모도 없어." 허설아는 웃음을 꾹 참았다.전에도 김아림과 안초희가 종종 남편 흉을 보곤 했는데 지금 다시 듣고 있으니 조금은 정겹게 느껴졌다.그때는 허설아도 집에 있는 병약한 남편을 먹여 살리던 시절이었다.세 사람은 모이면 실없는 소리도 적잖이 늘어놓곤 했다.국물을 한 모금 마시던 허설아는 뭔가 이상한 향이 느껴졌다. 냄새를 맡아보니 국에 특별한 약재를 넣은 모양이었다.향이 거북했던 허설아는 국그릇을 옆으로 밀어놓았다.밀어놓기가 무섭게 권지헌이 그릇을 가져가 한 숟갈 먹어보더니 곁눈질하며 물었다."맛이 별로야? 바꿔달라고 할게.""괜찮아, 다른 거 먹을게."국물에서 확실히 약재 향이 났지만 중식을 좋아하는 허설아는 이 약재가 들어간 국을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아마 오늘 국이 입맛에 안 맞은 듯했다. 권지헌이 자신의 국그릇과 바꿔주며 말했다."이거 먹어볼래?"권지헌의 것은 갑오징어 국으로 감칠맛이 진했지만 여전히 입맛에 안 맞았는지 두 숟가락 먹고는 숟가락을 내려놨다.권지헌은 그 모습을 눈여겨봤다.다행히 뒤이어 나온 음식들은 꽤 많이 먹었다. 아마 오늘은 국이 별로 당기지 않은 듯했다. 허설아가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권지헌의 시선이 다시 양준우에게로 향했다.양준우는 조용히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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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식사가 끝나고 권지헌이 계산하러 가자 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양 선생님이 이미 계산하셨어요."권지헌이 고개를 돌려 양준우를 바라보았다. 김아림이 설명했다."저희 집안이 이 식당에 투자했거든요. 권 이사님과 같이 밥 먹고 대표님이 계산한 걸 할아버지가 아시면 저랑 준우 둘 다 집에 가서 혼나요."이 식당의 배경은 권지헌도 얼추 들어본 바가 있었다. 확실히 정부 관계자를 접대할 때 자주 쓰이는 곳이라 양씨 집안이 투자한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권지헌이 허설아의 손을 잡고 몇 걸음 뒤떨어진 권서진을 돌아봤다."양준우 씨가 서진이 좀 데려다주시죠. 저랑 설아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대표님, 조심히 들어가세요."김아림도 자기 차를 몰고 왔기에 사람들은 식당 앞에서 갈라졌다.권서진은 권지헌과 허설아가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가슴을 툭툭 두드렸다.양준우가 곁눈질하며 웃었다."큰오빠가 무서워요?""당연히 무섭죠, 큰오빠랑 단둘이 밥 먹는 자리면 아예 안 가요. 새언니가 있어야 오빠가 나한테 신경 쓸 틈이 없거든요."권지헌은 허설아라면 거의 시시각각 신경을 쓸 테니까. "대표님이 집에서도 저래요?""그럴 리가요." 권서진이 헤헤 웃었다. "집에서는 벌써 쪽쪽 키스했을 거예요." 목석같던 방관자인 양준우조차 전에 결혼식에서 권지헌이 허설아한테 보여준 진심에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러니 밤낮으로 그 모습을 지켜봐 온 권서진이야 오죽할까.권서진이 식당 입구 계단에 서니 시선이 양준우와 거의 비슷한 높이가 되었다.김아림도 차를 몰고 떠났다.권서진이 자기 차를 찾으러 가려고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힘 있는 손이 허리에 닿더니 안정감 있게 안아주었다. 양준우는 한 손으로 권서진을 안아 바닥에 내려주었다.권서진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양준우가 눈앞에 손을 내밀었다. 넓은 손바닥을 펼치니 손바닥에 사탕 한 알이 들어 있었다.입구의 가로등이 사탕 포장지를 비추며 빛을 뿜어냈고 보랏빛의 동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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